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달팽이

달팽이

리뷰 총점9.7 리뷰 32건 | 판매지수 12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3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294g | 128*188*20mm
ISBN13 9788979191813
ISBN10 897919181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예솔의 현재 담임이라는 여자는 연우의 말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고,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담임이 겪었을 고충은 충분히 공감할 만했다. 앞으로 연우가 겪어야 할 힘겨운 미래를 여자는 세세히도 설명했다. 암담했다.
“집 나가는 게 취미예요. 오죽했으면 부모도 포기했을까. 퇴학이 없어졌으니 망정이지 예전처럼 퇴학이 있었던 시절이라면 진즉에 퇴학당했을 아이예요.”
*
용걸의 화풀이는 언제나 이유가 있었다. 논리성의 결핍이나 인과관계의 결여는 문제되지 않았다. 이유와 상관없어도 나는 맞아야만 했고, 이유를 납득할 수 없어도 나는 잘못했다고 빌어야만 했다. 터져 나오는 울음 사이로 비명을 참느라 숨을 헐떡이며 애원했다.
*
“아이 씨, 어떻게 친어머니라는 여자가, 딸내미 성추행 당하는 거 뻔히 알면서도 그놈이 벌어다 주는 돈이 필요해서 모른 척하고 같이 살 수가 있어요? 그런 여자 눈멀게 한 범인 따위는 잡고 싶지 않았다고요. 어린애를 성추행한 안도현도, 그런 안도현에게 빌붙어 산 박지영도 치가 떨려요. 차라리 범인이 다른 누군가였으면 했어요. 범인이 안 잡히고 돌아다니면 박지영이 평생 두려움에 떨면서 살아갈 테니까. 어떻게 엄마라는 여자가…….”
*
담당교사의 불만에 고개를 주억거리는데 빨간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연구부장의 휴대폰이었다. 동영상 촬영 중을 의미하는 빨간 버튼이 반짝였다. 휴대폰은 금세 원안지 사이로 사라졌다. 순간, 연구부장과 눈이 마주쳤다. 부장은 연우의 기색을 살피며 입을 열었다.
“너무 그러지 마. 국영수 과목 교사들 서너 명이 한 과목 출제할 때, 서연우 선생은 혼자서 두 과목 하잖아. 서로 사정 알면서 너무 매정하게 그러지 말자. 우리끼리라도 서로 사정 봐주고 살아야지.”
담당교사는 입을 삐죽였지만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연우는 꾸벅 고개를 숙이며 교무실을 나섰다.
*
“학부모들이 박나희가 연구부장 딸인 거 알면 가만히 있겠어?”
“솔직히 불법은 아니잖아요. 교사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닐 수도 있고, 전교 1등 할 수도 있는 건데, 학부모들이 뭐라고 한다고 학교규정으로 선정된 걸 바꿀 수는 없죠. 원칙이라는 게 그렇게 바뀌면 안 되는 거잖아요.”
“가끔 보면 자기는 순진한 건지, 너무 고지식해서 다른 생각을 못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
“네?”
“연구부장이 모든 원안지랑 이원목적분류표 다 검토하잖아. 그런데 그 딸이 전교 1등이라니 믿음이 가겠니?”
*
여름의 해는 길었다. 운동장 한구석에 있는 철봉대에 매달린 커다란 주머니를 두드리는 사람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다.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리는 교무, 연구, 학생부장이었다. 철봉대 아래에 깔린 비닐에는 검붉은 핏물이 잔뜩 고여 있었다. 치밀어 오르는 구역질에 재빨리 자리를 피했지만, 그 뒤로는 철봉대 근처에 갈 때마다 피비린내가 몰려오는 듯해 일부러 둘러가곤 했다.
*
고기 냄새에 빈속이 더 쥐어짜는 듯 아파왔다. 허리를 펴고 앉아 있을 수 없어 배를 움켜쥐고 웅크리는데 시커멓고 마디가 불거진 교감의 손이 보였다. 손도 보기 싫어 시선을 돌리려는데 교감의 손이 슬며시 박성원 선생의 엉덩이를 스치는가 싶더니 무릎 위를 덮은 앞치마 속으로 파고들었다. 박성원은 언제나 그랬듯 짧은 미니스커트 차림이었다. 앞치마가 들썩이며 스타킹도 신지 않은 허벅지가 보였다. 화들짝 놀라 돌린 눈길이 연구부장과 마주쳤다. 연구부장도 그 장면을 봤는지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그제야 모두들 모른 척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교묘하게 교감을 피해 다른 곳으로만 향하는 시선들 사이에서 교감의 손은 끈질기게 앞치마 안에서 꾸물거렸다. 붉은 앞치마 위에 새겨진 ‘할머니 삼겹살’이란 하얀 글씨가 흐느적거리는 뱀처럼 소름끼쳤다. 그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
*
“학부모들이 교사 딸이 전교 1등 한다는 거 알면 가만히 있겠어? 그것도 원안지 검토하는 연구부장 딸이?”
“지금 그 말씀 무슨 뜻입니까? 제가 원안지 빼돌려서 딸 전교 1등 시켰다는 겁니까? 증거 있으세요?”
“내신은 전교 1등인데 모의고사는 제일 잘 본 게 전교 109등이라면서,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아? 문과 인원이 300명인데 삼분의 일 안에도 못 든다는 게?”
“그게 증거예요? 여학생 중에 모의고사 성적보다 내신 성적이 좋은 애들이 한둘이에요? 교감 선생님도 아시잖아요. 남학생들은 내신관리에 허술해서 모의고사보다 내신 성적이 안 좋고, 여학생들은 반대라는 거. 지금 그거 우리 나희와 절 모욕하시는 겁니다.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수도 있어요.”
*
지민이 생기고 나서야 나는 마미의 존재에 대해 생각했다. 주민등록등본상 지민은 용걸과 마미의 아이였다. 용걸은 검사라는 직업의 품위를 손상한다며 끝내 마미와 이혼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민은 어디에서 온 걸까? 완벽하게 이기적인 용걸이 혈연이 아닌 아이를 데려다 기를 리가 없었다. 게다가 지민은 누가 봐도 우리 남매와 닮았다. 그렇다면 용걸이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난 걸까? 지민이도 나처럼 엄마에게 버림받은 걸까? 수많은 의문들이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난 곧 지민의 탄생에 대한 의문들을 잊었다.
*
“이 아이는 아픔이나 고통을 몰라요. 다른 사람보다 통증을 느끼는 감각 수용기인 통점이 적은 데다 통각을 뇌에 전달해주는 부분이 망가졌어요. 선천적 무통각증이라고 하죠. 아픔을 느끼는 건 생존본능과도 관계가 있어요. 아픔을 느끼지 못하면 오히려 상처 입기 쉬워요. 상처를 입어도 고통스러운 줄 모르니까요. 뜨거워도 뜨거운 걸 몰라서 화상도 많이 입고, 어디가 부러져도 모르고 있다가 뼈가 어긋난 채 붙어버리는 경우도 많아요. 여름에는 열사병으로 겨울에는 동상으로 죽기도 하고, 배고픔을 느끼지 못해서 굶어죽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대부분 어릴 때 고열로 사망해요.”
*
“엄마가 죽어라 매달리는 목사 나부랭이는 꼴도 보기 싫고, 윤주나 승현이한테 말하면 복수한다 어쩐다 난리칠 거 뻔하고, 재수 없게 소문나는 것도 쪽팔리고, 그냥 누구한테든 털어놓고 싶었어요. 그래도 꾹 참고 조용히 있었어요. 그런데 이젠 안 되겠어요. 그 개새끼들 전부 다 벌 받는 꼴 꼭 봐야겠어요. 선생님이 책임지고 그 새끼들 벌 받게 해주세요.”
*
“교장 선생님 말씀은 가슴을 반쯤 드러내놓고 짧은 치마를 입었다고 강간당할 만했다는 것과 똑같습니다. 저도 유림이 좋아하지 않아요. 어떻게 좋겠어요? 매일 학생부에 복장불량, 과도한 화장 등으로 지적받아서 선도위원회에 회부되고, 학급 여학생 왕따시켜서 학교폭력위원회 회부되고, 수업시간에 화장하지 말라고 하는 선생님한테 미친년이라고 욕하면서 의자 집어던져서 교권침해위원회에 회부되고……. 저도 지쳤습니다. 저도 정말 유림이가 싫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림이가 당한 성폭행을 모른 척하는 건 제 교사 윤리에 어긋난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입니다.”
*
“난 인공고환도 있는 줄 처음 알았네. 그것도 크기별로 있다니, 요즘 세상 참 좋아요. 선배님은 알았어요?”
주치의를 만나 피해자 김형주에 관한 설명을 듣고 나오는 길, 중빈은 신기하다는 듯 떠들었다. 피해자는 폭발로 오른쪽 고환을 잃고 성기와 허벅지에 큰 화상을 입었다. 주치의 말로는 몇 번의 수술을 거치면 거의 완벽하게 성형이 가능하지만 성생활은 불가능한 상태라고 했다. 이제 겨우 스무 살인 남자아이였다. 부유한 집안, 한국대 의예과 교수인 아버지와 미스코리아 출신 어머니의 외동아들, 한국대 의예과 재학 중. 피해자의 인적사항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했다. 주치의는 현재 정신과 협진을 하고 있으니 되도록 피해자를 자극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
“지금 내가 과실치사로 입건되게 생겼는데 겁날 게 뭐가 있겠어요? 분명히 교사들 중에 범인이 있어요. 우리가 ‘가정학습의 날’에 개 잡는 거 아는 사람 학교 사람들밖에 없으니까요. 서연우랑 이세연이 제일 수상해요. 지난 겨울방학 때 1박 2일 연수 모두 참석하라는 바람에 이세연 선생님은 비행기 놓쳐서 해외여행 못 갔고, 서연우 선생님은 동생 임종도 못 지켰어요. 최윤종, 홍영현 선생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업무가 너무 많아서 거의 반강제로 휴직해서 불만이겠지만, 그건 교장보다 교감한테 유감이겠죠. 교장은 학교일에 거의 상관하지 않거든요. 그러고 보니 서연우 선생 진짜 수상하네. 작년에 업무가 엄청 많았거든요. 교감한테도 불만이 많았을 거예요. 게다가 형주 담임이기도 했고요. 이렇게 여러 사건에 관련되었다는 거 자체가 이상하잖아요.”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26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6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