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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지구를 걷다

젊은 지구를 걷다

: 아이슬란드 가족여행

[ 컬러 ]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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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3월 15일
판형 컬러?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148*210*20mm
ISBN13 9788959595259
ISBN10 895959525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3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우리의 여정에 맞춰 서사적 스토리를 기록하려 했고, 남편은 장소와 거리에 따른 객관적 여행 정보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구체적인 ‘정보’는 하루 여행이 끝나는 지점마다 남편이 상세하게 요약 정리하여 장 말미에 수록했다. 결국 서사와 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우리의 욕심이 과연 제대로 성취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기본적인 가이드북이라면 서사 없이 객관적 정보만 있으면 되는데 나의 경우 그런 책은 잘 읽게 되지 않았다.

결국 나 같은 독자는 서사적 스토리와 우리 가족 이야기에, 남편과 같은 자유여행 계획자는 정보에 초점을 맞춰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문은 내가, 정보 부분은 남편이 썼다. 아울러 아들의 다소 다른 관점과 사진도 중간중간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아이슬란드를 꿈꾸는 분들, 특히 자유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책머리에」중에서

계획과 준비

어떠한 방식이든 무조건 집 떠나는 걸 좋아하는 나와 달리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남편과 함께 여행하려면 참 많은 난관에 봉착하곤 한다. 일단 마음에 꽂혀 가고 싶단 생각이 들면 난 말부터 꺼내놓고 보는데 그럴 때마다 여러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거절하는 건 늘 남편 몫이다. 더욱이 남편은 패키지 여행을 아주 싫어하는 편이라 스스로 계획해야 한다는 강박이 커서 쉽사리 결단 내리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딘가 가고 싶을 때 웬만하면 친구들과 가는 걸 택하는 편이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멀고 비싸서 친구와도 쉽사리 결행하기 어려운 곳이라 남편과 의논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처음부터 긍정적 대답을 할 리 없다. 가장 걸림돌이 되었던 남편의 첫 거절 이유는 금전 문제였다. 그 어느 곳보다 멀면서 물가가 비싸다는 소문 때문에. 하지만 여행이란 원래 어느 정도 무모함이 개입되지 않고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법. 퇴임이 일 년 남았다는 것에 기대를 걸고 그나마 월급이 나오는 기간에 저질러버리지 않고서는 영원히 가지 못할 것이라는 나의 꼬드김에 남편도 넘어가 버렸다. 무엇보다 남편의 여행 취향은 역사나 문화보다 자연에 기울어져 있다는 걸 잘 아는 까닭에 압도적인 자연으로 손꼽히는 아이슬란드 특성에 초점을 두어 호소했던 것이 적중했다고나 할까? 물론 처음부터 가족여행을 계획한 건 아니었다. 자유여행은 자동차 렌트와 숙박비를 생각할 때 4명이 가장 이상적이었기 때문. 게다가 두 해 전에 성공적으로 뉴질랜드 여행을 함께했던 친구 부부와의 경험이 이 두 번째 여행 계획을 순조롭게 해주었다. 그때처럼 7월의 날들을 위해 2월 설날이 지난 후부터 남편의 준비는 시작되었다. 일단 날짜를 정하고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면서 여행이 확정되었고 이런 준비를 꽤 철저히 하는 걸 즐기는 남편에 빌붙어 나머지 사람들은 참여할 준비만 하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발목이 골절되었다는 불상사를 전해 들었다. 처음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다 나은 후 갈 수 있으리라 여기고 여전히 준비를 진행했지만 가벼이 여겼던 우리의 생각과 달리 친구의 발목은 수술 여부까지 논의될 정도로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뿐더러 낫는다 할지라도 트레킹 같은 걸 하기엔 무리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위약금까지 물어가면서 비행기 티켓과 숙소를 변경하게 된 친구가 엄청난 실망감과 심적 고통을 겪게 된 건 물론이거니와 당장 파트너를 교체해야 하는 우리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갑작스레 주변에서 함께할 사람들을 수소문했지만 가벼운 여행이 아닌지라 선뜻 나서는 친구들이 없었다. 결국 설마 우리와 함께 갈까 의심하면서 아들에게 내민 제안을 그가 의외로 기뻐하며 받아들이는 순간 졸지에 우리의 계획은 가족여행으로 모드가 바뀌어버렸다. 그러고 보니 아들이 커버린 이후 우리가 함께한 여행은, 더욱이나 이렇게 길게 한 여행은 한 번도 없었던 듯하다. 과연 괜찮을까 걱정도 됐지만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으랴 싶어 우리는 미지의 길을 가듯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비행기 티켓을 다시 구입하고 숙소를 다른 크기와 스타일로 바꾸고 등등. 다만 우리가 아들의 취향을 고려해 코스를 다소 변경해야 한다는 걸 이때는 몰랐다. 거의 자연 풍광 위주로 되어 있던 노정을 액티비티와 도시에 좀 더 할애했어야 한다는 것을! 암튼 그렇게 결정된 우리의 가족여행은 밤낮 집에서 얼굴 보기 힘들던 아들과 긴 동반의 시간을 예고해주었고, 그로부터 지금까지와는 색다른 가족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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