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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에 그리는 편지

파도에 그리는 편지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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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0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94g | 123*190*15mm
ISBN13 9791190526043
ISBN10 1190526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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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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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진 흙의 속살 먹어보셨나요?

흙과 물과 바람으로 간을 맞춰
천이백도,
일백육십팔 시간 졸여보세요!

안과 밖,
넘나드는 물빛 바람소리
날갯짓 들리나요?
그 소리 결
한 겹 한 겹 혀의 연필로 풀다보면
바람까지 삭혀
풋사과처럼 탱탱한
어머니의 손맛 그리움으로 우러나는 저녁

퇴근길, 편의점 탁자에 기대
달빛을 깔고 앉은 밤
햄버거 한입 물자
고추장, 김치가 혀끝을 뛰어 다닌다

성질 급한 것들이 우르르 반항을 한다

새콤하게 익어가는 중이다.
--- 「옹기론」 중에서

달빛 깁다 눈을 꿰었다
달이 바늘처럼
눈에서 자라고 있다

달이 새겨진
저녁 잎 계단 올라
고요의 뼈 발라내는 달맞이꽃을 본다
뜨거운 관절 지나
소금기 마른 기억의 풍선 불어
어둠의 꽃술 켜는
달맞이꽃 숨차게 반짝이는 군무
풀물 구르는 바람과 어둠이 눈부실수록
나비 떼 훨훨 날아
뿌리째 껴안고 싶구나

오늘도
새벽달 잘게 썰다
가슴 한쪽 툭, 잘린
마당가 고목처럼 서서
달빛 희미한 먼동으로 사그라진다

네가 눕고 있는
삿갓섬** 삿갓섬 : 서포 김만중의 마지막 남해 유배지 섬으로 삿갓섬 또는 노도라고 불림.
파도 바닥까지 훑어 파도처럼 서거라
파도가,
수평선 너머 지평선까지 걸어
꽃처럼 피고 있지 않느냐
--- 「파도처럼 서거라-아들 만중에게」 중에서

말도 색깔이 있다
말도 향기가 있다
말도 냉온이 있다
말도 오감이 있다
말도 걸을 수있다

말도 생각을 한다.
---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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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둘러가지 않는 그것이 곧 그의 개성이며, 시적 정서인 것이다. 거기에 하나를 더 덧붙이자면 이호근 시인은 시 한 편을 꽃피우기 위해서 기다릴 줄 안다는 점이다. 천천히, 그리고 똑바로, 한눈팔지 않고 기다린다는 것은 곧 끝없는 모색을 의미하며, 새로운 시세계를 향한 또 다른 날갯짓이고,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 정수남 (소설가·시인)
이호근 시인은 우리 사회에 은폐된 불편한 사실이나 현상을 시적으로 발견한다. 그리고 치열한 사유로 발견한 아포리아를 성찰하기 시작한다. 발견을 성찰하는 것, 기득권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권리이다. 그러므로 지속적으로 푼크툼하게 외쳐야 한다. 우리는 촛불 바다라고.
- 고광식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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