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북한이 38선을 넘었을 때 과연 한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만으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가? 그렇지 않아요. 그때 우리가 실제로 계획을 세우면서 알게 된 것은, 미국에서 항공기 250기가 일본에 온다는 거예요. 일본에 계류했다가 그 후 전투 작전 공격에 나간다는 거죠. 일본이 보급기지로서 존재하지 않으면 전쟁을 할 수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한미상호 방위조약이라는 건, 한일, 미일의 안전보장조약이 있기에 비로소 역할을 완수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런 걸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일본과 사이에 마찰이 있으니까 안전보장 협력은 안 해도 된다고, 그렇게 말하는 거라면 저는 큰 그림을 못 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나카 이토시/일본종합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
--- p.53
“한국 정부는 청구권협정 위반 상황을 시정하는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원고 측에 의한 압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한국 정부에 협상을 거듭 요청하고 있고, 한국 측이 당연히 성의를 가지고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머지않아 일본 정부도 정당한 경제활동 보호 관점에서 관계 기업과 밀접히 연락을 취하여 적절히 대응하고 싶습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 p.72
일본 해상자위대는 2017년부터 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이즈모형 호위함을 인도양에 파견해 인도 해군과 공동 훈련을 펼치고 있다.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해적 대응 작전에 참여하는 해상자위대 호위함은 일본을 오갈 때 인도양 연안국에 적극적으로 기항하고 있다. 일본은 이런 활동을 통해 얻은 정보도 인도 당국과 공유할 방침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가치관을 공유하는 미국, 호주, 인도와의 ‘4개국 협력’을 중시한다며, 이는 인도양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의 전함과 잠수함의 움직임을 감시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일본 해상자위대에 대응하는 한국 해군의 전략은 무엇일까?
--- p.101
2019년 여름. 아베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해 첨단소재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사실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산업의 급소가 무엇인지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 「시사기획 창」은 10년도 훨씬 전인 지난 2006년 ‘소재전쟁, 일본의 역습’ 편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예측했다. 당시 KBS 취재팀은 일본의 소재산업 현장을 찾아다니며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속내를 심층 취재했다. 물론 향후 예상되는 문제점도 생생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1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의 소재산업은 일본에 뒤처져 있다. 그리고 2019년 여름, 우리는 일본에 역습을 당했다. 「시사기획 창」은 2019년 8월 ‘위기의 첨단산업’을 다시 제작해 소재산업의 중요성을 전달했다. 일본의 소재 수출 중단이 우리 경제의 급소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 만큼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 p.132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2018년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4을 차지했다. 반면에 일본이 규제한 세 가지 소재는 모두 합쳐도 일본 전체 수출의 0.05%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베 정부는 자신들에게는 피해가 적으면서 한국에는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어느 날 갑자기가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아베 정부는 치밀하게 한국 경제의 급소를 노렸던 것이다.
--- p.146~147
뜻밖인 점은 일본의 근로시간 단축이 우리보다 훨씬 더 유연하다는 것이다. 연장 근로 한도는 월 45시간, 연 360시간이다. 월간, 연간 연장 근로 한도를 정해 기업이 일감 집중 시기에 따라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노사가 합의하면 월 100시간, 연 720시간까지 더 근무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주 12시간밖에 연장 근무할 수 없는데, 왜 일본은 월 45시간을 더 근무할 수 있도록 한 것일까? 우리가 주 52시간을 추진하는 지금 일본은 왜 근로시간 단축을 기업에 좀 더 유연하게 허용한 것일까?
--- p.171
“미국에 날아가는 미사일을 왜 일본이 격추해야 하느냐, 미국에게 이용당하는 것은 싫다는 것은 좁은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북한 미사일은 1분 30초, 짧으면 70초 만에 일본에 도달하고 하와이로 날아갈 때는 주한미군도 주일미군도 (북한을) 공격하게 될 테니까 거기도 (미사일이) 떨어질 거예요. 북한이 하와이를 공격할 때는 일본에 미사와 기지도 있고, 한국에도 주한미군 기지가 있으니까 거기도 동시에 공격을 받는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아시아를 자기 문제로 여기면서 지키고 있는 미국이 공격을 당한다면 한국과 일본도 자기문제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케사다 히데시/다쿠쇼쿠대학 객원교수
--- p.260~261
“지소미아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급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을 앞세우고 한국을 동참시켜서 이른바 넓은 의미의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한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미 국방부가 올해 6월 1일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중국을 명확한 경쟁자로, 적대세력으로 규정을 했고요, 여기서는 일본을 가장 중심세력으로 파트너 삼고 하위체계로 한국 대만 아세안 국가들의 포지션을 정했지요.” 미국의 일관된 입장은 대중국 포위망에 한국도 동참하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한일 지소미아를 원상회복하라는 것이다.
--- p.267
만약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내 오염수를 방출한다면 어떤 영향이 미칠지에 대한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독일 킬해양과학연구소가 진행한 모의실험이다. 140일이 지나면 첫 번째 저농도 오염수가 동중국해로 진입하고 220일 정도가 지나면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동해 쪽으로 방향을 튼다. 동시에 좀 더 농도가 높은 오염수가 같은 경로로 진입한다. 660일이 되면 고농도 물질이 동해로 진입하고 5년이 지나면 남해와 동해가 고농도 오염수로 뒤덮인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바닷물에 희석돼 소량의 방사성 물질만 검출돼 인체에 무해하다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 p.350~352
일본의 저명한 핵물리학자인 고이데 히로아키 전 교토대 원자력연구소 조교수는 고민 끝에 취재진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가해자이고, 저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들은 원전 사고가 전혀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지금까지도 계속 말하고 있고, 매스컴도 사고의 심각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당시에 원자력 긴급 사태 선언을 발령했습니다. 그 원자력 긴급 사태 선언은 지금까지 해제도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나라는 긴급 사태 선언 단계에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에서 올림픽을 하는 것 자체가 저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모험이라고 생각합니다.”
--- p.353
일본의 일반 학교는 ‘1조교’라고 한다. 그 외의 학교들은 ‘각종 학교’로 분류된다. 직업학교, 유학원 등과 함께 조선학교도 ‘각종 학교’에 속한다. 전국 체육대회 등 공식 경기에 참가할 수 있게 된 것도, 일본 학교 학생들처럼 철도 운임을 할인 받게 된 것도 90년대 이후이다. 별도의 시험 없이 대학에 지원하는 것은 2003년에서야 가능해졌다. 47년 교직생활 동안 불이익에 맞서는 게 일상이던 도쿄 조선중고급학교 신길웅 교장 선생님. 그는 9년 전 날아온 팩스 한 장에 말을 잃고 말았다. 전국의 고등학교가 무상 의무교육의 혜택을 받는 ‘고교 무상화’에서 조선학교 10곳만 제외한다는 통지서였다.
--- p.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