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기계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중공업이나 제조업이 아닌 다른 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적성이나 능력이 기계 분야가 아니라 다른 분야에 있다는 것을 빨리 깨닫고 직업군을 자의적으로 바꾼 사람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기계공학은 학과명처럼 단순히 기계 장치에 대해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삼라만상의 모든 메커니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학문이다. 나는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토큰링, TCP/IP, 서버와 클라이언트 같은 인터넷 이론을 들었고, 포트란, C와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웠으며 연소 현상도 배웠다. 회로이론을 듣고 일명 빵판에 땜질도 했다. 그렇게 폭넓게 공부하다 보니 별 상관없을 것 같은 분야가 서로 네트워크를 이루었고 답을 찾는 열쇠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더욱 흥미를 갖고 파고들 수 있었다.
---「어떤 좌절에도 흔들리지 마라」
남들과 다른 길을 가고 싶거나 새로운 길을 가고 싶은데 용기가 없는가? 연줄이 없어서 또는 외모가 형편없어서 사회의 벽을 헤쳐 나갈 자신이 없는가? 자신을 막아서는 장애물이 너무 많아서 힘이 드는가? 자기 자신이 남보다 늘 뒤처져 있다고 느껴지는가? 육아와 일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가?
그럴 때는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마음이 맞는 친구나 선배, 멘토에게 거침없이 마음을 털어놓으면 큰 도움이 된다. 문제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얼마나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느냐이다.
---「세계 최고라는 마음으로 매일 도전하라」
무엇보다 뚜렷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그 목표는 자신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자기 성찰의 시간을 통해서 찾을 수 있다. 봉사하는 삶을 살 것인지, 창업을 할 것인지, 연구원이 될 것인지, 교육자의 길을 갈 것인지,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찾을 수 있다. 먼저 방향이 정해지면 그 다음은 어떻게 가야 할지 방법이 정해진다. 가령, 회사를 창업하고 싶다면 교수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과는 분명 다른 전술을 세워야 한다. 남들이 하는 대로 쫓아가다가는 자신의 꿈과는 상관없는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된다.
만약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여러 직장에 인턴으로 다녀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직업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가져라」
기업체 연구소는 대학원 과정에서 겪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의사 결정이 요구된다. 반면 연구 과제 자체는 학교에서 연구하던 것보다 쉽게 여겨졌다. 그것은 아마 목적의식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대학원 실험실의 경우 대부분 최초로 이루어지는 실험들인 데다가 새로운 현상을 찾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만, 기업체 연구실에서는 이미 밝혀진 현상들과 사실들을 기반으로 현장의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주요 과제다. 물론 이런 비교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다만 대학원 실험실과 기업체 연구소에서의 연구에 대한 차이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는다.
---「열정 넘치는 기계공학도가 되자」
기계공학에서 배우는 기본 역학이나 수학 과목은 숙달된 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기본기 훈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간혹 수많은 공식들과 수학 모델에 치우쳐서 문제 풀기에만 급급한 경우가 있는데, 그러지 말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물리적인 의미를 생각할 줄 알아야 큰 숲을 볼 수 있게 된다.
초등학생에게 비행기가 어떻게 날고 배가 어떻게 물에 뜨는지를 유체역학의 수식을 이용하지 않고 말로 이해시킬 수 있는 정도가 된다면 그 공학도는 이미 양력과 부력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게 기본에 충실한 이해력은 나중에 연구소나 기업체에서 실제 엔지니어링 문제를 다룰 때 그 해결 방법을 창의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탄탄한 기본기가 될 것이다.
---「기본의 중요성에 대해」
저도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한마디로 과학을 포기한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 고민했었어요. 우선 저는 과학을 시작했다고 해서 반드시 끝까지 과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과학과 다른 학문의 접점을 찾아서 문제 해결에 있어서 새로운 시각이나 방법을 제시해줄 수도 있고, 과학과 예술처럼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도 얼마든지 시너지를 창출해내는 것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실례로 제가 공부한 시카고 예술대학에는 ‘Art&Technology’라는 학과가 있어서 두 분야의 이색적인 궁합을 모색하고 있어요. 실험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비, 모터, 레이저, 컴퓨터 등을 이용해서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그곳에는 공학 하다 온 사람도 있고, 미술 하다 온 사람도 있고, 전혀 다른 배경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어요. 아마 포스텍에 이런 학과가 생긴다면 두뇌만 있는 생명체에 따뜻한 심장을 하나 이식하게 되는 듯한 절묘함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지연 아트디렉터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