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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콜드

아이스 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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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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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564g | 153*215*30mm
ISBN13 9788925550565
ISBN10 8925550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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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라는 화장대로 가서 사진이 담긴 단순한 양철 액자를 들었다. 네 개의 얼굴이 그들을 보고 있었다. 남자와 여자가 있고 양옆에 아홉 살, 열 살쯤 된 두 소녀가 금발머리를 깔끔하게 땋고 서 있었다. 머리를 매끈하게 넘긴 남자는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권한을 가진 듯 완고한 눈을 하고 있었다. 여자는 수수하고 창백한 외모에 금발머리를 땋고 있었다. 특징 없는 생김새 때문에 인물이라기보다는 배경처럼 느껴졌다. 마우라는 땋은 머리에서 삐져나온 백금발 한 가닥을 얼굴 위로 내린 채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여자를 그려보았다. 접시와 포크를 놓고 음식을 차리는 모습, 으깬 감자와 고기와 육즙을 한 그릇씩 퍼 담는 모습. 그러다 어떻게 된 거지?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다 차린 식사를 꽁꽁 얼어붙도록 버리고 간 거지?

약에 취한 알로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마우라는 생각했다. 우릴 불안하게 하는 건 죽은 사람이 아니라 산 사람이지. 그럼에도 그녀는 동이 트는 내내, 알로의 오한이 점차 잦아드는 내내 그의 곁을 떠나지 않고 손을 잡고 있었다. 어느새 알로는 호흡이 한결 편안해지고 얼굴에 구슬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유령을 믿어요?” 그가 열에 달뜬 눈으로 그녀를 보며 나지막이 물었다.
“왜 그런 걸 물어요?”
“직업이 그렇잖아요. 유령이라는 게 있다면 병리학자 눈에 띌 가능성이 높죠.”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한 번도 못 봤어요.”
“그럼 안 믿겠군요.”
“네.”
그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안에 있어요. 우릴 지켜보고 있어요.”

‘경고사격이 아니야. 죽이려고 쏘는 거야.’
생쥐가 나무숲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마우라도 그를 바싹 뒤쫓았다. 픽업트럭이 보안관보의 차량 뒤에 멈춰 섰을 때 그들은 이미 숲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또 한 번 라이플총이 발사되었지만 마우라는 돌아보지 않았다. 볼품없는 배낭을 짊어지고 앞장서서 숲 속으로 들어가는 생쥐만을 보며 열심히 따라갈 뿐이었다. 생쥐는 잠깐 걸음을 멈추고 마우라에게 설상화를 건네주었다. 그녀는 순식간에 그것을 신었다.
그런 다음 그들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소년이 앞장서서 그들을 야생으로 이끌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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