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세대의 문제는 그들이 가장 힘든 세대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한국의 사회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표층(表層)이기에 문제가 된다. 등록금 문제와 실업 문제는 그들만이 아니라 그들 부모 세대의 고난이다.”--- 「들어가며」
“스무 살이 넘어서도 잡다한 주제로 선행 학습 진도 빼듯이 독서를 하고 있다면 당신은 쓸모없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잉여’의 앎을 추구하고 있는 것일 게다. 그것은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앎, 시험 점수나 학점을 얻고 취직 시험에 합격하고 회사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앎은 아니기 때문이다.”--- 「잉여의 이유, 자의식」
적나라하게 요약한다면 ‘집값’은 높이고 ‘사람값’은 낮추는 체제를 운용해온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그 체제를 지지해왔던 중산층 자신들의 자녀조차 월급으론 독립을 꿈꾸지 못하게 된 ‘멋진 신세계’다. 신나게 날다가 되돌아와 던진 사람의 뒤통수를 치는 부메랑이다. 이 ‘멋진 신세계’에선 “요즘 집값이 너무 비싸니 내가 몇 억 보태줘야지 뭐”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모를 가진 이들만 구원받을 수 있다.--- 「88만원 세대론’의 딜레마」
가령 그들의 부모들은 자기 자녀에 대해서는 “이 사회에서는 첫 직장이 제일 중요하니 일이 년 더 내 돈 받고 살더라도 좋은 곳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신문을 펴 들고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는 소식을 보면 “요즘 애들이 눈높이를 안 낮춰서……”라며 혀를 끌끌 찬다. 청년실업, 결혼,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한 보수 언론의 보도를 유심히 살펴보면 그들의 우려가 정확히 청년이 아닌 그들 부모들의 문제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최근 한두 해만의 현상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