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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치메

트레치메

: 상처와 구원을 아우르는 큰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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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70쪽 | 392g | 135*195*18mm
ISBN13 9791190526067
ISBN10 1190526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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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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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디쯤일까. 수십 번 오르내린 길이지만 어딘지 가늠할 수도 없다. 이렇게 눈이 내린 날에도 여러 번 올라왔는데 오늘의 눈은 어찌된 것인지 도저히 위치를 알 수가 없다. 바람은 여전히 불고, 여기저기서 뚝뚝거리며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나무들 사이로 무언가 휙 지나간다. 두런거리는 사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뒤를 돌아보면 후다닥거리는 바람만 급히 지나간다. 나뭇가지 모양은 수시로 모양을 바꾸어 새가 되었다가 동물이 되었다가 사람으로까지 변해버린다. 울고 싶을 만큼 혼자다. 혼자라고 생각하니 살면서 혼자이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다. 아이들과 있을 때도, 친구들과 있을 때도 나는 늘 혼자였다. 혼자여도 혼자였고 함께 있어도 혼자였다. 혼자라는 공포를 어차피 혼자였다는 것으로 달랜다. 무서움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 여자가 생각난다. 점점 추워진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 「폭설」 중에서

아담과 하와가 지나갔고, 웃시야와 요담과 아비야가 지나간다. 다윗과 골리앗도 있다. 숲에 취한 노아는 나를 노려보며 무슨 말을 건네려다 말고 지나친다. 천정 곳곳에서는 수많은 눈동자들이 여자를 내려다보고 있다. 벽에서도 많은 인물들이 여자 앞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껍질을 손에 든 바르톨로메오가 지나갔고, 열쇠의 무게가 힘겨운 듯 구부정한 어깨를 늘어뜨리며 베드로가 지나갔다. 당나귀를 한 미다스도 지나갔다. 뱀을 몸에 감고 있었다. 비아지노 다 체세나의 영혼도 함께 보였다. 그리고 고개를 젖히고 한 손에 팔레트를, 한 손에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그 모습은 희미하지만 천천히 오래오래 여자 앞에 머물렀다. 그가 지나가고 한 여자가 보인다.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지키고 힘든 얼굴로 서 있는 여자. 아버지와 줄어들지 않는 빚과 축축한 테르미니 역과 떠도는 이민자들까지 그 여자 주변을 맴돌다 사라져갔다.
그 앞에 거대한 트레치메가 서 있었다.
--- 「트레치메」 중에서

까마득한 이 벼랑위에서 무엇과 싸우는지도 모르고 필사적으로 바위에 붙어 오르려고 하고 있는 나를 이 순간 그들은 궁금해 할까? 자주 가던 홍대 그 술집, 목동역 1번 출구의 그 커피집, 그 거리의 포장마차, 거기 드나들었던 내 아는 사람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그리고…
--- 「비너스」 중에서

어둠에 잠겨 조용히 숨 쉬고 있는 낮에 보았던 능선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그들의 이야기는 늘 다르다. 눈이 내릴 때 부드럽고, 비가 올 때 까탈스럽다. 내가 맑을 때 산은 침묵하지만, 슬플 때 산은 유난히 수다스럽다. 내게 산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은 이제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 수없이 내게 질문하지만 그 답을 나는 아직도 모른다. 이것인가 하면 아니었고 저것인가 하면 또 아니었다. 어쩌면 ‘산은 내게 무엇인가’의 대답은 삶이 흐르듯, 세월이 흐르듯, 사람들이 변하듯, 흘러가고 달라지고 변색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만항재」 중에서

사무실 그녀 자리에 앉아 작은 창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을 보고 있었다. 어느 곳에 초점을 맞추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풍경을 바라보았다. 버스가 지나가고 사람들이 지나가고 택시들이 승용차가 온종일 지나갔다. 그러다 지리산을 떠올리면 뭔가 온몸의 죽어있던 근육들이 우르르 진저리를 치며 일어났다. 노고단과 청학연못, 세석산장이 내가 아는 전부였다 해도, 잊을 수 없는 첫사랑처럼 주변에서 맴돌고 있었다.
--- 「지리산 가는 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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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물려준 줄어들지 않는 빚 속에 허덕이는 ‘나’는 어느 날 시청 광장에서 건물과 건물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다가 시멘트벽 사이로도 저토록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놀란다. 그때부터 이탈리아 북부에 있다는 거대한 암릉 트레치메를 찾아가는 꿈을 꾸고 그것을 실천하는 여로형의 소설이지만, 우리는 책 속의 한 나그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의 아득한 길을 걸어가는 ‘나’의 모습에서 우리는 소설 속의 ‘나’가 아닌 이 글을 읽고 있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보통 여로형의 소설은 그곳으로 떠날 때의 나와 그곳의 나와 그곳을 벗어났을 때의 나가 길 위의 성찰을 통해 달라져 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소설에서 우은선이 그려 보이는 여로의 방식은 참으로 독특하다. 「트레치메」의 경우 충분히 이야기가 더 있을 것 같은데 여로 중간에 소설을 끝낸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우은선이 계획한 트릭이자 창작방식일지 모른다. 남은 길의 여정은 서둘러 마감하면서도 미처 다하지 않은 뒷이야기까지를 포함한 감동을 독자에게 충분히 주고 있는 것이다.
함께 수록한 「폭설」 역시 설악의 눈 풍경 묘사가 압권이다. 읽으면서 자꾸 절벽 아래의 벼랑으로 독자가 발을 헛딛는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눈길 속의 긴장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긴장으로 연결시키는 솜씨 또한 일품이다.
- 이순원 (소설가)
우은선의 소설은 인생의 의미를 예민하게 포착하는 능력과 형식의 짜임이 놀랍도록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산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재난사고를 세밀한 현장묘사와 촘촘하게 엮어가는 사건의 연결고리를 통해 독자를 숨막히게 하고 스릴을 느끼게 한다.
소설을 읽다 보면 ‘나는 왜 글을 쓰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게 된다. 글쓰기에 대한 욕구를 가진 우리는 고통스러운 삶으로부터 무언가 의미를 이끌어 내기 위한 몸부림을 대신하여 문자부호를 허공에 던지는 받는 언어의 저글링을 거듭한다.
우은선은 이 애처로운 몸짓을 통해 소설과의 가혹한 운명과 순수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 김재순 (소설가)
우은선 작가의 소설은 예정된 뻔한 길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뒤집고 부정하는 산길 벼랑 끝의 위험한 길을 걸어서라도 진실을 만나려는 질문을 계속한다. 그 질문은 소설 속의 삶이 아니라, 소설으로서의 삶을 생각하는 질문이고, 이것은 결국 그가 창조해내는 이야기의 맥락에서 자리를 찾게 된다. 그런 그의 결단과 의지의 발길은 어렵지만 멋있고 위험하지만 아름답다. 이런 작가의 자세가 만들어낸 『트레치메』는 독자들에게 상처와 구원을 아우르는 큰 산의 울림으로 다가온다.
- 김성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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