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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잃어버린 낙원이 당신에게 있다

내가 잃어버린 낙원이 당신에게 있다

시인동네 시인선-12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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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64g | 127*203*20mm
ISBN13 9791158964559
ISBN10 115896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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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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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로 깔깔거리며 지낼 나이가 지났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주머니의 자갈을 끄집어내어도 자꾸 자갈이 생긴다는 뜻이다

오래된 건물들이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사실이다 벽들은 저마다의 표정을 가지고 있다 간혹 건물들이 울면 사람들은 이유 없이 어두워진다

명랑함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그것은 마음에 들지 않던 보조배터리를 극장에서 분실하고 찾으러 가지 않는 것과 같다 그들이 너를 버린 게 아니다

견고했던 것들도 깨어진다는 것을 차츰 알아간다 사람들 사이에 끈이 있는데 당기거나 당겨진다 예전에는 그걸 몰랐었다
--- 「친밀한의 이해」 전문

누구든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가지고 살지요 말하자면 신나는 팝송을 크게 틀어놓고 울었던 기억 같은 거말입니다 노래는 틀어놓은 수돗물 같아서

이제 고백을 하고 사라지려고 합니다 우리가 이어져 있다고 했던 말들은 제가 들떠서 했던 말이었습니다 저는 다만……

내가 잃어버린 낙원이 당신에게 있다
--- 「낙원을 잃어버렸네」 중에서

꽃은 피를 흘리며 노래를 불렀지만 소리는 점점 가늘어져서 담을 넘지 못했다 생화의 날들은 그늘진 마당에 갇혀서 나날이 시들어가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고

평생 앉아 일했던 의자가 사실은 내 등짝이었다는 것을 마른 꽃이 된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것을 이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마른 꽃」 중에서

햇살은 빵의 결처럼 곱다 나뭇잎은

조그만 공간에 저만의 시간을 가두어

두었다 길은 사람들에게 한없이 복무한다

가야할 곳을 잊어버려도 좋아

꽃을 닮은 너, 너무 소중한

달콤한 공기와 그 사이의 여백들

죽었던 이들이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네

나 달려가리, 세상 속으로
--- 「이토록 아름다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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