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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이 머무는 공간으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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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이 머무는 공간으로의 여행

윤정인 저 / 이부록 그림 | 알마 | 2017년 03월 2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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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3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280g | 117*185*20mm
ISBN13 9791159921056
ISBN10 115992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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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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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윤정인
닥치는 대로 책을 사들이던 때가 있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읽지 않은 책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모두 처분했다. 텅 빈 책장의 허전함은 동네책방과 도서관에 드나드는 것으로 채우고 있다. 멀리 떠나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 관심사는 작은 도시의 오래된 책방이다. 세계의 개성 있는 책방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한다. 동유럽 여행 감성 에세이 『퐁당, 동유럽』을 썼고, 현재 여행책 쓰기 강의를 통해 여행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여러 매체에 여행기를 기고 중이다. 여행기와 일상은 블로그(http://mimilub23.blog.me)에서 볼 수 있다.
그림 : 이부록
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했다. 『기억의 반대편 세계에서-워바타』 『세계인권선언』을 펴냈으며,『동양철학 에세이』 『징비록』 등에서 실험적이고 개성 넘치는 그림을 그렸다. 그림뿐 아니라 설치미술, 아카이브, 협업 전시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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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_책마을 가는 길
책은 한 사람의 지혜가 집대성된 사물이다. 책을 만지고 펼쳤을 때, 마음에 닿는 구절이 나오면 그 책은 나의 책이 된다. 책과의 교감은 책을 대면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어서 오로지 서점에서만 책의 존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그저 앞만 보고 빠르게 달려가야만 하는 우리는, 느릴수록 깊이 들여다볼 수 있고 천천히 손으로 여러 번 뒤적여야만 좋은 책을 찾을 수 있는 서점에 점점 적응력을 잃어가고 있다. (…)
집 앞 서점이 사라지는 것을 본 후 나는 살아 있는, 책이 있는 공간을 찾아다니기로 마음먹었다. 책방을 추억으로만 간직하고 있거나, 책방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책방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p.6~9

인천 배다리 마을의 오래된 헌책방_아벨서점
“헌책방이라고 하면 값싼 책을 사러 가는 곳으로 보통 생각하죠. 막 찍어낸 새 책이 좋다고들 하지만 ‘헌책방에서 만나는 새로운 책’은 그 이상이에요. 미처 손에 닿지 않아 읽지 못한 책들을 헌책방에서 만나게 되는 거죠. 헌것은 다 버려야 된다든가, 헌것은 다 구질구질하다든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헌책방이 멋있는 곳이라는 것, 그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p.18~19

개성 만점 독립출판물의 집합소_헬로 인디북스
독립출판물 전문 서점 헬로 인디북스에 들어섰을 때, 묘한 낯섦에 멈칫했다. 익숙하지 않은 무언가가 뇌를 간질이는 기분이 들었는데, 책 때문이었다. 사방의 벽에 책이 꽂혀 있는 풍경은 여느 서점과 비슷했다. 다른 점이라면, 크기가 제멋대로이거나 노트처럼 얇은 두께의 ‘책 같아 보이지 않는 책들’이 서가를 채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p.28

아지트로 삼고 싶은 착한 서점_책방 이음
다시 카운터 쪽으로 돌아왔을 때, 곽재구 시인의 책에서 인용한 글귀가 눈에 띄었다. “서점은 인간의 영혼을 파는 가게이다… 낯선 여행지의 가장 고요하고 아름다운 장소에 자리한 가게가 서점이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은 서점의 존재 가치를 알고, 그 어떤 것보다 서점을 귀중히 여긴다. 책방 이음은 그런 사람들에 의해 지금껏 존재해왔다.--- p.40

북 큐레이션 서점_땡스북스
‘북 큐레이션을 해주는 서점’은 땡스북스의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다. 하루에 수백 권씩 신간이 쏟아지는 환경에서 책의 안내자를 자처하는 이런 서점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서점을 골라 수시로 드나들며 책으로 생각을 주고받고, 책과 관련된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p.52

청소년들을 위한 인문학 전문 서점_인디고서원
인디고서원이 자리를 잡으면서 서울로 오라는 제안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이 서점에서는 “인디고서원이 인디고서원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그 지역을 지켜내는 문화공간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일관되게 답변하고 있다. 서울의 길담서원, 부산의 백년어서원은 인디고 서원의 영향을 받아 생긴 인문학 서점들이다. 좋은 서점을 옮기는 것보다 비슷한 형태의 서점이 늘어나는 것이 사회에 더 긍정적이다.--- p.75

주인이 읽은 책만 팝니다_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누군가는 자신이 평생 모아온 책이 꽂힌 서가를 보면 책과 자신이 혈관으로 이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는데, 이 헌책방 역시 주인의 인생이 담겨 있을 것이다. 책 취향이 비슷한 단골뿐 아니라 책방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몇 번 들락거리다 주인의 취향에 물들어 본인만의 새로운 ‘책 구조도’를 만드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그런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좋은 책들을 끊임없이 발견하고 새로 채워넣는 것이 그가 하는 일이자 책방을 운영하는 즐거움이다.--- p.88

지역서점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_진주문고
“한번은 어떤 손님이 《희랍인 조르바》 책을 찾아서 직원이 《그리스인 조르바》를 드렸어요(2000년 이전까지 《그리스인 조르바》는 대부분 《희랍인 조르바》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이틀 후에 그 손님이 화가 나서 오신 거예요. 나는 《희랍인 조르바》를 달라고 했는데, 왜 다른 책을 줬느냐고.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무조건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고 그분이 원하는 책으로 바꿔드린 적이 있어요.”--- p.100

광대하고 예측 불가한 헌책의 세계_헌책방 고구마
오래된 책에 대한 낭만이 있지만, 결국 책도 상품이다. 마구잡이로 쌓여 있는 책들 사이에서 먼지가 가득한 책을 일일이 꺼내보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대형서점들이 하나둘 중고 책 사업에 뛰어들고 있고, 사람들은 깔끔하게 정리된 서가에서 책을 고르는 것을 선호한다. 중고서점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중고 서적은 낡은 것’이라는 프레임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p.110~111

인생의 물음에 책으로 답하다_최인아 책방
“유럽의 아름다운 서점 같다.” “미국 도서관과 비슷하다.” 서점에 들어서면 어떤 의미에서 하는 말인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서점은 두 개의 층을 터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고개를 뒤로 젖혀야만 볼 수 있는 높은 천장에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걸려 있었다. 벽에는 단이 열 개 정도 있는 책장이 천장 끝까지 이어져 있다. 한쪽에는 음악회가 열릴 때 사용할 법한 그랜드피아노가 있고, 분위기에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이 서점 안에 잔잔하게 흘렀다. 창이 크게 나 있어 빛이 가득 들어왔는데, 자연광이 책을 더 우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p.120

문학 전문 서점_미스터 버티고
오래된 갑자기 손님이 연달아 들어왔다. 모자를 깊이 눌러쓴 한 여자는 “전화로 물어봤던 그 시집을 사러 왔다”며 책을 건네받고선 카푸치노 한 잔을 주문해 창가에 자리를 잡았고, 다음으로 들어온 남녀 커플은 무작정 카운터로 가 커피를 주문하더니 뒤늦게 이곳이 서점임을 알고는 신기한 듯 서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서점 주인은 커피를 내리면서 “북카페는 아니지만 창가에 있는 중고 책들은 그냥 봐도 된다”고 덧붙였다. 서가에서 꽤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는 걸로 보아 여기가 꽤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p.133~134

전 세계의 잡지를 볼 수 있는 서점_매거진랜드
빽빽하게 올라선 책들 사이를 거닐며 누구에게 말을 붙여야 하나 망설이고 있을 때, 머리 높이만큼 쌓인 책 더미 너머로 두런두런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거 말고 다른 책은 없을까요?”
“그럼 이건 어때요. 이번에 새로 들여왔는데….” (…)
책방 주인과 상의하며 책을 찾아가는 서점은 흔치 않다. (…) ‘책의 안내자’라는 기능이 상실된 것도 서점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뜸하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p.141~141

추리소설에 파묻히고 싶을 때_추리문학관
영국의 헤이온와이 마을처럼 책마을 언덕이 되길 꿈꾸며 시작한 추리문학관이다. 이 달맞이 언덕이 헌책방, 갤러리, 고서 전문점으로 가득한 문학의 언덕이 되기를 꿈꾸는 것은 한 사람만의 바람은 아닐 테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바다색과 비슷한 푸른빛 안개가 서리는 언덕길을 오르며 책을 찾아 헤맬 수 있는 서점 거리는 얼마나 낭만적일까.--- p.158

충무로 사진 전문 서점_포토박스
“요즘은 책을 어디서 구입해 보는 걸까요.”
서점을 드나드는 학생이 예전보다 현저히 줄어든 것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고 그는 말했다. 물론 아마존, 이베이에서 살 수도 있지만, 희귀한 책이나 마음에 들어오는 책은 직접 봐야 구할 수 있다. (…)
세월이 변하고 환경이 달라져 서점의 형태가 바뀌어도, 그 자리에 그대로 존재하는 서점이 좋다. 모든 것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을 꼽으라면 그것이 서점이었으면 한다. 그래야만 세상의 균형이 잡힐 것 같다.--- p.164~168

100년 역사를 가진 도서관의 힘_남산도서관
무엇보다 이 도서관을 쾌적하게 만드는 것은 창밖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남산 풍경이다. 바로 눈앞에 산이 있는 것처럼 푸른 숲의 모습이 생생하게 비쳤다. 다소 옛날식처럼 느껴졌던 초록색 시트가 붙은 책상도 여기서만큼은 자연스럽다. 남산도서관을 자주 드나드는 사람은 이곳에서 사계절을 체감한다. 계절이 바뀌면 읽고 싶은 책도 달라질 것이다. (…) 매일같이 언덕을 힘겹게 올라 이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책과 숲이 얽힌 이 청정 지역에서 치열한 도심의 광기를 잠재울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기 때문은 아닐까.--- p.176~177

누구나 쉬어 갈 수 있는 살아 있는 마을 도서관_느티나무 도서관
“어떤 분이 책을 찾고 있었는데, 문제는 그 책에 대해 아는 정보가 전혀 없다는 거였어요. ‘어제 그 책을 그냥 지나쳤는데, 갑자기 떠올라서 꼭 읽고 싶다’는 거였죠. 표지에 여자 일러스트가 있다는 것, 삽화가 많다는 것. 이게 우리가 아는 전부였어요. 결국 추리를 해가며 그 책을 찾아야 했고, 그분과 문자로 이 책이 맞는지 아닌지를 계속 주고받았죠. 나중에 그 책이 타샤 튜더의 《타샤의 정원》이라는 것을 알아냈어요. 굉장히 기뻐하시더라고요.”--- p.187

동네 작은 도서관_삼청공원 숲속도서관 그리고 청운문학도서관
벽 전체가 창이어서 도서관과 공원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었다. 덕분에 실내에서도 숲에서 책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높은 천장 덕에 공간은 훨씬 더 넓어 보였고, 지붕부터 바닥까지 모두 나무로 마감돼 있어 전나무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 같았다. 공간은 세세하게 쪼개 용도에 따라 스타일을 달리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카페처럼 차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도록 작은 테이블 여러 개를 두었고, 중앙에는 서가로 둘러싸인 긴 테이블을 배치했다.--- p.196~197

어느 쪽으로 가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의 도서관을 맞닥뜨릴 수 있다. 위에서 봤을 때는 산자락에 납작 엎드려 있는 운치 있는 한옥이고,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세련된 복합 건축물의 모양새다. 아래층은 일반 벽돌로 올린 현대식 건물이고, 위는 한옥으로 되어 있는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층수 구분이 의미 없는 것 같기도 했다. 골목길을 정처 없이 걷다 보면 둘 중 어느 입구를 만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p.202~203

책과 디지털이 공존하는 실용적인 도서관_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서가는 사방이 통유리로 돼 있어 햇빛이 기분 좋게 쏟아졌다. 도서관을 다시 한 바퀴 돌았다. 도서관 자체적으로 선정한 책이나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큰 책 서가를 따로 두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각 층에는 서가에서 바로 이어지는 외부 테라스가 있었다. 제법 널찍한 데다 벤치도 있어 이곳에서 책을 읽기에도 쾌적할 것 같았다. (…) 한 이용자가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사랑해”라든가 “내 보석 같은 숨은 공간”이라는 문구로 도서관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것을 보았다. 한가로운 도서관 풍경을 보고 있자니 그들이 마음을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 p.215~216

그곳에 가면 책을 읽고 싶다_세종도서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이 도서관은 형식을 파괴한 것처럼 보였다. 마치 미로처럼 설계되어 있어서 1층에 샛길로 통하는 계단이 있는가 하면, 2층 계단에서는 지하에 있는 어린이 열람실을 내려다볼 수도 있다. 층간 자투리 공간들을 빼놓지 않고 모두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채워넣었다. 다른 도서관들이 네모반듯한 상자라면 이곳은 팔각형의 입체적인 모양을 하고 있다.--- p.222~223

음악 전문 공공도서관_가람도서관
그런 아이들의 태도에 연주자들은 감동했다. 정통 클래식만 고수해온 그들이 생각을 바꾸고 도서관에서 실험적인 음악 프로그램에 도전한다. 영화나 뮤지컬을 상영하면서 동시에 라이브 연주를 하는 ‘동물 사육제’ 프로그램이 그 예다. (…)
바흐는 15살 때 독일 뤼네부르크의 성 미카엘 교회 합창단에 들어갔다. 교회에는 상당량의 악보를 소장한 음악도서관이 있었는데 바흐는 그 악보들을 접하면서 작곡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바흐 같은 천재 음악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여기서 음악을 알고 재능에 눈을 뜨는 아이들이 없으리란 법은 없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클래식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것은 공공도서관이기에 가능하다.--- p.231~232

한국 책마을의 시작을 꿈꾸다_마리서사
서가를 돌아보고 있자니 문득 ‘책의 생명력’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책은 종이와 잉크로 이루어진 사물임에도 오래전부터 한 인간의 정신 또는 영혼이 담긴 물체로 여겨져왔다. (…) 도서관이 불타고 전쟁으로 대량의 책이 훼손돼도 누군가는 어떻게 해서든 책을 살려놓고, 결국 책은 살아남는다. 몇몇 종류의 식물이 살아남기 위해 사람을 길들이는 것처럼, 책 역시 사람을 길들임으로써 지금껏 살아남은 것인지도 모른다. 갑자기 교실 속 서가에서 웅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고요함에 익숙지 않은 내 귀의 환청인지, 생명력 있는 책들의 아우성인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p.241~243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자연 속 도서관_농부네 텃밭도서관
세월에 따라 변화한 그의 도서관은 곧 시대의 흐름이기도 했다. 농촌의 부흥과 쇠퇴, 급속도로 발전하는 우리 사회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으며 그의 도서관도 끊임없이 변해왔다. 최종 종착지인 이곳 역시 ‘사는 터전’이 아닌 ‘쉼터’ 정도로 여겨지는 현재 농촌의 모습을 반영한다. 그는 그런 환경에 맞춰 도서관의 목적을 다시 한 번 바꾼다. 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책을 도무지 볼 수 없는 요즘 환경을 생각해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놀기 좋은 도서관을 만든 것이다.--- p.256

누구나 책을 읽고 쓰는 곳_책마을 해리
‘책이 만들어지는 공간’을 베이스로 하고, 하나씩 필요한 것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책마을 해리는 더 견고해지고 있다. 지역 주민과의 연계도 이에 해당한다. 예컨대 출판캠프를 진행하면서 필요한 볼거리, 먹을거리는 모두 지역에서 해결하며, 갯벌 체험 같은 농어촌 지역만의 콘텐츠를 찾아내는 데도 지역 주민의 도움을 받는다. 책을 만드는 주체는 작지만, 범위를 확장하면 지역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p.267

나오며_책방이 자라나는 숲을 거닐다
책은 한 사람의 혼을 오롯이 불어 넣은 결정의 언어로 이루어져 있고, 책방은 살아 있는 책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임을 그녀도 나도 알고 있었다. 책방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고, 책을 매개체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복합적인 형태의 서점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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