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제마 선생의 유지
이제마 선생의 유지는 선생의 저작인 《격치고》와 《동의수세보원》에서 주로 뽑은 것입니다. 이러한 이제마 선생의 유지를 모아 해석해 보면 참으로 묘하게도 《동의수세보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동의수세보원》에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사상의학을 새로운 각도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나아가서는 앞으로 사상의학을 어떻게 연구하고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길잡이 역할도 해줍니다. 그러므로 《동의수세보원》을 보거나 사상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반드시 선생의 유지를 알아야 합니다. 약을 쓸 때 사상방 위주로 약을 쓰는 한의사라면 이제마 선생의 유업을 잇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병을 체질에 따라 치료하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마 선생의 유업을 잇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제마 선생의 유지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그 유지를 따를 의무도 있습니다. 진정한 이제마 선생의 계승자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유인물을 보겠습니다.
격물치지(格致)라 하면서 어지러운 초고를 가지고 말하게 된 것은 이 格致藁가 격물치지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본대로 그때그때 기록한 것이라 글이 조잡하면서 거칠고 말의 의미를 혹 함부로 요약하여 세상에서 옆길로 행세할 수는 있지만 똑바로 행세할 수는 없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는 정성과 믿음이 덕을 쌓는 데까지 철저하지 못했고 진실을 확립함이 글을 가다듬는 데까지 완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이글이 후학들로 하여금] 진실로 격물치지할 수 있게 하여 쪽빛보다 푸른 청색이 쪽빛에서 나오게 된다면, 이 《격치고》 역시 곽외의 죽은 천리마와 같은 역할을 하지 않겠는가?
格致而以亂藁爲言者, 此藁非不格致, 而隨見隨錄, 文字未免草率, 語意或涉蕩略, 可以旁行於世, 而不可以正行於世者也. 盖忠信未盡於進德, 立誠未全於修辭故也. 然苦使眞格致而靑於藍者, 出於藍, 則此藁亦豈非郭?千里馬之骨乎? (《格致藁》卷之一 序文)
이상은 《격치고》의 서문 내용입니다. 원문의 ‘千里馬之骨’을 죽은 말이라고 하는데, 다른 책에서는 죽은 말의 뼈라고 하기도 합니다. 내용상 죽은 말의 뼈가 더 나은 것 같아요. 격치는 격물치지의 준말입니다. 격물이란 것은 사물에 대한 깊은 연구를 의미하며, 치지는 앎을 철저히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사물의 이치를 확실히 밝혀 나의 앎이 철저해지는 것이 격물치지인데, 격물치지는 엄밀하게 보면 양명학의 격물치지와 주자학의 격물치지가 다릅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까지는 여기에서 얘기할 건 아니죠. 어쨌든 《격치고》 서문의 주 내용은 자신의 책으로 격물치지해서 더 나은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제마 선생의 바람이지요. 그러므로 분명히 선생의 유지로 봐야 합니다. 물론 그 내용 앞에는 겸손의 말씀도 해놨지요. 후인들에게 별 볼 일 없는 책이지만 이 책이 곽외의 천리마 뼈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입니다. 비록 《격치고》 서문의 내용이지만 이 책에 한정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사상의학의 원전인 《동의수세보원》 역시 곽외의 천리마 뼈와 같은 역할을 하여 더 발전된 사상의학 서적이 나오기를 바라시는 것이 아닐까요? ---총론 pp.24-26
(3) 고맥, 불고맥과 불역지기
李濟馬는 脈에 관하여 ‘무릇 脈法이란 증상을 가려내는 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그 이치가 浮沈遲數에 있으니 반드시 奇妙한 이치까지 탐구할 필요가 없다’라고 하여 부정적이었으나, ‘太陰人脈은 長而緊하고 少陰人脈은 緩而弱하다’라고 하여 四象人에 대한 脈診의 가능성도 언급하였다. 著者는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陰陽寒熱과 관련된 鼓脈·不鼓脈을 연구하면서 四象人의 不易之氣와 관련된 脈狀을 찾아내었다.
《內經》〈至眞要大論〉에 ‘脈이 올 때는 病證과 부합하는 듯하나 꾹 누르면 고동하지 않는 것은 여러 陽證에 보이고, 脈이 올 때도 病?에 부합하고 꾹 눌러도 고동하고 왕성하게 뛰는 것은 여러 陰證에서 보인다’라고 하여 꾹 눌렀을 때 고동치는 脈(鼓脈)과 꾹 누르면 고동하지 않는 脈(不鼓脈)에 대해 언급하였다. 張景岳은 《內經》의 이러한 내용에 대해 ‘脈이 올 때 病證과 부합한다는 것은 陽證에 陽脈, 陰證에 陰脈이 보이는 것으로 이들 모두 病證에 부합한다고 한다. 만약 陽證에 陽脈이 보여도 꾹 눌러서 고동하지 않고 손 밑에 無力이 느껴지면 비록 脈이 浮大해도 진정한 陽證의 증후가 아니니 오인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似陽非陽한 모든 脈이 그렇다. 陰證에 陰脈이 보이더라도 꾹 눌러서 고동이 심하고 왕성하면 이 역시 陰證으로 오인해서 안 된다’라고 하여 鼓脈·不鼓脈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東醫寶鑑》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언급되어 있기를 ‘病證이 熱證으로 보이고 脈이 數한데 꾹 눌러서 고동치지 않으면 寒盛格陽證이니 熱證이 아니다. 또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증상이 寒證인데 꾹 눌렀을 때 脈의 氣運이 손가락 아래에서 고동치고 盛하면 熱盛拒陰證이지 寒證이 아니다’라고 하여 鼓脈·不鼓脈에 대해 寒熱과 관련하여 동일한 설명을 하였다.
이러한 陰陽寒熱을 구분하는 鼓脈·不鼓脈을 임상에 적용하면서 우연히 四象人別로 鼓脈·不鼓脈에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꾹 누를 때 일반적으로 누르는 것보다 더 서서히 누르면 四象人別로 미세한 차이가 나타났으므로 이를 더 확연히 느끼기 위해 맥진을 할 때 脈狀이 증폭되어 더욱 뚜렷이 느낄 수 있는 把指法으로 바꾸어본 결과 확연한 차이를 발견하였다. 太陰人과 少陽人은 서서히 꾹 누르면 고동치는 脈이 끝까지 살아 있는 반면에, 太陽人과 少陰人은 서서히 꾹 누르면 어느 순간에 脈이 사라지거나 고동치는 느낌이 없어져 버렸다. 또한 동일한 鼓擊脈이라도 太陰人과 少陽人에 차이가 있었으며, 같은 不鼓脈이라도 少陰人과 太陽人에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차이가 四象人別로 일정하게 나타났으므로 鼓脈·不鼓脈이 四象人의 不易之氣와 확실히 관련 있음을 보고 자신감을 갖고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 지금의 四象人脈法을 완성하였다. ---총론 pp.179-180
1. 생리통(월경통)
①氣滯血瘀證
【症狀】 월경이 시작된 지 1∼2일 전이나 월경을 하면서 아랫배가 뿌듯하게 팽창하며, 아프고 만지지 못하게 한다. 월경혈색이 암자색이고 덩어리가 섞여 나온다. 덩어리가 빠지면 통증이 경감된다. 설질이 거무스레하게 어둡다.
【治法·處方】 活血化瘀, 理氣止痛.
太陰人 熱者 : 加減丹蔘大黃湯.
寒者 : 加減丹蔘乾栗湯, 加減丹蔘蒲黃湯.
少陽人 熱者 : 加減生地黃牧丹皮湯.
寒者 : 加減熟地黃牧丹皮湯.
太陽人 熱者 : 加減桃仁白茅根湯.
寒者 : 加減玄胡索生化湯.
少陰人 熱者 : 加減當歸芍藥湯.
寒者 : 加減蒼朮生化湯.
②濕熱下注證
【症狀】 월경이 시작되기 전이나 월경기에 아랫배가 뿌듯하게 부르며, 아프고 만지지 못하게 하고 작열감이 있다. 월경혈은 색이 검붉고 진득하며 점성이 있고 덩어리가 섞여 나온다. 또한 평소 대하가 있으며 그 색이 누렇거나 악취가 난다. 설질은 붉고 설태는 黃?하다.
【治法·處方】 淸熱除濕, 化瘀止痛.
太陰人 : 加減丹蔘大黃湯用虎杖根8g·敗醬8g·丹蔘4g加三白草·蒲公英.
少陽人 : 加減生地黃牧丹皮湯用生地黃8g加黃連4g·白花蛇舌草4g.
太陽人 : 加減桃仁生化湯加龍膽草·赤小豆.
少陰人 : 加減當歸芍藥湯加茵蔯·?蔚子.
③寒凝胞中證
【症狀】 월경 시작 후 또는 월경이 끝난 후에 아랫배가 차고 아프며, 살살 만져주면 편하며, 따뜻하게 하면 아픈 것이 경감된다. 월경량이 적고 월경혈색은 약간 거무스레하다. 설질은 淡하고 설태는 白滑하다.
【治法·處方】 溫經散寒, 理氣止痛.
太陰人 : 加減丹蔘乾栗湯加黎豆·鎖陽·?白.
加減丹蔘蒲黃湯加鹿角膠·鎖陽·黎豆·?白.
少陽人 : 加減熟地黃牧丹皮湯加覆盆子·?絲子·仙茅.
太陽人 : 加減玄胡索生化湯加淫羊藿·原蠶蛾重用良薑.
少陰人 : 加減蒼朮生化湯加小茴香·乾薑.
④氣血虛弱證
【症狀】 월경 시작 후 또는 월경이 끝난 후에 아랫배가 은근히 아프며, 살살 만져주면 편하고, 월경량이 적으며 월경혈색이 연하고 묽다. 설질이 淡하다.
【治法·處方】 益氣補血止痛.
太陰人 : 蓮子養血湯加紅花·鬱金.
丹蔘養血湯加紅花·鬱金·鹿角膠.
少陽人 : 茯神補心湯加枸杞子·牧丹皮·大麥根.
太陽人 : 白何烏養血湯加玄胡索·牛膝.
少陰人 : 加減歸脾湯加川芎·五靈脂.
⑤肝腎虧虛證
【症狀】 월경 시작 후 또는 월경이 끝난 후 1∼2일 동안 아랫배가 계속 아프며, 월경혈색이 약간 누렇고 양이 적으며 묽다. 허리가 아프고, 아랫배가 처져서 빈 것 같고 따뜻하지 않다. 설태는 薄白色이다.
【治法·處方】 益腎養肝止痛.
太陰人 : 蓮子補肝湯加桑黃·鎖陽·續斷重用紅花.
女貞子補肝湯加蓮子肉·鎖陽·地膚子重用紅花.
少陽人 : 熟地黃補肝湯去防風加覆盆子·?絲子·?子·牧丹皮.
太陽人 : 鷄血藤補肝湯加淫羊藿·冬蟲夏草·玉竹.
少陰人 : 當歸補肝湯加杜?鹽水炒·益智仁·破古紙.
---pp.147-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