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화장을 한 남자
자전거를 타고 가던 우유 배달원이 한적한 도로에 덩그러니 서 있는 차 한 대를 발견한다. 그 차 앞에는 공사 중 표지판이 세워져 있고, 차 안에는 한 남자가 핸들에 머리를 처박고 엎드려 있었다. 경찰의 조사 결과, 그 남자의 이름은 소무라 다쿠조. 가족은 마흔 먹은 아내 준코뿐이다. 부검 결과 다쿠조는 후두부에 일격을 당해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누군가 노끈으로 목을 조여서 액사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경시청 수사관이 아내인 준코에게 남편의 죽음을 알리자, 준코는 가자마쓰 유리라는 여자가 자신의 남편을 죽였을 것이라 의심한다. 다쿠조는 죽기 2년 전부터 두 집 살림을 하고 있었다. 견원지간인 본처와 정부 사이에서 다쿠조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은 깊어만 간다.
역로
정년퇴임을 해서 은행을 그만 둔 고즈카 데이치는 여행을 간다고 하고 나서서는 실종된다. 그는 평소에 사진과 여행에 취미가 있었고, 고갱을 좋아해서 고갱의 복제화를 수집했다고 한다. 중년 남성의 실종 사건의 수사에 착수한 초로의 형사 요부노와 젊은 형사 기타오는,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끈질긴 추리를 거듭해나가고, 결국 평범한 중년 남성의 실종에 말 못할 비밀과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직감한다.
수사권에서 벗어나는 조건
과년한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나는, 전 남편의 기일에 성묘를 하러 간다고 말하고 떠난 여동생이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수색을 부탁한다. 수색 결과, 여동생은 같은 은행에 다니고 있는 직장 선배인 가사오카와 함께 몰래 여행을 떠났다가 변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진다. 평소 심장이 좋지 않았던 여동생이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지자, 함께 있던 가사오카가 당황하여 도주해버린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나는 가사오카의 비겁함에 치를 떨며, 그를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간다.
오차
한 시골 탕치장에 미모의 여인이 투숙한다. 이 묘령의 여인의 등장으로, 한적하고 조용하던 시골 탕치장은 그녀에 대한 호기심 어린 시선에 연일 들끓어 오른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가 그녀를 찾아오고, 이 선남선녀 커플이 부부인지 불륜 커플인지에 대한 추측이 다시 한번 탕치장을 휩쓸고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책으로 사러 시내에 나간 남자가 그대로 자취를 감추고, 객실에 있던 여인이 사체로 발견된다. 경찰은 남녀를 지켜봐왔던 탕치장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 책을 사러갔다고 하는 남자를 범인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한다.
권두시를 쓰는 여자
가마노호라는 잡지에 시를 투고해오던 시무라 사치의 원고가 어느 날인가 부터 끊긴다. 그녀가 위궤양으로 투병 중이라는 것. 잡지의 주간인 이시모토 바쿠진과 그의 동인들은 그녀의 원고가 오지 않는 것에 궁금해 하다가, 병이위중한 것이 아닐까 하고, 직접 그녀가 머무는 호스피스로 찾아 나서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바쿠진은 사치의 병이 위궤양이 아니라 위암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호스피스의 관계자는, 그녀는 가족이 없는 독거 여성으로, 호스피스에서 홀로 지내다가 마음씨 좋은 후원자와 사랑에 빠져서 그와 결혼을 하기로 약속하고 호스피스를 나갔다고 한다.
짝수
한 회사의 조사과에서 근무하는 조노 데루오는 사교성 없고 남 탓을 하는 성격 때문에 승진을 못하는 만년 과장이다. 그런 그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같은 회사의 상사 구로하라 겐이치다. 회사에서 계속 승승장구하는 구로하라에게 가려서 자신이 만년 과장으로 머무르는 것이라고 생각한 조노는, 구로하라를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그 방법은 바로 구로하라의 불륜 상대인 여자를 살해해서, 구로하라에게 누명을 씌우는 것이다.
어느 하급 관리의 죽음
어느 봄날 외선으로 경시청 수사2과 과장을 찾는 전화가 걸려온다. 쉰 목소리의 남자는 이름은 밝히지 않고, 설탕의 원당 할당을 둘러싸고 민관유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결정적인 재보를 한다. 재보에 의거해 조사를 한 결과, 중소기업 연합 모임의 이사장인 오키무라 기로쿠가 원당을 유리하게 할당 받기 위해, 여섯 명의 국회의원들에게 뇌물을 증여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수사 팀은 확실한 증거를 얻기 위해서, 뇌물을 받은 의원 중의 하나인 오카무라 료조의 전 부하 세가와 유키오 계장을 수사한다. 그 과정에서 가라쓰 준페이 과장의 이름이 언급되고, 뇌물 수뢰에 개입했다는 혐의는 있으나 확증은 없는 가라쓰 준페이 과장을, 수사 팀은 면밀히 조사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가라쓰 준페이 과장이 여관 ‘슌초카쿠’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된다.
하얀 어둠
어느 6월, 노부코의 남편 오제키 세이치가 홋카이도에 출장을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집을 나선 뒤 사라진다.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된 노부코는, 남편의 사촌 동생인 슌키치와 힘을 합쳐서 남편 찾기에 돌입한다. 건장하고 남자다운 세이치에 비해 조그맣고 섬세한 성격의 슌키치는, 사실 세이치에게 남모르는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노부코는, 남편을 찾는 과정에서 알게된 슌키치의 새로운 면을 보고, 그에게 호감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지만 남편을 향한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러던 와중에 슌키치로부터 실은 세이치에게 숨겨둔 여자가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되고, 사건은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