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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승리 | 동아 | 2013년 05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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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5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346g | 128*188*30mm
ISBN13 9791155110195
ISBN10 115511019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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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옷을 만들 때도 주제의식이라는 게 있다고 했다. 물론 이는 예슬이 한 말이라서 모든 디자이너에게 해당되는지 그건 모르겠다. 그저 디자이너를 꿈꾸는 예슬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니까.
코코 샤넬이나 비비안 웨스트우드 같은 디자이너처럼 성공하는 게 꿈이기 때문에 예슬의 옷은 세련되면서도 우아했고 여성미가 흘러넘쳤다.
검은색 새틴 바지와 오트밀 색이 나도록 염색한 아사 면으로 만든 블라우스엔 일부러 구김을 주었고 어깨에 스펭글과 자수로 만개한 꽃 모양을 만들어 얹었다.
패션쇼가 밤에 열린다는 점과 강렬한 빛을 내뿜는 조명과 맞서며 걸어야 모델의 동선까지 고려해 일부러 바지통은 치마바지처럼 팔랑거렸다. 얼핏 보면 치마처럼 보이지만, 이안이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넓은 바지통이 나비가 날갯짓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진주로 나비 모양의 반지를 즉석에서 만든 예슬이 이안의 집게손가락에 끼웠다.
“반지 낀 손을 꽃 장식 근처에 살짝 대기만 해. 나비가 꽃에 앉은 것처럼 말이야.”
“네.”
“걸을 때는 자신 있게, 사람들이 모두 널 본다고 해서 잡아먹지는 않아. 네가 겁먹으면 옷도 같이 죽어. 알았지?”
평소에도 어른스러운 예슬이었지만 자신의 차례가 가까워올수록 더욱 차분해졌다.
이안은 초조해하거나 어떡해야 하나, 라고 걱정하는 다른 디자이너들의 표정을 훔쳐보다 피식 웃었다. 뭐 이렇게 대찬 사람이 다 있어? 깡이 세다고 해야 하는 건지, 간이 크다고 해야 하는 건지.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하지만 예슬 덕분에 이안도 떨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릴 수 있었다.
어차피 사람들의 시선을 받은 건 익숙했다. 피아노 콩쿠르에도 참가한 경력이 있었고 중학교 때는 전교생 앞에서 시낭송도 했었다.
장소와 목적은 달라도 사람들 앞에 서야한다는 상황은 모두 비슷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런데도 아까부터 신경 쓰이는 게 있다면 아까 드레싱 룸에 들어왔던 외국인일 것이다. 그에 대한 잔상이 강하게 남아 자꾸만 주변을 돌아보게 됐다. 그를 찾아서.
오늘 처음 본 남자의 시선을 다시 한 번 받고 싶다는 충동과 욕망이 가슴 안에서 들끓어 애가 탔다. 그 남자는 분명히 이곳에 있다. 패션쇼를 보러 왔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안심이 되지만, 그 남자를 볼 수 없다는 건 기운 빠지는 일이었다.
아까처럼 그 남자와 눈을 마주치고 싶었다. 그가 자신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도록 하고 싶은 갈망. 당돌하다는 건 잘 알지만 이안의 본능은 자꾸만 그를 찾으라고 명령하고 재촉했다.
그 남자를 네게 빠져들게 해 봐! 라고 악마와 천사가 한 목소리로 외치는 것 같았다.
“김예슬, 우이안 준비!”
패션쇼를 지휘하는 감독의 다급한 목소리에 상념에 잠겨 있던 이안이 고개를 흔들었다. 흐린 정신을 맑게 깨운 그녀가 걸음을 옮겼다. 예슬은 이안의 등을 어루만지며 용기를 북돋았다.
“고(go)!”
감독이 이안의 어깨를 가볍게 밀었다. 이안은 고개를 끄덕인 후 아득하게 멀게만 느껴지는 활주로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슬이 시킨 대로 바지주머니에 양손을 넣고 정면을 바라보며 걸었다. 걸음을 뗄 때마다 수백 개의 눈동자가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12센티미터나 되는 높은 굽의 구두가 어색했지만 긴 다리를 쭉쭉 뻗을 땐 묘하게 신이 나 활주로를 끝까지 걸을 수 있었다. 심사위원이들의 눈이 꼭 매와 같았다.
그들은 예슬이 만든 옷에 대해 평가를 하느라고 분주했다. 또 어떤 이들은 이안의 얼굴과 몸매를 숨죽여 감상했다. 심사위원의 앞에 선 이안은 예슬이 시키는 대로 바지에서 손을 뺐다. 그리고 손가락에 낀 진주 나비 반지를 어깨에 올리며 빙그레 웃었다. 턱을 당긴 그녀가 새하얀 빛에 둘러싸인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며 콧등을 구겼다.
익살스러운 미소를 머금은 그녀는 도발적인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위축된 탓은 아니었다. 좋아서. 경외심을 품은 시선과 부러움이 느껴지는 감탄사와 이안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서로 눈을 맞춰 생각을 교감하는 심사위원의 표정이 희망적이라 고무됐다.
어디 그뿐이랴.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찰나적으로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안이 보인 표정 하나로, 베스트 모델이 뽑혀버렸다.
우이안으로.
모델 육성을 위해 참석한 모델 에이전시 관계자들이 이안에 대한 정보를 모으느라 휴대폰을 들었다. 패션잡지의 편집장과 에디터들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안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게 재미있어 몸을 빙그르 돌려 왔던 길을 다시 걸었다. 길게만 느껴졌던 활주로가 돌아갈 때는 유독 짧게 느껴졌다.
그 남자를 찾아야 하는데, 어디로 갔을까? 어디에 있지? 활주로를 비치는 조명 불빛 때문에 가시거리가 좁았다. 눈의 피로도 극심해 안구의 물기가 바싹 말라붙어 뻑뻑했다.
종아리도 뻐근해져 쥐가 날 것 같았다. 꼿꼿하게 세운 등과 허리도 욱신거리기 시작했지만 입가엔 웃음기가 깊이 퍼졌다.
무대 안으로 들어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사람들의 시선을 받은 건 즐거웠다. 한 번 더 활주로 위를 걸을 수는 없는 걸까? 좀 더 대담하게 행동했어야 했던 건데. 아쉬움과 후회가 남아 두 팔을 벌리고 자신을 기다리던 예슬을 보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안아, 잘했어. 너무 잘했어!”
“정말 잘했어요? 엉성하지 않았어요?”
“무슨 소리야! 진짜 모델 같았는데! 너 정말 예뻤어.”
예슬은 이안의 두 손을 꼭 잡으며 씩 웃었다.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내 옷은 역시 네가 입어야 했다니까?”
예슬도 눈가에 이슬이 촉촉하게 고여 이안은 참고 있던 울음을 터트렸다.
“왜 눈물이 나는 건지 모르겠어요.”
“좋았나봐.”
“그러게요. 정말 좋았나 봐요.”
훌쩍훌쩍 소리가 잦아들 때까지 숨을 고르던 이안은 눈을 감았다. 뒤늦데 찾아온 떨림. 예슬은 이제 결과만 기다리면 된다면서 짐을 챙겼다. 두 손을 꼭 잡고 감동의 여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이안은 덤덤한 예슬이 신기했다.
“언니는 안 떨려요?”
“뭐가?”
“지금 이 상황이요.”
“내가 발을 동동 구른다고 해서 될 게 안 되고, 안 될 게 되는 건 아니잖아.”
피식 웃어가며 여유를 부린 예슬의 대답에 이안은 입을 벌렸다.
“언니처럼 생각할 수 있는 것도 대단한 것 같아요. 난 아닌데.”
“난 네가 더 대단하던걸?”
“저요?”
“내 느낌이지만, 누군가가 네게 모델 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물을 것 같아.”
“에이.”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전 피아노를 쳐야죠. 무슨 모델이에요.”
“그런가? 역시 넌 피아노구나.”
예슬은 어깨만 으쓱이고는 재봉 핀과 줄자를 가방에 넣었다. 이안은 예슬을 지켜보다가 목이 말라 물었다.
“저 음료수 좀 사먹어도 돼요? 그 정도의 여유는 있겠죠?”
“30분 정도 여유 있어. 대기 중인 팀도 있고 심사의원들도 의견 조율을 할 테니까. 작년에도 그랬거든.”
“네. 그럼 저, 목도 축이고 손도 좀 씻고 올게요.”
“오늘은 음료수가 공짜래. 자판기에 돈을 안 넣어도 뽑아 먹을 수 있어.”
“네.”
이안은 손바닥을 붙였다가 떼며 돌아섰다. 패션쇼의 세트장에서 멀리 떨어진 야외 휴게소에 도착한 이안은 음료수 자판기 앞에 섰다. 4대의 음료수 자판기 끝에 선 그녀는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오렌지주스를 선택했다. 오렌지 주스 버튼을 누르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오렌지주스가 음료수 출구로 나왔다.
이안은 오렌지주스를 집어 뚜껑을 땄다. 등 뒤 패션쇼장에서 브루노 마스의 ‘the lazy song'이 들렸다. 이안은 오렌지주스를 마시며 의자에 앉았다. 한국디자인고등학교는 패션쇼장을 빼면 조용했다.
새카맣게 어둠이 내린 학교. 귀신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음산한 본관 건물과, 눈이 시릴 만큼 환한 빛으로 둘러싸인 패션쇼 세트를 번갈아 보고 있으려니 기분이 묘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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