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이 상대적으로 더 표준에 가깝고 일반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자신의 의견이 다른 많은 사람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다고 간주한다. 이러한 성향을 통해 생각해 보면 공감을 많이 얻은 댓글과 자신의 생각이 비슷하거나 자신의 기존 생각을 보완하는 댓글이 많으면 지배적 여론을 착각할 수 있다. 자신의 의견이 보편적이고 다른 댓글들 역시 나와 비슷하니 그것이 바로 여론이라고 막연히 치환하는 것이다. 즉, ‘내 생각과 같은 사람들이 더 많을 거야’라고 추정하는데, 이러한 인지적 왜곡(cognitive bias)을 설명하는 이론이 ‘합의성 착각 이론’이다. 합의성 착각 이론에 따르면, 댓글은 일종의 사회적 기준으로 작동해 보편적 여론을 왜곡한다.
--- p.27
메갈리아는 익명성 수준에 따라 ‘두 딸들’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공동 담론에 기반을 두면서도 서로 다른 관심사와 시각을 가진 서로 다른 두 개의 하위 정체성으로 분화되어 있었다. 주로 부분 익명 게시물에 드러난 한 딸은 집단으로서 여성이 당하는 차별과 억압에 초점을 맞추어 캠페인과 제도권 내에서의 개선에 관심을 가진 데에 비해, 주로 완전 익명 게시물로 표출되는 다른 딸은 개인으로서 여성이 당하는 경험적 피해에 초점을 맞추어 과격한 방언을 이용해 이를 성토하고 개별적인 각성에 관심을 가졌다.
--- p.74
『옥스포드 영어사전(Oxford Dictionary of English)』에 따르면 확증편향성이란 “새롭게 얻게 된 어떠한 증거나 정보도 이미 자신이 갖고 있는 믿음이나 이론에 대한 근거로 인식하는 성향”이고, 인지부조화란 “행동과 태도에 있어서 생각, 믿음, 태도가 서로 상충되는 상태”를 말한다. 위의 버스 사건에서 이 두 가지는 버스 기사의 잘못이었다는 그릇된 결론이 전파되는 데 다음과 같이 작용했다. 버스에서 아이가 엄마와 분리되는 일이 벌어지자, 이미 ‘버스 기사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인식하던 사람들은 이 사건이 다시 한 번 자신의 인식이 옳다는 인식을 강화시켰고(확증편향), 이후에 버스 기사의 잘못이 아니라는 증거가 계속 나오는데도 자신의 기존 결론이 틀렸다는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인지부조화).
--- p.90
역겨움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사람들은 사회의 동질성을 강화하고 질서를 정립하려고 하는 정책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강한 지지를 보낸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성은 궁극적으로 역겨움에 대한 민감함이 높은 사람들을 사회문화 관련 현안에 대해 보수적인 성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다시 말해 역겨움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사람들은 조세, 노동, 경제성장, 재분배 등과 같은 경제 현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보수적인 성향을 띠지 않으나 성 지향성, 역사 인식, 도덕관, 민족이나 국가 정체성 등과 같은 사회·문화 현안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성향을 띤다는 것이다.
--- p.103
지역 종합지에 묘사된 정당 관련 뉴스 콘텐츠의 주제는 충청 지역에서 가장 다양한 이슈를 포괄하고 있었다. 또한 제19대와 제20대 국회 시기의 경우 보수 성향 정당 관련 뉴스 콘텐츠는 영남 지역에서, 진보 성향 정당 관련 뉴스 콘텐츠는 호남 지역에서 가장 다양한 주제를 포괄했다. 제주나 강원 지역에서는 편중된 소수의 주제만이 다뤄졌고, 특히 제주 지역에서는 정치 이슈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해 생활 이슈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았다.
--- p.166
추석 연휴 동안 길 안내 건수를 분야별로 분석한 결과는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명절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알려준다. 데이터에 따르면 평상시와 비교해 추석 당일(2017년 10월 4일) 가장 붐볐던 곳은 요양원과 빌라, 마을회관으로 나타났다. 시간대별로 세분화하면 묘지, 요양원 등은 당일 오전 11시, 마을회관은 오후 1시, 빌라는 오후 4시에 방문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명절을 맞아 부모님과 관련된 장소를 방문하는 수요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p.187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청와대 국민청원이 정책 과정에 시민을 참여하게 만들고 정부 정책에 관한 시민의 요구가 정부로부터 응답을 받게 하기 위해서는 응답 기준을 대폭 하향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현행 응답기준인 동의수 20만 회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벤치마킹한 위더피플의 응답 기준인 10만 회에 비하면 지나치게 높다. 특히 미국(약 3억 2000만 명)과 한국의 인구수(약 5100만 명) 차이를 고려하면 응답 기준이 과도하게 높다고 볼 수 있다.
--- p.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