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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치 서핑, 사람을 만나다

카우치 서핑, 사람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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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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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5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142*210*30mm
ISBN13 9788997714155
ISBN10 899771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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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송우진
열일곱 살, 첫 여행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너무 놀고만 다니는 거 아니냐고 누군가 묻는다. 매일 여행을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것이든 감흥을 잘 느끼고 내 마음속에 있는 행복을 잘 찾을 뿐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낯선 것들을 즐기며,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누군가에겐 의미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나에겐 송우진, 나 자신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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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어라! 별이 된다.
종일 눈이 내릴 심산인가 보다. 아침이 밝아왔는데도 속절없이 눈이 내린다. 길바닥은 얼마나 추웠는지 더 단단해 보인다. 스테파니는 아침 일찍 출근해서 나 혼자뿐이다. 인터넷을 살펴보니 폭설로 인해 영국에서 유로스타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고 내려오려던 사람들이 발이 묶여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사람들도 많다. 서둘러 넘어온 것이 다행 중 다행이다. 프라하는 1000년 만에 한파라고 하니 그 추위는 감히 가늠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겨울이라 챙겨온 군대에서 입었던 내복부터 가지고 있는 방한품을 두둑하게 챙겨 입었다. 마치 군대에서 야간경계근무라도 나가는 듯이 비장한 각오로 문을 나섰다. 어찌나 매섭게 눈들이 내리는지 무거운 눈들이 우두두 떨어지고 있다. 그래도 강행군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면 온종일 집 지키는 개처럼 나 자신이 쓸쓸해질 것 같았다.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나왔지만, 길거리에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인적을 찾아볼 수 없다. 이리저리 돌아다니지만 나 혼자 이 도시에 버려진 것처럼 민망하다.

멀리 보이는 동상이 마음에 들어 그곳에 가까이 갔다. 사실은 그 동상 밑에는 조그마한 횃불이 꺼지지도 않고 활활 타오르고 있어 불을 좀 쬐려고 갔다. 사진을 찍고 싶은데 누구에게 부탁할 사람도 없고 그냥 눈 위에 올려 타이머로 찍고 있는데 멀리서 신기하다는 듯이 누군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 나도 신기하다는 듯이 그를 쳐다보였다. 다시 보니 그도 역시 여행자처럼 보였다. 혼자 이 거리를 거닐기엔 너무 쓸쓸할 것 같아 우연을 가장한 접촉을 시도하였다. 냅다 가방을 챙겨 그 사람 주위로 다가갔다. 나이는 비스름해 보이는데 한국인 아니면 일본인으로 보였다. 그에게 어디 출신이냐고 다짜고짜 물었다.

그의 야무졌던 표정 뒤로 애매한 표정들이 겹친다. 아마도 다짜고짜 이런 질문은 받은 적이 처음인가 보다. 물론 이런 질문은 나도 처음이다.
「I am Japanese.」 하고 되받아친다. 우린 한동안 그 광장에 서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의 이름 미키, 후쿠오카 출신의 유학생이었다. 현재는 영국에서 Gas Trader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고, 더 반가운 것은 나랑 동갑 배기라는 사실이었다. 우린 마치 한일정상회의라도 한 듯 그 자리에서 악수를 나눴다.
‘적’은 라틴어의 어원인 “친구가 아닌 자”이다 친구가 아닌 상대는 적이라는 말이 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는 것, 인생이라는 험난한 여행길에서 함께 갈 수 있는 동반자를 만나는 것, 아무런 위장 없이 자신의 감성과 이성을 공유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서로 살아온 배경을 뒤로하고 각자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레는 일이다. 남에서 이제 우린 서로의 임이 되었다. 그는 세계의 맥주를 다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라며, 그 중 벨기에는 빼놓을 수 없는 맥주의 강국이라며 총애가 남다르다. 사진기 속은 정말 죄다 맥주를 먹다 찍은 사진뿐이다. 우리는 열심히 이야기하며 걸으니 시간이 어느새 점심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단단해진 길거리를 걸으며 서로의 삶에 대해 동경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상대방의 인식과 해석, 그리고 가치관을 이해하고 체험하고자 서로 노력했다. 우린 그랑드 팔리스부터 오줌 누는 동상까지 돌아다니며 아름답기로 정평이 난 브뤼셀을 누볐다. 비록 두껍게 깔린 새하얀 눈에 가려 거리는 반쯤 가려졌지만, 그것은 우리의 강한 호기심을 자극할 뿐이었다. 잠시 근처 빵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그마한 빵집인데도 블루베리 체리파이 등 화사한 빵들이 먹음직스러운 자태로 뽐내고 있었다.
우리는 조용히 차를 마시며 통유리 건너편으로 눈이 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발도 꽁꽁 얼었고, 손도 꽁꽁 얼었다. 심지어 옷까지도 꽁꽁 얼었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는 말은 틀림없는 말이다. 하지만 데미안의 작가 헤르만 헤세는 이런 말을 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하나의 세계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알 속의 유한의 세계이다. 하지만 알을 깨는 고통을 겪게 되면 무한의 세계로 나올 수 있게 되고, 하늘을 비상할 수 있는 날개를 갖게 된다.

우리는 알 속에 갇혀 있을 때 그 세상이 전부인 줄 안다. 나는 모든 과정이 알을 깨고 나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알이 깨지기 두려워서 계속 알 속에 갇혀 있게 되면 결코 자신의 힘으로 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세상을 날고 있다는 상상을 해 본 적 있는가? 넓은 세상을 헤쳐 나가야겠다는 야망, 세상을 향해 비상해야겠다는 꿈, 이것이 내가 여행을 다녀야만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여행은 분명 그런 비법을 전수하고 있는 듯했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눈 속에 꼭꼭 숨어 버린 브뤼셀을 걸으며 멋들어진 건축물을 보고 조각상을 보아도 커다란 감흥은 오지 않았다. 우리는 여행 책에서 다루는 여행의 포인트도 지나치며 서로에 집중했다. 나는 그가 멋스러워 보였고 그의 인생관을 배워보고 싶었다. 뭐든지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선택의 차이이지만 말이다. 마치 그는 새로운 무언가를 마치 알고 있는 듯한 선각자처럼 보였다. 내 생각 또한 이렇게 세상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규범적인 것에 얽매여, 유한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을지 모른다. 마치 이 세상을 다 안다고 맹신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어느덧 거리는 어두워졌고 가로등 조명을 받은 눈들만 마라톤이라도 하는 듯이 우수수 떨어진다. 눈에 가리어 주위의 모든 것은 분간하기 어렵다. 추적추적 눈과 발을 맞추어 걷고 있는데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스테파니와 그녀의 친구가 떠올랐다. 그녀들에게 근사한 저녁이라도 대접하고 싶어 대형마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참을 돌아다니며 메뉴를 강구했지만 고추장이나 된장 없이는 한국적인 맛을 내기 어려워 스테이크감 고기와 몇 가지 채소를 샀다. 집에 도착하자 그녀들이 나를 반겨준다. 「괜찮아? 너 옷 다 얼었어.」 눈을 실컷 맞은 뒤에 따뜻한 실내에 들어갔다 나오니 녹았던 눈이 다시 얼어버렸다. 하루 동안 새로 사귄 친구와 추위마저 잊고 밖을 돌아다닌 것이다. 스테파니가 내 옷을 받아 라디에이터 위에 올려두고, 일단 따뜻한 물에 샤워를 했다. 뜨거운 증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가득 매우면서, 모든 사물이 흐릿해져서, 모든 것이 묘연해졌다. 시간도 공간도, 내 자신도 말이다. 마치 얼었던 빙각이 녹듯 내 몸도 녹아내려갔다.

샤워를 통해 모든 피로와 생각들을 씻어버리고 비어있는 심신으로 나오니 몸도 마음도 홀가분하다. 몸을 말리고 금방 주방에 들어가 레퍼토리대로 음식을 준비하였다. 양파와 버섯들을 간을 맞춰 철판에 굽고 스테이크도 먹음직스럽게 구웠다. 푸짐하게 밥도 지었다. 아무래도 그동안 먹지 못한 흰 쌀밥이 그리웠다. 꽤 그럴싸하게 한 상 차려서 그녀들을 불렀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흰밥에 감탄한 건지 나의 정성에 감탄한 것인지 그녀들의 반응은 가히 성공적이었다. 그녀들은 남자가 이런 멋들어진 저녁을 준비한 것은 처음이라며 감탄에 감탄을 더한다.

우린 촛불까지 켜서 분위기를 은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촛불로 다 못 밝힌 공간까지 재즈 음악으로 채웠다. 우리는 와인을 곁들여 오늘 밤을 기념하기로 했다. 단지 촛불 몇 개와 음악 몇 곡 켰을 뿐인데 마음 깊은 곳까지 고요해지고 아늑해졌다. 우리는 몹시 기품 있게 스테이크를 음미하려 날렵한 칼날을 세웠다. 아뿔싸, 고기를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너무 익힌 탓인지 조리 방법이 잘못된 것인지 기대됐던 스테이크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은 듯 보였다. 아마 질긴 고무의 정체성을 얻은 스테이크였다. 일순간 무언가를 설명은 해야겠는데 내 영어로 이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녀들 역시 곧 알아차렸을 땐 민망한 표정이다. 맛있다고는 해야겠는데 영 말하기 언짢은 표정이다. 스테파니가 아주 잘 익었다며 나를 놀린다. 나는 오만하게 콧대를 세우며 음 잘 익었는데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다들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꼭꼭 씹어 먹는 모습이 고마웠다. 우린 그렇게 밤늦도록 와인 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만약 CS(카우치 서핑)가 없더라도 재빠르게 CS처럼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어.」 스테파니가 말했다.
「난 정말 CS를 통해 여행한 것에 대해 굉장히 행복해, 이렇게 멋진 여성분들과 이렇게 로맨틱한 저녁을 보내고 있잖아.」
「CS는 어떤 인종이든, 성별과 나이, 기준을 떠나 모든 선입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잖아. 그리고 CS에 가입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남들이 창조한 가치보단 자신만의 가치에 더 중점을 두는 것 같아.」 쉽게 말하면 주체적인 삶을 말하는 것 같았다.

「스테파니, 너는 다음 목적지가 어디야?」 우리는 방랑자가 미개척지를 정복해가는 정복가처럼 낯선 곳을 갈구하였고, 모두들 새로운 것을 느끼고 싶어했다. 세상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엔 너무 인생이 짧지만 여행을 통해 만난 낯선 것들을 회상하면, 기나긴 겨울도 날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태국이 다음 목적지야. 넌?」 「난 남미로 가겠어.」 「내 다음 목적지는 미주권이야.」 우린 어린 아이라도 된 듯,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사고는 행동의 씨앗이라 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먼 곳에 가겠다는 의지를 다듬으며 달콤 삼삼한 꿈을 꾸었다. 자리를 다 치우고서 음악의 볼륨을 조금 더 키우니 모든 것에 있어 한껏 감흥이 생긴다. 활기 넘치는 쿠바 리듬이 짙어지더니 스테파니가 살사복장을 내 허리춤에 둘러준다. 오늘 입은 자주색 상의와 잘 어울린다. 그녀와 마주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사교댄스의 스텝이라도 밟듯이 우린 호흡을 하나 둘 맞췄다. 그렇게 우린 평소와 같은 마지막 밤을 보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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