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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뚜벅뚜벅

그래도 뚜벅뚜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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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7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450g | 178*160*20mm
ISBN13 9788996998037
ISBN10 8996998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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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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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불쏘시개, 고난

인생은 해가 뜰 때도 있고 해가 질 때나 비가 오는 날도 있다. 내리막길 일 때도 있지만 오르막길을 땀 흘리며 올라가야 할 때도 있다.

누구나 해가 뜨는 길이기를 바란다. 쉽고 편하게 앞으로 나아가니까. 그러나 그렇게만 간다고 생각해보자. 마음의 근육이 느슨해져 조금만 어려움에도 주저앉고 말 것이다. 역경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 삶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것은 비가 오는 내리막길이다. 오르막길에선 보지 못한 그늘이나 바닥에 내려와 삶을 낮은 데서 보는 겸손함도 배우고 어려움에 대한 내성을 키운다. 스스로를 숙성시키는 기간이다.
지난 400년 간 세계인에게 널리 읽힌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는 사업실패와 해고 등을 겪고 난 다음 설상가상으로 작은 실수로 투옥된 53세에 창작욕을 불태워 돈키호테를 완성했다. 퇴계 이황 선생은 첫째와 둘째 부인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데이어 둘째 아들까지 잃는 고난 속에서도 학문의 열정을 꺼트리지 않고 학자로서 큰 족적을 남겼다.

고난은 선용하면 사람을 성장시키는 불쏘시개이다.
--- 본문 중에서

지위는 옷, 나는 옷걸이!
자신을 들여다보는 성찰의 기회를 자주 가져야 현상에 속지 않는다. 착각에 가장 잘 빠지게 하는 것은 지위이다. 지위가 주는 착시를 깨닫게 하기 위해 자주 인용되는 글이 있다.

세탁소에 갓 들어온 새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한마디 했다.
“너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지 말길 바란다.”
“왜 옷걸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시는지요?”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자기 신분인 양 교만해지는 옷걸이들을 그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정채봉,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언론사 편집국장까지 지낸 분이 나중에라도 일과 무관하게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을 챙겨보니 채 10명이 안되었다고 한다. 이해관계로 쌓아진 관계라는 게 얼마나 사상누각인지 잘 보여주는 얘기이다. 그래서 어떤 자리가 곧 자신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자신은 옷걸이에 불과할 뿐이다. 옷이 벗겨지면 앙상한 뼈대만 남는 옷걸이 말이다.
--- 본문 중에서

해는 결국 비춘다

스산하다. 비를 뿌린 먹구름 사이로 주늑 들지 않은 해가 모습을 드러낸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는 무엇인가. 해가 비추지 않는 날씨이다. 우린 그나마 먹구름이 길게 하늘에 머물러봐야 몇 일에 불과하지만 2년을 살아본 미국 시애틀은 정말 대단하다. 겨울 서너 달이 줄곧 흐린 상태에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데 정말 해를 단 하루도 볼 수가 없다. 위도가 만주 정도 위치여서 해는 오후 5시 전에 일찍 져 긴 밤이 이어지는 데 날씨는 흐리니 정서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 내에서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은 도시에 들어간다.

흐린 날씨는 해가 없는 날씨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해가 구름에 가린 날씨일 뿐이다. 해는 구름 위에서 여전히 환하게 빛나고 있는데 우리가 보지 못할 뿐이다. 흐리거나 비 오는 날 비행기를 타보면 비행기가 구름을 뚫고 올라가는 순간 여전한 태양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삶도 그렇다. 궂은 날씨 같은 힘든 상황이 수시로 반복된다. 눈앞을 가린 먹구름만을 보면 한 걸음 한 걸음 내걷기가 숨이 차다. 마음의 눈을 들어 먹구름 위에 여전히 내리쬐고 있는 해를 바라보자. 희망과 꿈의 온기를 느끼자. 결국 해는 먹구름을 뚫고 밀치고 우리 앞에 빛난다. 먹구름이 끼어있다고 좌절하고 무너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환하게 비출 햇빛을 맞이할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뚜벅뚜벅 가자!

망망대해 위에 떠있는 배 한척. 인생이다. 혼자 세상에 던졌다가 결국 혼자 떠나야 하는 길이다. 호흡하는 동안에도 옆에 누가 있다한들 ‘홀로 있음’은 변하지 않는다. 주저앉았더라도 일어서고 앞으로 나아가는 건 자신의 몫이다. 남이 대신 해줄 수 없다.

헝가리 출신의 영화감독 벨라 타르가 만든 영화 ‘토리노의 말’이 있다. 어느 시골 마을의 농부와 딸은 단 둘이 사는 데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 힘든 상황에서도 매일 매일을 일어나고 먹고 일하고 자고, 그런 일상을 묵묵히 살아간다. 인생을 잘 묘사한 작품이다.
우리 말 중 ‘뚜벅뚜벅’이란 말을 제일 좋아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발자국 소리를 뚜렷이 내며 잇따라 걸어가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이다. ‘허겁지겁’, ‘비실비실’,‘비틀비틀’같은 허약한 말보다 멋지지 않은가. 상황이 어찌되더라도 기도하며 우직하게 자신의 삶을 완주해내는 모습. ‘태어날 때는 자신은 울고 주변은 웃는다. 세상을 떠날 때는 주변은 울고 자신은 웃자’는 말이 있다. 병마와 시달리며 웃는 것까지는 힘들더라도 뒤돌아볼 때 ‘잘 산 것 같다’는 마음으로 삶을 종료할 수 있다면 그런대로 괜찮은 삶 아니겠는가.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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