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3년 05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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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76쪽 | 450g | 160*225*20mm |
ISBN13 | 9788956252063 |
ISBN10 | 8956252068 |
발행일 | 2013년 05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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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76쪽 | 450g | 160*225*20mm |
ISBN13 | 9788956252063 |
ISBN10 | 8956252068 |
한국의 멋 느긋이 물러서서 보는 즐거움 아첨이 없는 정갈한 냉수 맛 아름다운 한국인에 대하여 고요한 익살의 아름다움 한국미에 깃든 한국의 얼 한국 미술의 마음씨 한국의 미 건축미_ 덤벙주초의 조화 실내의장_ 기품 있는 방치레 문화 창살_ 가을, 달빛 그림자 드리우다 자수병풍_ 여인의 순정이 사무치다 온돌방 장판_ 밀화빛 따사로움의 기억 후원_ 수수한 꾸밈새와 은근한 정취 장독대_ 독개그릇에 담긴 다정한 맛 신라의 공예_ 차원 높은 세련미 조선의 공예_ 건강하고 정직한 손맛 도자기_ 부드러운 곡선의 아름다움 고려청자_ 청초하고 연연한 하늘빛 비색 분청사기_ 뽐낼 줄 모르는 순박한 공예미 민속탈_ 해학과 풍자가 도란거리다 백자인형_ 구수한 얼굴에 익살을 머금다 비녀_ 동탁하고도 짙은 쪽빛의 점점화 |
언제부터였는지 꽤 유명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늘 가슴 한켠에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만 했던 최순우 선생님의 책을 드디어 읽어 보았다.
내 기억에 우리 전통문화를 다룬 도서 중에 이만큼 회자된 책은 없었던 것 같은데, 역시 청소년 필독서(권장?도서)를 증명하듯 '청소년을 위한' 이 붙어있는 버젼으로 출간되어 있다.
원작에 비해 학생들이 어려운 한자어를 이해하기 쉽게 주석이 달려있고 개론/건축/공예,도자기/회화 이렇게 분야를 정리해 4권으로 원하는 내용을 찾아보기 쉽게 편집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읽기에 더욱 좋다.
읽고 난 뒤에도 우리 전통의 멋을 가까이 두고 찾아보고픈 마음이 들 정도로 여운이 길게 남는다.
조만간 친한 친구들과 혜곡 선생님 옛집을 방문해 보려 한다.
그랬던 적이 있다. 대학교 4학년 때. 졸업을 앞두고 있던 그 시절, IMF가 터지면서 취직에 대한 고민이 하늘을 찌를 듯 했다. 누구나 같은 고민을 하던 때이니, 힘드니 어렵니란 말을 함부로 할 수 없었고, 내색할 수도 없었던 시절..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빌딩, 바삐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 저 빌딩에 출근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던 그때엔 지하철에서, 거리에서 지나치는 사람들 모두가 나와 다르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사회가 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좌절감 속에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을 수밖에 없고, 씩씩한 척 해야 하는 모습에 염증을 느낄 때 나는 혼자서 고궁을 찾곤 했다. 때론 많은 사람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우르르 몰려다니기도 하지만 그 무리들이 지나간 곳에는 언제나 텅 빈 고요가 남는다. 그렇게 한 없이 한옥의 지붕을, 창문을, 정원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만나는 우리의 청아한 도기나 자기를 만나면 내 마음까지 편안해 진다.
이런 나도 우리의 것이 촌스럽고 초라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화려한 외국의 문화재를 사진이나 방송에서 보면 우리의 기술이나 예술적 감각이 한참은 뒤떨어진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다양한 책과 박물관, 그리고 유적지를 찾아다니면서 우리의 것이 참 포근하고 순박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생각을 더 어린 시절에 했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하는 바람을 요즈음 많이 한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이런 책을 읽게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건 아닐까? 지난 10월, 아이들은 성북동에 위치한 최순우 선생의 옛집엘 다녀왔다. 이곳을 방문하기 전 ‘청소년을 위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1. 한국의 멋과 미’를 읽었다. 청소년용으로 나온 이 책은 아이들이 쉽게 우리의 문화유산과 미술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성북동에 있는 최순우 선생의 옛집도 그렇지만 우리의 주택은 근시안적인 아름다움이 없다. 사면의 자연풍광 속에 조화시켜 그대로 편안한, 자연이 집이고 집이 자연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네 한국 주택이다. 대학교 2학년 때 한옥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그때 나는 한옥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살고 있는 사람들은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 느긋함과 불편함(?)이 좋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문을 천장 고리에 걸면 모두가 마루가 되는 그 장소가 너무 좋다. 그곳에 앉아 하늘을 보고, 마당을 보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래서 나는 우울하거나 생각이 많아질 때 고궁을 찾는지도 모른다. 그곳에서의 바람, 그곳에서의 꽃향기와 나무 냄새, 그리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싶다.
이 책에선 한국의 멋과 한국의 미로 나눠 우리네 정서적인 부분과 다양한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문화재도 좋지만 내가 좋았던 것은 온돌방 장판과 후원 그리고 장독대와 비녀다. 온돌방은 외갓집의 추억이 있어서 더 친근했고, 후원은 그 자체가 나에게 편안함을 주고, 장독대는 내 어린 시절의 한 끝자락 같아 좋고, 비녀는 외할머니의 쪽진 머리가 기억나서다. 어찌 보면 전혀 문화재 같은 느낌이 들지 않지만 생활 속 지혜와 멋 그리고 미가 함께 숨어 있는 것들. 찾아가 느낌을 고스란히 느끼고 싶은 우리의 문화재들.
우리 아이들은 유럽 문화 탐방을 1년에 한 번 가고 있다. 그곳의 아름다운 문화재와 다양한 유적을 보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이 그 속에서 우리의 문화재 또한 소중하고 위대하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굴곡진 역사를 가졌고, 모진 시간을 견디기도 했고, 한강의 기적이라는 발전을 이루기도 했지만, 그런 역사 속에서 우리의 것을 지키고 이어올 수 있었던 것 역시 최순우선생 같은 분들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청소년용이 아니라 어른 버전의 이 책을 찾아 읽어야겠다. 한국의 어떤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있을지... 읽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