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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황혼

시의 황혼

: 1940년, 누가 시를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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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608쪽 | 884g | 153*225*29mm
ISBN13 9788968178665
ISBN10 8968178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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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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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나라’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은 근대시사에서 ‘시의 시대’는 언제인가라는 질문과 교통한다. 이 저서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일단 ‘일제말기’로 저장해둔다. ‘일제 암흑기’라는 시?공간적인 것을 포용하는 용어가 있지만 이 저서의 출발과 끝점은 ‘암흑기’라는 말의 관습적인 맥락에 끊임없이 저항하는데, 그래서 그 익숙한 용어는 일단 잊기로 한다. 말(조선어)로 말을 할 수 없는 시대, 말을 할 판(容器)이 부재했던 시대, 현실이 빛을 몰아내고 더욱 깊은 어둠으로 삶을 몰아갔던 시대, 어둠이 시인의 불칼이 되었던 시대, 이 시대는 정녕 시인의 시대이리라. 「문장」, 「인문평론」, 「조광」, 「여성」 등 당시 간행된 잡지의 지면들에는 ‘무슨 기대를 가지는지는 몰라도 시마다 모두 좋은 좌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시가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니! 역설적이다. 그 ‘기대’란 무엇이었을까.
김광섭은 시 ?시인의 윤리?(문장, 1940.2)에서 ‘시인의 입술에 가시가 나면 혓바닥에 장미가 피리라’ 라고 읊었다. ‘가시로 뒤덮힌 시인의 입으로 피워올린 장미 한 송이’는 참혹하면서도 아름답다. 역설적이고 반어적이다. 아름다움은 가장 참혹한 것으로부터 기원한다. 김광섭은 그것을 ‘시인의 윤리’라 강변하는데, 시인의 어깨에 매달린 실존의 추의 무게가 새삼 느껴진다. 그런데 그것이 아름다움과 연대한다. 시는 형극 가운데 꽃을 피운다. 시인은 어둠 속에서 장미를 피워올리는 자이자 침묵함으로써 가장 가혹하고 열렬하게 말할 수 있는 자이다. 시인은 어둠 속의 씨앗을 보는 자(이용악)이며, 어둠 아래 흐르는 강물에 뛰노는 ‘꽃잎’(오장환)을 보는 자이며, 그러니까 ‘환영’을 보는 자이다. “아아, 20世紀에 불이나 붙어라”(김광섭, 「13行人生」)라는 비명 가운데 현실과 시가, 역사와 문장(文章)이 모순되게 서로를 반조하고 있다. 철(鐵)과 혈(血)과 장미와 불꽃이 하나임이 암묵적으로 공유되었고 그것들은 ‘어둠’을 말하는 상징부호였을 것이다. 김동환은 ‘鐵과 血은 우리에게 榮光을 約束하는 符號다’라고 비장하게 썼다. ‘日光못보는 희생생활’을 위해 연애?식사?수학 등에 쓰는 시간의 배(培)를 써야한다는 투로 썼을 때, 그가 온갖 고투를 감행하면서 간행한 「삼천리」가 일종의 그런 희생생활의 하나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어느 시대나 시에 대한 질곡이 강하면 강할수록 시정신은 보다 더 강렬하게 타오른다. 시는 망각된 말과 장소에 대한 기억이자 기록이다. ‘시 동인지 하나 나오지 않고 시의 발표기관이 유례없이 제한된 ‘오늘’ 바로 이 시기’는 시의 시대이며, 불과 칼을 가슴에 품은 시대의 시인들은 황혼의 거울 앞에서 자신의 ‘시인됨’의 운명을 비춘다. 실증주의와 환영주의의 모순 속에서 ‘황혼기의 시사’는 그렇게 시작된다.
일제말기 시인들이 본 ‘환영’은 저 ‘황혼’의 장막 속에 가려져 사라져버린 것일까. 그들의 글(말, 문학)은 불과 공간의 상실에 대한 기억이자 가슴 속에 불을 품은 자들이 전해온 ‘山의 전언’이며 혹은 바닷물에 실려온 ‘만세소리’는 아니었던가? 칼 끝에 적시어 오는 장미의 언어, 시퍼런 단도의 언어, 불의 언어란 ‘肉聲으로 부르는’ 시인들의 노래가 아니었던가. 이 저서는 고증학이자 실증학이며 문헌해석학이자 텍스트 해석학을 지향하는데, 이들을 통틀어 한편으로는 시적 언어의 상징에 대한 해석학이라고도 할 것이다. 역사와 텍스트의 ‘미로’로 침투해 들어가 그 미로 속에서 헤매면서, 또 그 미로 속에서 신비한 ‘불의 목소리’, 즉 시적 상징이 전하는 신비한 목소리를 발견할 것이다. 현실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더욱 깊이 침투함으로써, 그러니까 정밀한 문헌학적 해석과 시의 해설만이 시적 언어가 전하는 역사의 전언에 깊이 도달할 수 있다.
‘상징’은 ‘황혼의 양식’이자 ‘최후의 양식(Lateness)’이다.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시의적절한 것은 시간의 자연적인 질서에 따라 말없이 순응하면서 흘러가는 것일 터인데 그렇다고 해도 그것은 오직 생명의 유한성과 필멸의 운명을 지닌 인간과 또 인간의 역사에 국한된다. 예술은 역사의 종언과 동시에 사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미적양식으로서 현실과 역사의 시간과 법칙에 끊임없이 저항한다. 해방 이후 시 한편 제대로 쓰지 못하던 정지용은 윤동주의 시집에 부쳐 이렇게 말했다.

才操도 탕진하고 용기도 상실하고 8.15이후에 나는 부당하게도 늙어간다. 누가 있어서 “너는 一片의 정성까지도 잃었느냐?” 질타한다면 少許抗論이 없이 앉음을 고쳐 무릎꿇으리라. -중략-내가 시인 윤동주를 몰랐기로서니 윤동주의 시가 바로 ‘시’고 보면, 그만 아니냐?

‘나 이제 늙어버렸다’는 이 피로와 쇄잔의 절멸감은 육신의 그것이 아니라 양식의 그것, 시의 그것에서 왔다. 김동석은 ‘정지용’이기보다는 정지용 ‘시’의 양식적 힘이 ‘침묵’이나 ‘완고’보다 더 강력한 것이었음을 회고하면서 시의 ‘순수정신’을 말하는데, 정지용이 윤동주의 시집에서 ‘시’를 본 것과 다르지 않은 논법이다.
--- 「‘얼음’과 ‘불’의 시인, ‘장미’와 ‘가시’의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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