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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

장녀

황의건 | 예미 | 2020년 05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2 리뷰 1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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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268g | 128*188*15mm
ISBN13 9791189877231
ISBN10 118987723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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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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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의 이름은 메주, ‘사메주’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게 엄마의 본명이다. 한때, 엄마는 자신의 이름을 ‘사서영’이라 개명까지 했지만 여전히 학창 시절 ‘옥떨메(옥상에서 떨어진 메주)’라는 별명이 개명한 뒤로도 엄마의 인생을 지배했다.
--- p.9

엄마는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삶을 정리하기 위해, 죽기 전 우리를 마지막으로 보러 온 것이었다. 엄마가 집을 팔겠다고 강짜를 부렸던 건 우리 앞에 나타나기가 그저 미안해 그런 것이었을 뿐 진심은 아닌 듯했다. 그냥 나쁘고 모질었던 엄마로 일관성 있게 처신한 엄마의 마지막 배려 아닌 배려는 우리가 엄마를 용서하지 않고 앞으로 쭉, 계속, 엄마를 미워하는 걸 가능케 했다.
--- pp.11-12

마루 한쪽에 세워 둔 고장 난 앤티크 괘종시계는 벌써 15년이 지나도록 열 시 십 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정수리 위에서는 쭈뼛쭈뼛 그 무엇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결국에 엄마는 별명이 말의 씨가 돼, 내가 살고 있는 집 옥상에서 떨어져 우리 곁을 떠났다. 나는 스스로 목숨을 버린 엄마를 영원히 용서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 p.46

그러나, 서울은 여자인 내게 자주 무례했고, 내 직업을 대부분 하대했다. 내가 없는 나를 사랑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나는 나를 포기할 수 없었다. 너덜거리는 내 청춘의 몸과 마음에도 내 삶은 아직 한 줄기 빛으로 남아 있었다.
왜냐면, 나는 장녀였으니까….
--- p.54

지나고 나니, 해마다 무슨 의식이나 되는 것처럼 파주댁 할머니와 함께 장을 담갔던 그 시절들이 새삼스럽고 그립다. 덕산계곡에 엄마를 보내고 오던 길, 장터에서 우연히 재래 메주를 팔고 있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메주를 사서 애지중지 가슴에 싸 들고 서울로 돌아왔다.
--- p.63

엄마를 보내고 오는 길목에서 바람결을 타고 온 메주 내음을 맡으며 나는 다시 집에서 장을 담그고 싶은 마음이 본능적으로 솟구쳤다. … 나는 왜 다시 장을 담그고 싶어졌을까? 그 까닭을 알 수가 없어 나는 그저 엄마의 명복을 빌며 장을 담갔다. 준비할 때부터 입 밖으로 단 한마디의 소리도 내지 않으려 신경을 쓰면서 마음을 비우고 항아리를 소금물로 채웠다. 메주를 넣은 후, 숯과 마른 고추도 함께 넣었다.
--- p.66

나 혼자 장을 담갔던 그날 밤, 그간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세상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두 눈이 멀쩡한데 보고 싶은 것도, 보고 싶지 않은 것도 다 외면하려는 듯 살아왔다. 세상을 향해 내 두 눈을 크게 떠야만 할 시간이 그렇게 점점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 p.70

그날 밤, 나는 내 영혼에도 저 성스러운 장 꽃들이 꼭 피어나 주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내 삶이 고독으로 갈기갈기 분해돼 결국 아무런 소용도 없이 허무하게 부패해 버리는 대신에 사랑을 회피하지 않을 만큼 뜨거운 용기로 발효돼 다시 한 번 이번 생을 살아 보고자 하는 용기가 생길 수 있도록 말이다. --- p.78쪽

그는 차에서 내려 찔레를 구조했던 그날 새벽처럼 가로등 너머 같은 쪽으로 걸어 조금씩 멀어져 갔다. 그가 아주 작아질 때까지 가로등이 그에게 불을 밝혀주고 있었다. 나는 바로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트럭에 앉아서 좋은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를 마지막까지 보는 사람처럼 차창 밖으로 그의 뒷모습이 사라질 순간까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p.111

우연이든 필연이든, 누군가에게 이름을 지어준다는 건 당사자에게 그 순간부터 새로운 시작을 선언해 주는 행위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엄마도 그런 마음으로 우리에게 이름을 지어 주셨을까? 새로운 시작을 간절히 원했기에 엄마는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바꿔야만 했을까? 어쩌면 엄마는 우리를 비정하게 버린 게 아니라, 엄마만의 방식으로, 우리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우리를 떠났던 건 아니었을까?
--- pp.111-112

강이의 말이 옳았다. 사랑의 깊이는 시간의 길이와 전혀 무관한 것이었다.
--- p.114

그 남자의 이름은 ‘김우진’이었다. 이틀 전, 그가 내 이름을 불러주며 우리는 마침내 하나가 되었고, 내가 그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우리는 다시 하나에서 둘이 되었다.
--- p.127

우진 씨가 깁스를 하고 있던 두 달 동안, 나는 목발과 함께 그의 중심이 되어 주었고, 누군가의 중심이 내게 있다는 사실이 내 삶의 기쁨이 되었다.
--- p.137

나에게는 아직도 내 마음속에서 영원히 지우고 싶지만 지울 수 없는 희미한 기억들이 남아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기억을 해내야 할 것들도 많이, 그것도 아주 많이 남아 있다.
--- p.144

비가 억수로 내리던 지난여름, 십자가 박스를 짊어지고 넘어간 언덕 위, 저 높은 곳에 내 작은 일상의 기적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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