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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숙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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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98g | 123*190*15mm
ISBN13 9791190487245
ISBN10 1190487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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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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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깊이만큼 씨앗을 뿌렸다
과꽃이 결백하게 올라왔다

한해살이다
짧은 호흡 덕분에 슬픔을 아꼈다

섬진강에 투신하는 과꽃을 보고 돌아오는 길,
고속도로휴게소에서 스티커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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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신장이 누구의 슬픔을 걸러줄까

동네사진관에 내걸린 아무개네의 가족사진처럼
어색하게 웃다가 들키고 꽃봉오리 터지듯 실핏줄 터져나가고,

섬진강 건너온 과꽃으로 한해를 연명한다
모두 한해살이다
--- 「과꽃」 중에서

손짓 하나로 사랑을 하고
자식을 낳고 마른 젖을 물린
무채색 수화가
밀도 높은 내 말을 여지없이 관통한다

한때 투쟁을 부르짖고 세레나데를 불렀던
내 입은
외숙모 앞에만 서면 며칠씩 입술이 부르텄다

내 말을 사발에 담아 말 무덤에 묻고
긴 혀를 앞세워 문경새재를 넘는다
말의 굿판에 빠졌던 잇몸이 들썩거린다
거역할 수 없는 봄이
아물지 않은 말을 터트리고
말 무덤에 핀 야생초에는 혀의 통점이 돋는다

새의 부리에 혀의 끝을 맞추어 본다
외숙모의 수화가 문경새재를 넘어가도
내 말은 저 고개를 영영 넘지 못할 것이다
컴컴한 혀 안에서 제 이빨을 부딪치며
눈앞에 어른거리는 수화를 흘끔거릴 것이다

입안에 열꽃이 번지고
입술이 갈라질 때마다 새의 비명이 새어나온다

외숙모가
손짓 하나로 새들만 실컷 울게 놔두고 있다
--- 「외숙모」 중에서

등 뒤에 따라붙던 슬픔이 언젠가부터 앞서 걷는다
슬픔을 피하느라 발을 헛딛는 날이 많아졌다
눅눅한 방에 불을 환하게 켜는 날이 점점 늘어났다

어디서 왔을까
슬픔의 세포에 반도체를 꽂는다
슬픔이 흘러가는 위치가 확연히 드러난다
베어버렸다고 믿었던 배냇적 슬픔의 궤적을 본다

파키스탄에서 봉사활동을 한
어느 산부인과 의사가 겪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산아인 줄 알았던 아이가 자궁 안에서 내 손을 꼭 잡았다.’

배냇적 슬픔이 손을 내민 것이다

배냇적 슬픔은 비가 내리는 각도 안에서 자란다

비 내리는 각도를 벗어난 가장자리의 슬픔이 처연히 앉아있다

오늘 아침에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하늘에서 뿌리는 수많은 빗방울 중에서
첫 번째 내리는 빗방울을 맞으러 나온 사람들이 새벽부터 웅성거린다
--- 「배냇적 슬픔」 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병룡 시인의 시는 내밀한 치유의 언어로 영혼 깊숙한 곳까지 상처를 싸맨다. 작은 떨림에서도 울음의 각도는 민첩한 언어로 살아 움직인다. 때론 속아버리고 싶은 절망마저도 살갑게 다가가 끌어안아 꽃피운다.
「배냇적 슬픔」이 손을 내밀어 와도 첫 번째 내리는 빗방울을 맞으러 간다. 촉촉한 서정적 언어를 통해 ‘아버지’는 버팀목으로 시인 내면에 영원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아홉 개의 목숨’을 갖고 있다는 고양이처럼 해독 불가능한 수화를 보면서 느낀 세상은 어둠 속을 헛디디게 하듯 아득한 세상을 기만하다가 아흔아홉 개의 눈 속으로 슬픔이 스며들어 눈물의 마중물이 되듯이 삶의 귀퉁이에 부딪혀 깨져가는 부스러기들이 모여 환한 언어의 별들로 태어난다.
- 김경선 (시인)
이병룡의 시는 마르크 샤갈의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짙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며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짙푸른 빛은 슬픔의 빛깔인 동시에 희망의 빛이다. 평생, 말 한마디 하지 않았지만, 언어보다 더 감동적인 수화로 시인의 입을 부끄럽게 했던 외숙모, 별빛을 찾아오는 발달장애인,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는 해고자, 담장 밑의 노숙인, 장애가 있는 사람, 심지어 세상에 태어나지 못한 태아의 슬픔까지 공감하게 하는 이병룡의 시는 어느새 시공간을 넘나든다. 현재를 뛰어넘어 조선시대 궁궐의 안팎, 역사의 중심으로 들어오지 못한 소외된 인물들에게도 연민의 시선을 보낸다. 역사적 배경 없이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상황도 행간에 깊숙이 녹아있다. 그리고 본연으로 돌아오는 자기성찰, 소외된 이들에 대한 위안과 연민, 그래서 이병룡의 시는 따뜻하다. 지쳤을 때 위로받고 싶을 때 슬그머니 펼쳐 드는 시집이다.
- 이수정 (시인·포크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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