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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별이 될 수 없기에

홀로 별이 될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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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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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290g | 128*188*12mm
ISBN13 9788960214811
ISBN10 896021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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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동문들이 모여 여전히 훈훈하고 건강한 목소리로 시를 쓰고 있는 ‘들불’ 동인은, 그 이름처럼 역동적이고 따뜻한 온기를 세상에 전한다. 발간사에서 “음정도 박자도 모두 다르지만 우리에게 항상 같음을 확인하는 한 단어는 사람”이라고 쓴 것도 이들이 공통분모로 삼아온 것이 추상적인 어떤 가치가 아니라 가장 구체적인 인간의 삶에 있었다는 것을 암시해 준다. 그들의 언어에는 “살아오면서 그리운 얼굴들, 정겨운 이야기들/ 죄다 잃어버리고/ 그러고도 분실물 센터조차 기웃거리지 못했던/ 딱한 내 삶”(강성일)에 대한 아픈 회한이 있고 “쌓아가는 일보다/ 깎아내는 일이 더 어렵다는 것을// 덧붙이는 일보다/ 떼어내는 일이 더 힘들다는 것을”(김은영) 알아가는 성숙의 드라마가 있다. “터를 떠나는 절망과 고통의 찬란한 비행이/ 다시 하늘을 열고 푸른 물 넘쳐나는 하늘이 되는 것을”(김정훈) 소망하는가 하면, “어둠을 찢어발기는 퍼덕이는 새들의 날갯짓 소리/ 밤하늘을 도려내는 까마귀의 울음소리”(한영)에 대한 애절한 예감을 노래하기도 한다. 모두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위로를 하는 시간/ 위로를 받는 시간”(김영우)을 함께 나누면서 “생각해 보면/ 참 따뜻하고/ 또 생각해 보면/ 눈물 나는”(황광연) 이야기들을 서로에게 건네고 있는 ‘들불’의 아름다운 동행이 따듯하게 번져온다. 결코 하나의 목소리로는 환원할 수 없는 개성적인 언어들이 오랫동안 신뢰와 우정으로 쌓아온 시간과 결합하여 그들만의 ‘삶의 화음’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사랑과 그리움 같은 원형적인 마음에서부터, 그 세대 특유의 저항과 정의의 목소리까지, 이들이 노래하는 다양성과 진정성은 세상을 더없이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이 동인지는 그들 서로에게는 깊은 위안과 치유의 순간을, 읽는 우리에게는 한 시절을 함께했던 이들의 지나온 시간과 남은 시간에 대한 은은한 믿음을 가져다줄 것이다.
- 유성호 (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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