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때?” “말랑해.” “사람 피부니까 당연하잖아. 그런데 네가 느낀 것이 그게 전부야?” “먹어 보고 싶어.” 그녀의 말에 어이없는 웃음을 터트리는 사람도 있었고, 경악의 눈빛을 보내는 이도 있었지만 서은은 그 모든 것을 남의 일처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경준에게서 의외의 반응이 나왔다.
“먹어.” 어떻게 된 일인지도 모른 채 서은은 그의 팔을 천천히 혀로 핥았다. 점점 강도를 높여 가는 자신의 행동을 묵묵히 지켜보던 그가 팔을 거둬들이더니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 날카로운 음성이 들린 것과 동시에 서은은 자신의 몸이 허공에 붕 떠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려 줘. 어딜 가는 거야?” “움직이지 마.” “가야 돼.” “돌려보낼 생각 없는데.” “왜, 돌려보내지 않을 건데.” “글쎄, 네가 했던 것처럼 나도 하고 싶은데.” “싫어.” “머리 쓸 필요 없어. 오늘 우린 둘 다 미친 거야. 악마의 꼬임에 빠졌다고 생각해.”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차가운 냉기가 그녀의 발끝을 타고 온몸 신경 세포까지 침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