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과 불의 노래』는 재미있게 읽힌다. 이 책의 미국적 액션 및 속도감은 『반지의 제왕』의 영국적 유머 및 고색창연함과 분명히 구분된다. 하지만 이들은 판타지라는 만국 공통의 코드를 공유하며, 그 코드를 공유해 보는 것은 한국 독자들에게 즐거움이 될 것이다. 21세기 초입에서 한국적 판타지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영도, 『드래곤 라자』작가
소설의 구성력과 세밀한 인물 묘사는 경탄스러울 정도이다. 《얼음과 불의 노래》에서 보여주는 인물의 다양성은 단지 계급적 분류에 한정되지 않는다. 귀족이지만 서자인 존, 귀족이지만 장애인인 티리온, 같은 환경에서 자라났지만 전혀 다른 성격 때문에 갈등을 빚는 산사와 아리아 등 계급 시대에서 있을 법한 온갖 종류의 소수자들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귀족 중심의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평민들의 삶에 대한 묘사가 부실한 것도 아니다. 인물들이 제각기 핍진한 자신의 입장 속에서 행동하며 그것이 충돌하고 갈등을 빚어내는 것을 보고 있자면, 모든 인간은 각자 특별하다는 의미에서 소수자이며 사회란 그 소수자들의 집합에 불과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송경아 (소설가)
이야기 자체가 바로 마법인 ‘진짜 마법’을 톨킨 이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기분 좋은 감동이었다. 복잡하게, 그러나 정교하게 얽힌 이야기를 현란할 정도의 유연함으로 풀어가는 글솜씨에 가슴이 저밀 정도였다. 앞으로 이 책이 《반지의 제왕》의 뒤를 잇는 판타지의 고전이 되어 있을 거라 장담한다.
김민영,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의 작가
놀라운 것은 작가가 마치 ‘신’처럼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냉혹할 정도로 공평하다는 것이다. 영리한 인물에게는 신체적 결함을, 숭고한 인물에게는 또 다른 부덕함을, 심지어 꽤 호감을 얻은 인물에게 갑작스럽고도 과감한 죽음의 퇴장을 안겨주는 등 모든 인물을 장기 말처럼 다룬다. 말이라고 해서 평면적인 ‘도구’로 전락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그들은 각자 장기판 위에서 살아남고 승리하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인간들이다.
우지연(진산),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