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팬덤이거나 빠순이거나

팬덤이거나 빠순이거나

: H.O.T 이후 아이돌 팬덤의 ABC

이슈북-08이동
이민희 | 알마 | 2013년 03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5 리뷰 19건
베스트
대중음악 top100 68주
정가
8,000
판매가
7,2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216g | 128*240*20mm
ISBN13 9788994963730
ISBN10 899496373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민희
1981년 태어나 공일오비와 신해철을 흠모하던 네 살 많은 오빠와 함께 성장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녹음한 후 몇 번이고 정지 버튼을 누르며 가사를 받아 적던 오빠를 통해 노래를 만났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1996년 H.O.T.를 기점으로 남매의 대화는 단절됐다. 그가 입시와 여자 문제로 고민하던 시절, 당시 학교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전사의 후예〉와 〈캔디〉가 실린 데뷔앨범을 샀고 모든 가사를 외울 만큼 들었다. 티브이가 터뜨리는 주류 음악과 라디오가 일깨운 비주류 음악에서 시작된 취미는 10대 시절의 끝자락에서 시디와 잡지와 관련 서적을 모으는 일로 전환됐고, 컴퓨터에 익숙해지고 나서는 열광했거나 실망했던 음악을 어설프게 정리하면서 글 쓰는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2002년부터 음악웹진 〈이즘〉을 드나들다가 2007년 음악잡지 〈프라우드〉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2008년부터 현재까지는 집에서 음악을 듣고 글을 쓰는 전업 음악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네이버뮤직과 다음뮤직, 〈씨네21〉 등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한편 MBC 라디오 〈푸른밤, 정엽입니다〉에서 음악 원고를 쓴다. 사연 많은 노래를 모은『왜 그 이야기는 음악이 되었을까』를 펴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1장 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팬클럽과 팬커뮤니티 안에는 여러 가지 능력과 성향을 가진 다양한 팬이 존재하고 그들은 나름의 체계를 이룬다. 여기에도 권력관계가 작용해 다수를 통제할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을 가진 팬이 있고, 독립적인 개인활동에 만족하는 팬이 있다. 또한 관심 분야에 따라 언론에 민감한 팬이 있고, 현장활동에 주력하는 팬이 있으며, 회원 관리에 철저한 팬이 있다. 생산성 또한 제각각 이라 사진작업에 열중하는 팬이 있고, 창작열에 불타는 팬이 있다. 가수에게 애정을 느끼고 드러내는 방식도 달라 그룹 전체가 아니라 멤버 개인만 좋아하는 팬이 있고, 여러 아이돌을 동시에 좋아하는 팬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다 아우르는 팬도 있을 수 있다. 팬은 단순히 왕비호를 향해 우르르 몰려가 “우리 오빠 까지 마요”라고 항의하는 집단으로만 이해할 수 없다.--- p.13

공식 팬클럽으로부터 수령한 우비는 공연장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특히나 소속사에서 진행하는 합동 콘서트일수록 우비의 효과는 극대화된다. 대부분의 가수에게는 가수를 상징하는 색깔이 있다. 10여 년 전 H.O.T. 팬은 흰색 우비를 입었고 젝스키스 팬은 노란색 우비를 입었으며, god 팬은 파란색 풍선을 들고 가수를 응원했다. 하지만 아이돌은 계속해서 쏟아진다. 차후 데뷔하는 가수가 취할 수 있는 색상의 폭이 좁아진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또다른 팬덤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핑크가 아닌 펄핑크를 택하거나 블루가 아닌 펄블루를 택해야만 했다. 동시에 응원도구의 다양화도 이루어졌다. 빅뱅 팬덤의 두건, 세븐 팬덤의 야광봉, 소녀시대 팬덤의 하트모양 풍선처럼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한 사례도 많다.--- p.18

보통 허브홈에는 멤버에 대한 고른 애정을 전제로 그룹 전체를 끌어안는 다량의 자료가 모인다. 반면 팬페이지는 특정 멤버에 대한 편애 경향이 강하다. 혹은 운영자의 취향을 반영하고 회원들이 동의하는 특정한 성격의 자료만 모인다. 그렇게 팬페이지가 확고한 색깔을 얻게 되는 과정에서 어떤 팬페이지는 BGM을 기가 막히게 깔아둔다더라, 어떤 팬페이지는 사진 보정 수준이 장난 아니라더라 하는 바람직한 소문이 퍼지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평화롭게 운영되지만은 않는다. 가수별로 수많은 팬페이지가 있으니 그들은 운영자 및 회원 자신의 팬페이지가 추구하는 콘텐츠의 내용과 집단의 경향을 문제 삼아 경쟁하거나 다투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거나 한다. 팬덤의 뿌리가 같은 동방신기라 해도 5인의 동방신기를 사랑하는 빵녀는 JYJ의 팬페이지에 갈 일이 많지 않고, JYJ는 2인 동방신기의 팬페이지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가야만 한다면 분란을 조장하거나 욕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때때로 성격이 비슷한 팬페이지 사이에서 우호적 관계를 상징하는 동맹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한때 동방신기의 팬페이지는 5대 연합을 두고 있었다. 가끔은 자금 확보 같은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여러 팬페이지가 힘을 모으기도 한다. 대개 가수에게 전달할 선물, 혹은 가수의 이미지에 기여하는 의미로 기부 같은 사회참여형 이벤트를 준비하면서다. 사람이 많고 걷히는 돈이 많을수록 훌륭한 선물과 거대한 행사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p.21

여행업체 BT&I를 인수한 후 기존의 여행사 업무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매니지먼트 사업까지 포괄하게 된 SM C&C(Culture & Contents)다. 확장된 여행 사업의 주요 고객은 2000년대 이후 불어나기 시작한 외국인 팬이다. 유사 기업인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또한 부분적으로 비슷한 방식을 적용해 외국인 팬 대상의 특수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소속가수의 콘서트가 국내에서 개최될 때 대부분의 소속사는 해외팬 전용 좌석을 200석 가량 따로 빼둔다. 그리고 공연 티켓을 포함해, 이따금씩 항공권까지 대리 구매해주는 이색 투어 상품도 함께 소개한다. SM 사업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여행 패키지다. 투어 프로그램은 이를테면 첫날 저녁엔 SM 소속가수의 공연을 보고, 다음 날 SM 소속가수 소녀시대 윤아가 출연했던 KBS2 드라마 〈사랑비〉(2012)의 촬영장소를 방문한 후, SM에서 운영하는 노래방 ‘에브리싱’을 체험하는 식으로 구성된다. 중간중간 끼니는 SM크라제 같은 계열사 외식업체에서 해결한다.--- p.25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상을 발견한 사춘기 전후의 친구들에게 ‘내 방’은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일단 방에 틀어박혀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다. 방 벽에 나의 우상이 담긴 포스터를 붙이고, 나의 우상이 소개된 잡지를 일독한다. 스타의 자료를 모아 스
크랩북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가끔씩 친구를 불러 나의 우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여기에 더해 요즘은 가정용 인터넷과 스마트폰까지 있다. 피시와 모바일은 손쉽게 독방을 대체하거나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여럿이 함께 있는 공간이라도 금세 화면 안에서 ‘내 방’이 만들어진다. 혼자 논다고 해서 외로울 일도 없다. 그곳에는 자신과 취향이 같은 또다른 팬들이 차고 넘치며, 이들과 친구로서 금방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웹이나 앱 상의 친구들이 학교 친구들보다 수가 더 많을뿐더러, 취향을 공유하기에 더 친밀할 수 있다.--- p.29

호세파는 남미를 비롯해 세계에 번져나간 한류를 세대 차이로 설명한다. 나이가 어릴수록 인터넷과 친하고, 새로운 문화를 흡수하는 속도가 빠르다. 그리고 한류를 기존의 남미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대안이라고 느낀다. 멕시칸 드라마는 한없이 길고 지루하다. 또 라틴팝은 한없이 로맨틱하기만 해서, 대륙의 젊은이들은 라틴팝을 마치 우리가 트로트 같은 성인음악을 바라보듯 한다. 여기에 염증을 느낀 10대들은 스페인어 자막을 찾아 한국 드라마를 흡수하고, 금요일 밤이면 산티아고 한복판의 광장으로 나와 무리지어 춤을 춘다. 영어권 문화 정도까지만 허용할 수 있는 어른이라면 이상하게 느끼거나 체면을 이유로 차마 흉내 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노래와 퍼포먼스를 즐긴다.--- p.34

커뮤니티나 블로그를 통해 사생이 뿌리는 고급 자료와 기행을 우리가 확인하기는 쉽지만, 사생이 되는 일은 어렵다. 홀로 사생이 되려고 마음먹고 가수에게 밀착하려 했다가는 먼저 자리를 잡은 선배 사생들의 가혹한 시선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한다. 여기에도 경력과 서열이 있어 기존의 사생 친구를 둔 경우여야 수월하게 사생 대열에 진입할 수 있으며, 거기에 더해 바깥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한 체력과 경제력을 가져야만 한다. 그걸 다 견디고 버티면 요령이 생긴다. 가수의 동선을 죄다 확보해 걸어 다닐 여유가 생길 만큼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동료 사생들과 협력관계를 쌓았다면, 곧 행동대장급의 힘을 가지고 새내기 사생에게 지령을 내릴 수 있는 완성형 사생이 된다.---p.36

2장 모르는 게 없고 못하는 게 없다
한 아이돌의 앨범을 죄다 구매하려면 적지 않은 돈이 든다. 정규앨범과 미니앨범 등 활동기간 중에 발표하는 앨범의 수도 만만치 않은 데다 수집욕을 자극하는 해외 발매 앨범까지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똑같은 앨범을 커버만 다르게 편집해 동시 출시하는 경우도 잦다. 9인조 소녀시대는 멤버의 얼굴별로 앨범의 커버를 9종으로 만들 수 있다. 슈퍼주니어는 10종 이상이 가능하다. 멤버 배치는 고정으로 하면서 디자인만 다양하게 바꿀 수도 있다. 동방신기 3집 〈‘O’- 正.反.合.〉(2006. 9.)은 총 네 가지 버전으로 나왔다. 최초 발매 기간에는 자켓 사진을 다르게 해서 A버전과 B버전을, 조금 시간이 흘러 리패키지 앨범(2006. 11.)으로 역시 두 가지 자켓의 C버전과 D버전을 공개했다. 그리고 A부터 D까지 총 네 가지 버전의 모든 앨범을 가진 이들에게 SM엔터테인먼트는 그해 연말 선물을 준다고 공지한 적이 있다. 소속가수에게 충성을 다한 팬에게 소속사가 선사한 작은 답례인 셈인데, 이런 혜택은 몹시 드물다. 굳이 소속사가 여러 가지 버전을 출시하지 않아도, 그리고 굳이 나서서 특별한 서비스를 베풀지 않아도 팬은 알아서 다량의 앨범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구매하는 방식 또한 체계적이다.--- p.39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추가 구매까지 유도하는 이유는 앨범의 통산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서다. 미국의 빌보드나 일본의 오리콘만 한 강력한 공신력은 없지만, 국내에도 성격이 유사한 한터차트와 가온차트가 있다. 단위 한정 앨범 판매량으로 순위가 집계되는 차트다. 차트 성적이 끝이 아니다. 차트가 집계하는 공식적인 앨범 판매량은 KBS2 〈뮤직뱅크〉 같은 순위 프로그램에 반영되어 주간 순위에 기여하게 된다. 〈뮤직뱅크〉는 나의 오빠가 앨범 혹은 싱글을 발표한 후 출연해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재능을 과시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빠가 지금 어떤 성적을 거두고 있는지를 공정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 한 장만 있어도 내가 즐기기엔 충분한데 굳이 여러 장을 사는 이들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을 것이다. 히트곡은 대중이 만드는 것이지 팬이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따라서 일종의 편법이며 사실상 유사 조작에 기여하는 측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팬들에게는 분명한 반박의 논리가 있다. 똑같은 앨범을 여러 장 산 걸 가족에게 들키는 바람에 둘러댈 말을 고민하느라 번번이 피곤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근본적으로 한없이 투명한 자신의 돈을 쓰는 일이다. 나의 돈으로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명예를 지켜주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그들에게 1위의 트로피를 안기는 일이며, 1위 발표와 함께 그들이 쏟아내는 환한 미소와 뜨거운 눈물을 만나는 일이다. 팬은 순위 조작이 아니라 내가 아끼는 가수가 누릴 환희와 행복에 적극적으로 또 자의적으로 기여한 것이다.--- p.40

조공은 팬카페와 팬페이지 등에서 준비되는데, 팬페이지가 커지면 안 하는 게 이상하다 싶을 만큼 당연한 문화가 됐다. 준비하는 이들의 말에 따르면, 가수가 경력을 쌓기 시작하면 ‘기 죽이기 싫어서’ 시작한다. 한편으로 조공은 팬페이지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기 싸움이다. 아낌없이 선물을 할 수 있는 팬들이 대기하고 있을 만큼 인기 있는 가수임을, 동시에 경쟁 팬페이지보다 뛰어난 선물을 구상하고 전달할 수 있음을 과시하는 행위다. 매니저와 소통할 수 있는 특수 계층의 팬일수록 좋은 선물을 선정하는 데에 유리하다. 가수가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혹은 가수가 새로 찾아간 촬영장에서는 무엇이 필요할지를 미리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공이 필요한 시기가 찾아오면 팬페이지의 운영자는 참여하는 요령을 게시판에 공지한다. 티끌 모아 태산의 원리에 입각해 보다 많은 참여를 당부할 뿐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는다. 100원부터 10만 원까지 정도의 자유 금액 설정을 둘 뿐이다. 수금이 완료되고 구매가 진행되면 통장을 통한 입금 목록과 영수증을 통한 사용 내역, 그리고 전달되는 물품 등을 사진으로 찍어 투명하게 공개한다. 가시화되지는 않았지만 티아라 사건 이전에도 있었을지 모를 비열한 먹튀 따윈 없다고 선언하는 일이며, 팬페이지의 지속적인 운영 유지와 차후의 또다른 기획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즉 조공에 참여한 회원들에게 신뢰를 안겨주는 일이다. 때때로 선물에는 라벨이 붙는다. 조공에 참여한 팬들의 이름 혹은 닉네임을 적어주는 것이다.--- p. 45

소규모 행사가 됐든 대형 단독 공연이 됐든 간에, 무대활동이 끝나면 여러 오빠의 허브홈과 팬페이지에는 밀착취재 방식의 ‘직찍’과 ‘직캠’이 다량으로 쏟아진다. 각각 직접 찍은 사진과 직접 찍은 영상을 뜻한다. 먼저 직찍은 조악한 화질로 촬영한 휴대폰 카메라의 사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랬다간 명함도 못 내민다. 고성능의 DSLR로 수준 높은 사진을 찍어야 제대로 된 직찍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직찍을 생산하는 이들은 보통 ‘대포여신’이라 불린다. 그들이 사용하는 원거리 촬영용 고가의 장비들은 덩치가 크고, 대체로 바주카포와 같은 무기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포여신들에게는 좋은 장비로 사진을 잘 찍는 능력 이상으로 매끄럽게 보정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들이 포토샵으로 작업한 사진을 살펴보면 아무리 힘든 스케줄을 소화한다 해도 아이돌의 피부에는 다크서클이나 여드름 같은 잡티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을 통해 만나는 스타들은 언제나 백옥 같은 피부를 유지하는 아름다운 소년 소녀들이다. 대포여신들은 우수한 사진을 통해 힘을 갖고 팬들 사이에서 권력의 축이 된다.--- p.52

각종 공연장에는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구역에 언제나 대포여신과 찍덕이 상주해 있다. 그리고 이들을 보호하는 이들 또한 존재한다. 호위하는 역할을 맡은 팬은 대포여신과 찍덕의 장비를 살펴본 후 좋은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 기대되는 이를 골라 팀을 이루면서 촬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좋은 장비를 가진 친구가 있으면 먼저 가서 자리를 맡아주거나 선점한 자리를 양보하는 식이다. 그러다 행사에 동원된 경호원이 등장해 이들을 저지하는데, 팬은 경호원과의 전투에서 대체로 승리한다. 생산자들을 지켜주는 무리들이 이를 알아서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주 공연장에 가기에 경호원의 얼굴과 동선까지 다 파악하고 있다. 경호원이 다가왔을 때 주변에서 신호를 보내거나, 통하지 않을 경우 바리케이드를 만들어주는 일이 가장 일반적이다. 카메라와 캠코더의 메모리 카드를 압수하려는 경호원과 팬들은 몸싸움을 벌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시간을 벌어주면 생산자들은 충분히 메모리를 바꿔치기할 수 있다.--- p.54

대포여신과 찍덕의 콘텐츠는 1차로 각종 팬페이지에서 공유된 후 거래가 가능한 준수한 상품으로 발전한다. 2~3만 원에 매매되는 DVD 제작이 가장 일반적이다. 자신이 찍은 영상, 동료 찍덕이 찍은 영상, 찍는 사람들끼리 팀을 조직해 여러 각도와 좌석에서 찍은 영상, 그 밖에 인터넷에서 돌고 도는 기타 영상을 수집해 편집하는 일로 시작한다. 그렇게 편집되고 각색된 작품은 구체적인 스토리를 갖는다. 가수의 일대기가 되기도 하고, 특정 기간의 일관성 있는 활동 내용으로 요약되기도 한다. 여기에 음악도 입힌다. 해당 가수의 대표곡을 비롯해 일정 장면의 성격에 맞는 BGM을 추가해 완벽한 하나의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전문 프로덕션이 제작하는 영상물과 비슷한 수준의 작품이 완성된다. 진짜로 상품가치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개인 소장 용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팬 개인이 직접 이벤트업체와 협력한 후 특정 장소를 대관해 유료 상영회를 개최할 때 주로 쓰인다. 행사용으로 따로 제작된 POP와 현수막이 행사장 입구에 걸려 행사의 정체성을 먼저 일러주고, 당일 상영되는 영상이 행사의 중심 콘텐츠가 되는 것이다. 일례로 매년 1월 즈음에는 JYJ 김준수의 유료 상영회가 열린다. 그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함인데, 주인 없는 생일 파티로 유명하다. 김준수라는 실체는 없지만 행사 당일의 무대에는 영상 속 김준수가 존재하고, 종종 방문해 김준수의 어린 시절을 인터뷰 형식으로 실감나게 들려주시는 김준수의 부모님이 초빙된다. 입금 전쟁을 통과하고 살아남은 팬들의 작은 파티다.--- p.56

팬덤의 위력과 성과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동방신기의 법적 분쟁이다. 13년짜리 계약을 7년으로 줄이는 데 성공한 2009년 동방신기의 분리소송 승소에는 팬이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한 ‘해체 반대 및 노예계약서 내용 변경 요구 서명 운동’을 시작으로, 팬덤은 여러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하고 다양한 매체의 기자들에게 계약서의 내용을 제보했다. 가수에게 불합리한 계약 내용을 일반 대중과 매체 관계자에게 공개하는 것으로 정당한 권리 회복을 주장한 것이다. 실제 재판 과정에는 팬덤의 다수가 탄원서 제출로 참여했다. 이는 팬들 사이에서 법 지식이 없었다면, 혹은 실행에 관한 내용을 헤아릴 줄 아는 측근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작업이다. 팬은 많다. 많은 만큼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다. 또 그만큼 때때로 주변 인맥까지도 동원이 가능하다. 팬은 이러한 상당한 인맥의 망을 기반으로 신속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게 된다. 법적 공방을 해결해야 할 동방신기의 80만 팬 가운데에는 사법고시 준비생이나 로펌 직원이 있을 수 있고, 판사 아버지나 법조계의 유명인사 할아버지를 둔 팬이 있을 수 있다. 기부가 필요할 땐 봉사활동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팬 혹은 그들과 연이 닿은 팬이 소환된다. 달력이나 포토북을 제작할 때는 신뢰할 만한 제지 및 인쇄업체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p.61

3장 팬픽, 그들 사이의 인기 문학
제작진의 연출이든 팬의 상상력을 통해 각색되었든 간에 남자와 남자의 마음이 통하는, 혹은 통하는 것처럼 보이는 결정적인 순간을 절묘하게 누군가 편집했을 때마다 알렉스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왔다. 〈She Is〉는 남녀가 함께 부르는 듀엣곡인 데다 제목이 말해주는 대로 이성간의 사랑을 소재로 하지만, 본래의 의미는 오래전에 사라졌다. 노래의 도입부가 알렉스의 음성으로 전해지는 “숨겨왔던 나의…”라는 것만 중요하다. 특정한 영상 속의 남자와 남자가 서로 숨겨왔던 마음을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혹은 마음이 통하기 시작했다고 믿고 싶을 때 알렉스의 노래가 필요해진다. 이런 결정적 순간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해서 ‘귀신 같은 알렉스’라는 표현이 굳어진 것이다. 그리고 알렉스에게는 별명이 붙었다. ‘국민 귀신’이다.--- p.64

아이돌 그룹 또한 무수한 ‘커플 떡밥’을 준다. 혼성그룹이 있기는 하지만 수가 많지 않으며, 대체로 여자 그룹과 남자 그룹으로 양분되기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인 두 남자 멤버는 미디어가 성소수자에 대한 배려를 생략한 채 재미로 남자와 남자를 붙여놓는 것처럼 팬들의 유머감각을 기반으로 코믹한 커플이 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생생한 현실을 반영한 가상의 인물로 거듭나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간으로, 아니 커플로 살아가는 경우가 더 많다. 즉 팬들은 현실에 있음직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동성애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이는 물론 대상의 실제 성정체성과는 무관한 일이다.--- p.66

그들은 야오이에서 오래 쓰여왔던 고전적인 용어를 받아들이기도 하고, 직접 새로운 용어를 만들기도 한다. 대부분의 그룹이 두고 있는 ‘메이저 커플’과 ‘마이너 커플’은 아이돌 팬들 사이의 용어다. 지지하는 팬층이 많은 커플이 메이저 커플이다. 메이저 커플은 보통 줄임말로 불린다. H.O.T.의 대표적인 커플은 토니와 장우혁을 붙인 ‘톤혁’ 혹은 ‘토혁’, 문희준과 강타를 붙인 ‘준타’였다. 5인 동방신기 시절의 유노윤호와 영웅재중은 ‘윤재’라 불렸다. 믹키유천(박유천)과 시아준수(김준수)는 ‘유수’라 불린다. 그리고 두 메이저 커플을 합쳐 ‘유수윤재’라 부른다. 빅뱅의 메이저 커플은 ‘뇽토리’(GD와 승리를 합친 말이다. GD의 본명은 권지용이고, 활동명의 이니셜 중 D는 드래곤으로 용을 뜻한다. 한편 승리는 영문 이름으로 빅토리를 쓴다)와 ‘탑뇽’(TOP과 GD를 합친 말이다)이다. 그 밖의 조합들은 대부분 마이너 커플로 통한다. 커플로 선정된 두 남자에게는 각각의 역할이 있다. 공(攻, top)과 수(守, bottom)다. 공수는 일반적인 야오이 팬과 드라마를 통해 야오이 해석을 즐기는 팬들도 두루 쓰는 용어로, 성관계시 각각 성기를 삽입하는 쪽과 받아들이는 쪽, 혹은 남성적 캐릭터와 여성적 캐릭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신화의 메이저 커플 ‘민셩’ 사이에서 공은 이민우이고 수는 신혜성이다. 공과 수는 팬들이 받아들이는 가수의 생김새와 이미지로 결정된다. 신혜성은 마른 몸에 하얀 피부가 두드러지는 여성적인 캐릭터인 반면 이민우는 상의 노출을 즐기는 육감적인 캐릭터라 자연스럽게 각각 수와 공을 맡게 됐다. GD가 공이 되고 승리가 수가 되는 뇽토리 커플은 나이 많은 GD가 나이 어린 승리를 종종 짓궂게 괴롭히는 경향이 있다는 팬들 사이의 인식을 토대로 한다.--- p.70

근본적으로 팬픽은 미디어가 보편적으로 설파하는 이성애 중심의 세계관에 반하는 세계다. 다수의 오래된 세계관과 이미 단절된 영역이니 어디로든 위협적으로 튀어오를 수 있다. 현실에서는 드러낼 수 없었던 치명적인 상상의 나래를 글로 쓰고 읽으며 해방감을 얻기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남성에게 포르노가 있다면 여성에게는 야오이 혹은 팬픽이 있다는 주장도 무리는 아니다. 모든 인간은 표출하든 표출하지 않든 성을 불문하고 성적, 혹은 공격적 에너지를 내면에 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글로 쓴다고 해서 그것을 꼭 실행하지는 않는 것처럼, 팬픽이 다루는 동성관계 또한 현실의 성소수자 인식과는 무관하다. 남자와 남자, 혹은 여자와 여자를 바탕으로 한 팬픽을 쓰고 읽는다 해서 적극적인 인권 운동가로 살아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성소수자는 LGBT, 즉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를 한꺼번에 아우르는 폭넓은 개념이지만, 그들의 작품 안에 레즈비언과 게이와 양성애자, 혹은 이성애자로 살다가 동성애자가 된 경우까지는 자주 등장해도 성전환자까지는 좀처럼 다루지 않는다. 자신이 아는 가장 섹슈얼한 남자와 가장 아름다운 남자를 붙여놓는 일은 그저 깊숙하고 은밀한 취미다.--- p.75

팬픽 작가 대부분이 실명을 쓰지 않는 데다 과거를 숨기고 살아가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알 수는 없지만, 가끔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작가들의 성공 후일담은 팬픽의 수준을 일러준다. 실제로 일부 대학의 문예창작과 재학생 가운데에는 자신의 팬픽을 수정해 급한 학교 과제를 제출하는 경우가 있다. 성시원이 그랬던 것처럼 수준 높은 팬픽은 인물의 이름과 배경과 설정을 약간만 바꾸면 팬픽과 무관한 독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재탄생되기 때문이다. 문제가 됐던 실제 사례도 있다. 제작진은 표절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SBS 드라마 〈49일〉(2011)은 1회 방영 이후 라니 작가의 신화 팬픽 〈49일간의 유예〉(2003, 푸른터)와 제목부터 스토리까지 유사하다는 팬덤의 항의가 쏟아졌다.--- p.78

4장 팬의 환상과 현실
나의 아이돌을 부르는 가장 고전적인 용어는 ‘오빠’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 그렇게 부르지만, 사실 많은 팬이 이미 확실한 ‘누나’로 살아간다. 10여 년 전의 H.O.T.와 신화도 고교 시절에 데뷔했다. 게다가 아이돌의 평균 연령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샤이니의 멤버 태민은 활동한 지 1년이 지났을 무렵 ‘중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중학교 3학년에 데뷔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아이돌이 중고교 시절에 데뷔하기에 그보다 나이가 많은 다수의 팬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아이돌은 영원한 오빠다. 나이 차이와 무관하게 그들은 내가 우러러볼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잘 생기고, 키 크고, 돈 많으면 오빠지”라는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2010)의 대사처럼, 나의 아이돌은 오빠라고 불릴 만한 자격이 있다. 약간 억지스럽기는 해도 존중의 호칭이자 가장 익숙한 표현이다. 여기서 용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일명 ‘빠순이’로, 오빠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p.81

그러나 가수에게 지나친 애정을 드러내는 일이 이제는 과한 망신이 아닌 것이 되었다. 공연을 보기 위해 학교를 ‘재끼거나’ 공연 도중 실신하지는 않는다 해도, 가수에 대한 팬의 열광이 철없는 빠순이들의 유난이 아니라 이제는 삼촌팬과 오빠팬으로 대변되는 성인 남성과도 무관하지 않은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막말로 함부로 ‘깔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그들은 소녀시대의 브로마이드나 달력을 얻기 위해 소녀시대가 광고모델로 등장하는 치킨을 주문하고는 “달력을 샀더니 통닭을 공짜로 주네요”라고 능청스럽게 농담하곤 한다. 아이돌이라는 새로운 관심사를 찾는 것으로 취향의 격변을 겪은 무리들 사이에서 나눌 수 있는 여유다.--- p.83

어느 네티즌은 아이돌의 연애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재미있는 비유를 동원한다. 초밥집 요리사는 화장실에 다녀온 후 스시를 만든다 해도 굳이 화장실에 다녀왔다는 사실을 손님에게 말하지 않는다. 인간이기에 화장실에 다녀올 수 있지만, 발설하는 순간 전문가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아이돌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팬에게 성적 환상을 심어주는 스타들이기에 연애를 들켜서는 안 된다. 아이돌은 재능 이전에 신비로운 이미지, 즉 한없이 아름답거나 섹슈얼하지만 막말로 섹스를 모르는 순결한 이미지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직종이다. 누구보다도 연애에 유리한 유전자와 배경을 가졌지만, 그 유전자와 배경으로 이미지를 형성하고 인기와 명예와 돈을 얻기에 포기하거나 감수해야 할 일도 있다고 믿는 것이다. 팬들은 아이돌의 인간적인 결함이나 허점은 매력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아이돌이 알 거 다 아는 때 묻은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까지 지지하지는 않는다. 아이유가 밤에 라면을 끓여먹다 잠옷을 태우고 이를 트위터에 노출하면 팬들은 아이유를 허술하고 친근한 캐릭터로 바라본다. 하지만 아이유가 그 잠옷을 입고 은혁과 누워서 셀프카메라를 찍고 그걸 트위터에 실수로라도 올리는 순간 팬은 무너지고 가수 또한 무너진다. 팬들에게 아이돌은 이성간의 사랑에 관한 한 우리 같은 일반인과 달라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인간인 동시에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이를 동시에 추종하는 팬덤은 인간과 이미지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취한다. 아이유처럼 귀여운 가수에게나 2PM처럼 육체를 강조하는 가수에게나, 연애 스캔들에 대한 팬들의 단죄는 공평하게 엄격하다. 그 엄격한 원칙으로 아이돌을 사랑하고 미워하는 팬덤은 절대로 쿨할 수 없다.--- p.87

그들은 소수이고 팬은 다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사랑을 먹고 산다. 이를 실감하는 순간 팬은 현실적으로 자신을 인식하게 된다. 팬들 사이의 냉정한 자기인식은 ‘새우젓’에 비유된다. 우리는 새우젓을 먹을 때 일일이 모든 새우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나와 나의 아이돌이 결국 동등할 수 없다는 논리다. 특히나 대형 공연장에서 열리는 콘서트는 모든 팬을 일시에 새우눈으로 만든다. 크고 높은 무대에 선 아이돌의 시선은 언제나 객석을 향해 있지만, 나의 가수가 그 수많은 팬들을 모두 한 번씩 바라보기는 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무리 열과 성을 다해 가수를 사랑한다 해도 뭉쳐야 존재가 드러날 뿐, 팬 개인은 가수에게 큰 의미가 없는 존재다. 객석의 우리는 단지 새우젓이라는 다수로 인식될 뿐이다. 새우젓은 팬들 사이의 동질감을 구체화한 표현이다. 적어도 새우젓의 의미를 이해하는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자조적인 유머다.--- p.96

어느 팬 하나는 대학 시절까지만 해도 솔직하게 살다가 직장생활하면서 본격적으로 일코에 돌입했다고 말한다. 어릴 적엔 자신의 주장과 취향을 어디에서나 마음껏 펼쳐도 상관없었지만, 어느 순간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과 현실에서 부딪히게 됐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자신을 숨기는 일이 늘고, 편견과 싸울 일도 많아진다. 이해 못할 사람들과 만나는 일도 빈번해진다. 아이돌의 수가 늘고 팬 또한 많아진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팬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아이돌과 아이돌의 팬에게 관대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팬들의 연령은 점차 고령화되는 추세이고 남자팬까지 가담해 ‘쪽수’를 불리고 있다고 한들 막말로 ‘이 나이 먹고도 저걸 한다’는 싸늘한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렵다. 팬의 일과를 소재로 한 드라마까지 만들어질 만큼 팬을 바라보는 시각은 점점 너그러워지고 있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개론 차원이고 팬들에게는 작은 동질감 정도의 공유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드라마가 사려 깊은 시선으로 팬을 묘사한다 해도 드라마는 드라마이고 현실은 현실이니 그게 대대적인 ‘일코 해제’의 합의가 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p.98

팬이 아닌 사람이라면 팬들에게 문득 에너지의 전환을 권하고 싶어질지 모른다. 그 열정과 애정으로 아이돌이 아닌 다른 관심사를 찾는다면 자아계발은 물론 심지어 사회에 이바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평생 운동에만 제대로 매진해왔던 까닭에 역대 최고 연봉을 기록한 프로 선수에게 그 근성으로 고시를 준비하라는 제안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게임을 엄청 잘하는 사람이 공부까지 잘하지는 않는다. 팬페이지를 만들고 고화질의 사진과 동영상을 생산할 수 있는 최상위의 능력자가 그 집중력으로 취업시장의 문을 1순위로 뚫는 것도 아니고 인사고과 점수를 월등하게 받지도 않는다. 오프라 윈프리가 다이어트에 매번 실패한다고 해도 의지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처럼, 인간의 에너지는 불행히도 우리의 욕망을 따라 분산되지 않는다. 의지력은 한계가 있어 필요한 분야에서 특히 크게 발산될 뿐이다. 그리고 팬덤은 나의 아이돌을 사랑하고 나의 아이돌을 위해 싸울 때만 특수하게 강력한 에너지를 터뜨린다.
--- p.10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8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