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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의 아픔을 알아주나요

누가 나의 아픔을 알아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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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4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33g | 148*210*20mm
ISBN13 9788964231531
ISBN10 896423153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브라이언 코나한
영국 스코틀랜드 래너크셔에서 나고 자랐다. 글래스고에서 화가 겸 실내장식업자로 일하다가 다시 학업을 위해 코트브리지대학에 들어가 고등교육 수료증서를 받았다.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연극영화학을 공부했고, 문예창작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탈리아에서 5년간 일을 하며 지낸 뒤 현재는 더블린 중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은 그의 첫 번째 소설이다.
역자 : 정미현
연세대학교에서 신학을, 한양대학교에서 연극영화학을 공부한 후 뉴질랜드 이든즈 칼리지에서 TESOL 과정을 마쳤다. 사람과 삶에 대한 좋은 글들을 많은 이들과 만나게 해주는 솜씨 좋은 중매쟁이를 꿈꾸며, 현재 펍헙 번역그룹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중년 연습』『이태원 아이들』『러셀의 행복 철학』『모든 슬픔에는 끝이 있다』 『스물넷의 질주』『일생에 한 번 내게 물어야 할 것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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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렘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해명하려고 할 때 한 가지 떠오르는 부분이 있다. 내 수업 중 많은 부분이 너무 남성 위주였고 공격적이었으며 테스토스테론 과잉이었다는 점이다. 내가 지금 언급하는 건 수업 시간에 다룬 작가와 작품이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잠재의식 속에서 우리 교사들이, 내가 여성을 대상화했던가? 그렇게 함으로써 남성의 기량과 통제력을 돋보이게 했던가? 만약 그렇다면 나는 전적으로 책임을 인정한다. 말 그대로 '내 탓이로소이다'하고.

클렘은 늘 혼자 왔다. 나는 클렘의 적극적인 노력과 의욕에 무척 감동 받았다. 결연한 의지가 무엇인지를 보여 주는 소년이었으니 나는 그가 A를 받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클렘은 남부 지역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그가 글래스고에서 지내는 시간을 즐거워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정말 절제된 표현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을 감안한다면 클렘의 심정이 어떨지 공감하고도 남는다. 이곳은 도무지 용납이란 없는 동네니까.

내 인생 처음으로 고립감을 느꼈다. 그래 봤자 한두 주 지속된 감정이었다 해도 타격이 컸다. 학교에 가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극도의 불쾌감이 들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벗어나 깨어 있는 시간은 줄기차게 책을 읽거나 기타를 뜯었다. 학교에서는 수업을 따라잡는 데 신경 썼다. 학업과 관련해서 공부 자체는 별로 부담스럽지 않았다. 내가 훌륭하게 대처할 수 있는 분야였으니 그거야 식은 죽 먹기였다. 그런데 공부 말고 학교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처음에는 조금 그렇게 느꼈다. 아무도 나한테 말을 걸지도, 날 환영하지도 않았다. 내가 어디서 왔는지 묻는 애도, 점심 먹으러 같이 가자고 권하는 애도 없었다. 내 말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지도, 놀리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나는 투명인간이었다.

눈에 정통으로 맞았다.
두 방 다 정확도와 기술로 보아하니 대단한 저격수의 솜씨다.
이건 칭찬이다.
허리가 푹 꺾였다. 눈을 부여잡고 웅크린 내 머릿속에 무서운 생각이 파고들었다. 코에서 콧물이 흘러내리고 눈에서도 뭔가가 새어나왔다. 제발 얼음덩어리에서 흐른 물이길. 액체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다. 피인가 보다. 재수 없으면 고름 같은 액체일 수도. 위험한 분비물. 손을 떼지 말자. 그냥 이대로 꽉 누르고 있자. 눈알을 지키고 있자. 이 조그만 녀석이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자. 만약 이 놈이 빠지게 놔둔다면 그걸로 끝장이다.
영원히.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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