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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필리아리뷰: 봄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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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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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03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96쪽 | 188*257*1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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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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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오 년 전인 1984년, 동독 정부는 첩보기관 슈타지를 활용해 전 국민을 감시, 감청한다. 이를 위해 십만 명의 비밀경찰과 이십만 명이 넘는 첩보원이 활동했다. 이때 사찰 당한 숫자는 당시 동독 국민의 1/4에 해당한다. 동독 정부의 목표는 ‘국민의 모든 행위 뿐 아니라 생각도 알아야 한다.’는 것.

나라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선두에 서서 철두철미 본분을 다하는 고위 비밀경찰이며 교수인 비즐러는 동독 최고의 극작가 드라이만과 그의 연인 배우 크리스타를 감시하는 일을 자청한다. 감시자로서 시간을 보내며 비즐러는 서서히 균열되는 자신과 만나게 된다. 두 연인의 삶에 스며있는 따스함과 헌신에 감동하고 남몰래 설렌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야만의 사회에서 위험을 무릅쓰는 신뢰로 서로 의지하는 드라이만과 크리스타를 통해 자신 속에 아직 꺼지지 않은, 제대로 피워본 적도 없는 사랑의 불씨를 보게 된다. 피부와 피부의 접촉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랑의 진정성을 발견하며 비로소 자신의 공허에 직면한다.

사랑은 행위만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원시적 감정으로 진정성이 담보될 때에만 우리들의 가슴과 가슴이 교류한다는 특이점을 가진다. 진정한 사랑은 거부하기 어렵다. 살 속으로 파고들어 기억된다. 드라이만은 국가의 통제로 인해 작품 활동이 중단된 스승 예르스카가 자살하자 더 이상 국가 체제에 순응할 마음이 사라진다. 그가 비밀리 서독의 유명 주간지 ‘슈피겔’에 동독에서 발표하지 않는 통계의 진실을 알리며 이야기는 급물살을 탄다. 동독정부는 기고자를 색출하기 위해 물증인 타자기를 찾아 나서고 드라이만은 극도의 경계로 목숨을 건 곡예를 펼친다. 크리스타를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그녀에게도 자신의 일을 비밀에 부치며, 크리스타 역시 암묵적 용인을 하므로 외형적으로는 변함없는 일상을 잇는다.
---「영혼에 이르러 영원에 머무는 길」(한기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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