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분위기를 조성하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바로 그곳에 머무는 고객이다. 나는 일류 호텔은 일류 고객이 만든다고 확신한다. 물론 우수한 호텔리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대전제이지만, 그들에게서 최고의 역량을 끌어내는 존재가 바로 고객이다. 호텔리어들이 ‘이처럼 훌륭한 분에게 서비스하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여길 만한 고객은 호텔과 호텔리어들을 더욱 빛내준다. 실제로 세계에서 ‘일류’라고 불리는 호텔에는 훌륭한 고객이 모여든다. 세련된 외모, 직원들을 향한 섬세한 배려, 위트와 지성이 돋보이는 화술, 체크인할 때나 식사를 주문할 때나 벨보이에게 팁을 건넬 때 나타나는 품격은 호텔 직원들뿐 아니라 호텔을 드나드는 모든 이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성숙하고 우아한 고객이 되리라고 마음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일류 호텔은 이처럼 모범적인 고객이 있고, 초심자를 훌륭한 고객으로 성장하게 하는 가르침을 주는 장소이기도 하다.---「Welcome. 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4쪽.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리츠칼튼 호텔에는 모든 직원이 반드시 지니고 다니는 조그만 카드가 있다. ‘크레도(Credo: 신조)’라고 불리는 이 카드의 서두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We are Ladies and Gentlemen serving Ladies and Gentlemen(신사숙녀를 모시는 우리 또한 신사숙녀입니다).”
리츠칼튼에서는 직원을 ‘신사숙녀’라고 부른다. 정비 담당이나 하우스키퍼에서부터 총지배인에 이르기까지 호텔에서 일하는 모든 인력은 ‘신사숙녀’라는 명칭에 걸맞은 지혜와 품격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리츠칼튼의 기준이다. 이 모토는 일류 브랜드의 의의를 가장 잘 표현한다. 직원들은 신사숙녀답게 행동하고, 언제나 충성심과 존경심으로 고객을 대한다. 고급스러운 시설에 의존하지 않는 품격 있는 서비스, 이것이 바로 일류의 본질이다.---「Grand Floor. 호텔의 탄생, 그 역사와 역할」, 30쪽.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는 경제지 『휴먼 리소스(Human Resource)』에서 선정한 ‘선망의 기업’으로, 업무 환경?복리후생?급여 수준?경영 방식 등 여러 기준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호텔의 총지배인이며 포시즌스 호텔 앤 리조트의 아시아 지역 부사장인 크리스토퍼 노튼(ChristopherNorton)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는 황금률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는 것입니다. 고객, 직원, 소유주, 관계자 등 모든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 이것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전제 조건입니다.”
그는 근무 환경에 만족하는 직원만이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Grand Floor. 호텔의 탄생, 그 역사와 역할」, 35쪽.
전통을 중시한다는 것은 바로 그 나라와 사람을 존중하는 일이다. 페닌슐라 호텔은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 기업이라는 긍지를 지니고 일류 브랜드의 최고급 서비스를 고수한다. 또 다음 세대에 그 전통과 가치관을 전수하기 위한 인재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호텔의 플래그십인 페닌슐라 홍콩 총지배인을 지낸 이안 마이클 커글란(Ian Michael Coughlan)은 이렇게 말한다.
“저희 호텔은 호텔과 소유주, 호텔과 직원, 그리고 직원과 고객, 이렇게 상대에 대한 책임의식이 매우 높습니다.”
때로는 위험 부담이 있더라도, 비즈니스를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직원과 고객을 지키고 호텔의 표준을 지키는 것을 선택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18년 전에 증축 공사를 하느라 휴관하는 중에도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다시 문을 열 때 모두 함께했다. 10년 전 사스 때문에 홍콩에 오는 뉴욕 5번가에 자리한 페닌슐라 뉴욕 관광객이 급감해 가동률이 0퍼센트일 때에도 5년쯤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소유주와 주주의 결단으로 인원 감축 없이 위기를 잘 극복해냈다. 실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Third Floor. 한 번쯤은 묵어보고 싶은 호텔 브랜드」, 81~82쪽.
오베로이 발리에는 주옥같은 인재가 많다. 베테랑 직원 밑에서 일하다 보니 젊은 직원들도 행동이 민첩하다. 레스토랑 직원뿐 아니라 청소원, 정원사 등 모든 사람에게서 보이지 않는 프로 정신, 리조트에 대한 애정, 고객에 대한 충성심을 느낄 수 있었다. 대를 이어 일하는 직원도 있다고 한다. 페닌슐라 홍콩이나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처럼 역사가 오랜 호텔도 마찬가지다. 호텔 측에서는 양질의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고, 지역 주민에게는 호텔이 식구들의 일자리가 이어지는 소중한 존재이기에 그곳에 더욱 강한 애정을 품고 성실히 일하게 된다. ‘리조트(Resort)’라는 단어에는 ‘몇 번이고 다시 간다’는 의미가 있다. 누누이 말했듯이 리조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다. 유행이나 최신식만 따지지 말고, 원래의 좋은 점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지를 호텔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도 호텔과 리조트를 깊이 맛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Third Floor. 한 번쯤은 묵어보고 싶은 호텔 브랜드」, 106~107쪽.
‘지성적인 사치(Intelligent Luxury)’를 콘셉트로 내세운 소네바 리조트는 몰디브가 다이빙 장소뿐 아니라 휴양지로 주목받게끔 만들었다. 가장 고급스러운 공간과 서비스로 소네바는 최고를 찾는 세계 각국의 신혼여행객은 물론 최상류층 고객에게도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자연으로의 회귀’ 콘셉트도 화제가 되었다. 친환경에도 민감한 소네바 푸시와 소네바 길리의 테마는 ‘로빈슨 크루소 같은 생활’이다. 그러나 실은 매우 호화로운 섬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중략) 이곳에서는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친환경을 실천한다. 재활용 자재로 건물을 짓고, 고객에게 나눠주는 소식지도 재생지로 만들고, 레스토랑에서는 리조트 내에서 유기농법으로 키운 채소를 쓴다. 욕실 용품도 환경을 생각한 제품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자세를 높이 평가받아, 2000년과 2003년에 몰디브 공화국에서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에 주는 그린 어워드(GreenAward)와 그린 리프 어워드(Green Leaf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Forth Floor. 유명 인사들에게 사랑받는 최상의 리조트」, 154~155쪽.
인터컨티넨탈 홍콩의 총지배인 장 자크 레이벨(Jean Jacques Reibel)은 프랑스인으로, 인터컨티넨탈 북미 지역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베테랑 호텔리어다. 홍콩 현지인을 포함해 다국적 직원을 아우르고 언제나 웃는 얼굴로 격려하며 여러 의견을 수렴할 줄 아는 인물이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자, 레이벨 총지배인은 곧바로 일본인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연락해서 식구들 안위를 확인하고는 그들을 모두 불러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금 바로 일본에 돌아가고 싶다면 제가 항공권을 살 테니 돌아가십시오. 그리고 필요한 만큼 일본에 머물러도 괜찮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한 사람은 없었지만, 큰 충격을 받은 직원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온 총지배인의 호의는 커다란 버팀목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모여 인터컨티넨탈 홍콩의 직원들은 한 식구처럼 팀워크를 발휘하고 있다. 실제로 이 호텔의 가동률은 매우 높으며, 직원들도 진심으로 호텔을 사랑하고 자기 일에 보람을 느껴 근속 연수가 긴 편이다. 일하는 사람에게 좋은 호텔이 되면 고객에게도 만족스럽고 편안한 호텔이 되지 않을 리 없다. 취재 중에 나는 그만 조그만 다이아몬드 귀걸이 한쪽을 호텔 안에서 잃어버리고 말았다. ---「Fifth Floor. 여러 브랜드를 산하에 둔 호텔 그룹」, 195~196쪽.
알릴라는 환경 보호에 적극 참여하는 기업이다. 2007년 5월 망기스와 우붓은 알릴라 최초로 그린 글로브 표준 인증을 받았다. 이후 알릴라의 모든 호텔과 리조트가 이 인증을 받기 위해 날마다 높은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2009년 4월에 문을 연 알릴라 빌라 울루와뚜는 그린 글로브 환경보호 표준에 따라 지은 발리 섬 최초의 빌라 리조트로 선정되었다.
알릴라 리조트에서는 절전?절수, 쓰레기 최소화를 실천하는 것은 물론, 사용한 종이를 100퍼센트 재생지로 만들고 다른 비품도 되도록 재활용품을 쓴다. 객실에서 쓰는 어메니티를 자체 개발하기도 한다. 또한 탄소 관리 전문가로 알려진 그린아시아 그룹(The Green Asia Group)과 함께 앞으로는 본사를 비롯해 알릴라 전체 리조트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겠다는 목표를 이루고자 애쓰고 있다. 이렇듯 알릴라를 찾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만끽할 수 있도록, 또 그러면서도 자연을 해치지 않도록 노력한다.
건축에는 현지 문화와 풍습을 반영하고 지역 사회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등 알릴라는 그 지역에 애정을 갖고 전통과 역사를 존중한다. 신규 호텔과 리조트에서는 ‘기프트 투 셰어(Gift toShare)’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숙박 예약 수익의 일부를 현지에 기부금으로 내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로써 고객은 지역사회 지원을 강요당하지도, 의무감을 느끼지도 않으면서 알릴라를 선택한 것만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중략)
나는 예전부터 ‘지성적인 여행’, 즉 즐기면서도 사회에 공헌하고, 자연환경 보호에 동참하며
여행하자고 제안해왔다. 알릴라는 바로 이런 ‘지성’이 있는 브랜드다. 최고급 빌라에서 마음껏 쉬면서 즐기는 것이 현지 지역 사회의 지원으로 이어진다. 조금만 생각하면서 장소를 선택하면 세상은 바뀔 수 있다. 알릴라 리조트는 그 즐거움에 눈뜨게 해주는 귀중한 장소다.
---「Sixth Floor. 새롭게 주목받는 호텔 브랜드」, 229~23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