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 이해에 주요한 개념들은 순서쌍, 벡터, 좌표계이다. 화이트헤드는 “순서쌍의 표현 방식은 우리가 그 의미를 더하기와 곱하기 등의 연산과 결부 시켜 생각할 때 매우 유용하다”(화이트헤드, 1993, 89)라고 했다. 순서쌍 (x,y) 와 (x', y')를 셈할 때에 다른 수들과 같은 방법으로 할 수 있다. 화이트헤드는 허수도 지금까지 다룬 일반적 음수 개념과 여러 가지 점에서 같다고 했다. 그러나 허수는 음수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까다롭다. 위에서 말한 대로 허수도 변수개념, 대수적 형식 개념, 일반화 개념을 가지고 있지만, 음수의 경우와는 달리 허수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순서쌍ordered couple’과 좌표계coordinate라는 개념을 새롭게 도입해야 한다. 그래서 화이트헤드는 아래와 같은 좌표 계 속에 8개의 순서쌍을 적용한 다음 다시 이를 덧셈 법칙에 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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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튜링기계와 악학궤범을 이해하는 데 그 중심에 윷판이 있었다. 여기서는 윷판을 전통 유아 교육에 필수였던 단동십훈의 ‘곤지곤지잼잼’과 ‘도리도리짝짝궁’을 중심으로 창조의 기하학적 의의와 나아가 ‘생명의 꽃’이론을 윷판과 연관시킴으로 악학궤범과 윷판의 진가를 더 고조시켜 보려한다. 창세기 기자들은 어떤 영상과 구도에 근거하여 창세기를 기록했을까? 그것은 수학에 기초한 기하학적 제 요소들이라고 본다. 카발라 신비주의자들은 수학 특히 기하학에 대가들이었다. 혹자들은 아예 창세기 기록을 기하학의 연장이라 할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4 히브리 전통의 탈무드는 우리 전통 단동십훈과 유사한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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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한의학은 모두 역의 음양오행에서 유래하는 것을 보았다. 한의학에서 초과분의 과태와 과소에 따라서 인체에서 질병이 생기는 것을 보았다. 음양에서도 율려가 조율이 안 된다든지 초과분 변음과 정음과의 관계를 제대 로 설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60조도론이란 바로 이러한 음에서 생기는 병폐를 고려한 배열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세로에 7성을 배열하고 12율려를 5성으로 등분하여 60조를 만든 것은 지금까지 인체의 내부에서 생길 수 있는 5사와 같은 질병들을 치유하려는 의도와 진배 다를 바 없다고 보면 될 것이다. 오사론은 명리학의 '십신론'과 밀접하게 연관이 된다. 아생, 아극, 생아, 극아가 조장하는 오사는 그대로 인간의 운명에도 적용된다. 모두 초과분(콤마)을 조절하려는 의도에서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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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토끼전〉은 ‘대칭성’과 ‘역설’을 통해 해학을 자아내는 소설이다. 토끼가 이기고 별주부가 지는 순간, 한편으로 토끼의 승리를 통쾌해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별주부가 지는 것이 안타까워한다. 고전의 ‘해학’ 속에는 ‘웃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슬픔’도 있다. 향유자들은 토끼나 별주부의 어리석음을 보고 웃으면서도 한편으로 측은한 마음을 갖게 된다. 우스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그늘이 느껴지는, ‘웃픈’이란 역설적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1 이는 ??주 역??의 감괘坎卦 속에 불이 들어 있고, 이괘離卦 속에 물이 들어 있는 것에 비유 할 수 있다.
여기서 〈토끼전〉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고전문학에서 나타나는 ‘초과분’의
단서를 찾기 위해서이다. ‘대칭성’은 수학적인 대칭구조에 해당한다.
--- p.273
중국 음악을 ‘아악雅樂’이라 하고 우리 음악을 ‘향악鄕樂’이라고 한다. 전자를 대표하는 것은 중국 채원정(1135-1198)의 〈〈율려신서〉〉이고, 후자를 대표하는 것은 조선조 성현(1439-1504)의 〈〈악학궤범〉〉이다.
아악과 향악를 구별짓는 첫 장면은 바로 이 두 책의 첫 면에 있다. 그것은 중심음에 해당하는 ‘宮’이 율려신서에서는 두 개이지만, 향악에서는 세 개다. 시에도 시제를 비롯한 중심음에 해당하는 중심어가 있다. 박미서 시인의 ‘야생화’에는 셋이다. 이 점에서 야생화는 향악에 닮아 있다.
--- p.310
뫼비우스 띠의 원리는 변의 길이가 각각 다른 각형에 일어나는 현상으로서 좌우 또는 전후, 좌우, 상하의 관계를 분명히 해야 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또 뫼비우스 띠의 원리인 ‘비틈’을 봉제에 이용하지 않으면, 한복의 형태구성에 근본적인 모순을 가져 올 수 있고, 위상기하학적 구성에서 전후, 좌우, 상하의 구별이 분명치 않은 원형이나 방형에서보다는 대부분 각형에서 적용됨을 알 수 있다. (그림 13-5. 6. 7)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방형이 비틀리면 각형으로 변한다. 한옥의 경우도 갈모산방 같은 것은 각형이다.
--- p.402
필자는 동양음악의 5음 12율의 산율 수리체계는, 북방 샤머니즘의 고유한 사유체계였던 ‘3수 분화의 세계관(1-3-9-81)’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본다. 후대에 동양 음악에 각종 이데올로기적 혹은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 것은 유교나 도교일 수 있다. 그러나 동양 음악이 만들어진 사상적 배경은 바로 북방 샤머니즘의 ‘3수 분화의 세계관’이다
--- p.4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