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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가 가는 길, 홀아비바람꽃

외가 가는 길, 홀아비바람꽃

b판시선-03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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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67쪽 | 240g | 124*194*12mm
ISBN13 9791189898267
ISBN10 1189898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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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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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옛집에 가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 친정에 가지 못하고 있다
아버지 오래 홀로이신
장인어른 뵈러 처가에 가지 못하고 있다

자강도 희천시거나 이웃 동신군이면 어때
죽어서도 내 집에 가지 못하고
온몸이 철조망에 긁혀 중음신으로
수천 날, 황천(黃泉) 이쪽 휴전선 위를 애꿎게 떠돌다
전사자 발굴을 위해
남북 군대가 비무장지대에 뚫은 개구멍
오솔길 따라 북쪽으로 몇 발짝 더
떼어놓으시는 것을 보았다 엊저녁 꿈속이다

어제 출생신고를 한 손으로
오늘 사망신고를 한다 삶과 죽음도 이처럼 가까운데
통일의 시간은 누가 죽였나
어처구니들의 세상, 태극기, 성조기 들고 발광하는
철없는 노인네들에게 묻는다

외할머니 왜 죽어서도 옛집에 가지 못하느냐고
어머니 왜 죽어서도 친정엘 가지 못하느냐고
아버지 왜 죽어서도 처가에 가지 못하느냐고

경의선 평양에서 만포선으로 갈아타고
중강진 쪽으로 더디 오르면 자강도 희천시도
동신군도 있다 적유령 계곡이거나 산등성이거나
고갯마루거나
밥 때 되면 찍찍 타는 생솔가지 연기 자욱할 것이고
외가 곁으로 흐르는 청천강 물살도 분명

세월처럼 빠를 것이다
휴전선 따라 더디 흐르는 임진강 둔덕에서
넋 놓으면
얼어붙어 속으로 찡찡대는 강물이여
칠순 외손자 목메어 묻는다
평안도거나 자강도거나 내 외가 쪽으로
한 걸음 더 뗄 수 없는 이 나라가 과연 나라인가

정말 내 나라인가?
--- 「외할머니, 휴전선 넘지 못하셨나보다」 중에서

평안북도 희천군 신풍면 내 외가는
희천천, 청천강 을자(乙字)로 굽이쳐 흐르고
적유령과 묘향산맥 나란한 곳에서
공립소학교 훈도인 아버지와 엄마가 만나
남남북녀의 짝을 이루었지만
태평양 전함 위에서 어린 미군 장교 둘
쇠자를 대고 주욱 삼팔선을 그을 줄 어찌 알았으랴
키 작은 외할머니 끝내 선(線)을 넘지 못하고
딸 신행길 따라 잠시 내려온 경상도
생면부지의 처소에 갇혀버릴 줄

몹쓸 전쟁이 낙동강변 학교에 머물자
교장이었던 아버지 산으로 숨으셨다
미군 비행기의 잦은 폭격을 피해
산에서, 방공호에서, 교실 구석에서 흩어졌던
인민군들은
밤이면 고물트럭에 오르거나
긴 행렬을 지어 산 너머 낙동강으로 갔다 그들은
운동장에서나 빨래터에서 만난
동향의 외할머니에게 ‘오마니 오마니’
두고 온 어머니 생각에 눈물 글썽이던
수줍은 소년병들이었다 파리한 민둥산 머리로
낙동강 물속에 묻혀버렸는지
하얀 모래톱에 빠져버렸는지
영영 돌아오지 않은 소년병들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외할머니 가슴에 붙어
오래 슬픈 별이 되었다

딱 부러지는 평안도 성정인 엄마
칠남매 중 미덥지근한 둘째가 마음에 들 리 없었고
내내 애물단지로 바깥을 맴돌던
그런 세월 속에서 어른이 되자 아버지 먼저 가시고
북한 소년병들 맑은 눈망울 주렁주렁
가슴에 매달았던 외할머니, 엄마도 이어 가셨다

고향 뒷산 부모님 유택에 엎드릴 때마다
언젠가 올 통일의 날
흙 한줌 가져다 외가 산등성에나 푸르디푸른
청천강 물에 띄우겠다고 수없이 다짐했던
이 약속 틀린 것일까 늦은 것일까

백과사전에서도 지도에도 없다
자강도 희천시가 동신군에 줘버린 외가 신풍면이
갈가리 찢겨져버렸다
늙은 외할머니 이제 고향집 찾을 수 없다
장인어른, 장모님과 고명딸을 꼭 데려가겠어요
약속한 아버지
불쌍하여라 중음신으로 두 손 허위허위 젓거나
동동 발 안타깝게 구르며
황천 이쪽 망망중천(茫茫中天)을 떠돌고 있는 걸

꿈에라도 가야한다
먼지 펄펄 날리는 비포장 길이면 어떠랴
산골 면소재지 온통 백발 흩날리는
노인들뿐이면 또 어떠랴
혹시 운 닿으면 아버지 공립소학교 때 가르친
늙은 제자들을 만날지도 몰라
가져간 흙 한줌을 묘향산, 무동산, 두첩산
적유령 산등성에 길게 흩뿌리거나
청천강이건 직동천, 용평천, 아롱천, 고이 풀어
뽀얗게 흘려보낼 수 있다면

외가 이제 아무 데도 없다
석탄열차 쉬엄쉬엄 힘겹게 기어오르던 만포선
디젤열차로 바뀌었던들 기적소리
예전 그대로일 것을
외할머니 이야기 속 참꽃 푸지게 폈을
외가 뒷동산이거나 영변 갑산이거나
이른 봄 버들개지 손 시리게 물오를 여울
푸른 물 흐름도 분명 예전 그대로일 것을

오오, 죽기 전에 꼭 가야지
동해안 영덕 강구면 삼사해상공원 이북오도민망향탑에
그리움으로 깊디깊게 각인되어 있는 내 외가!

여보게들 혹시
평안북도 희천군 신풍면을 알고 있으신가?
--- 「외가를 찾습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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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수 시인의 가족사는 분단된 조국, 그리고 통일을 염원하고 실천하려는 의지를 키울 수밖에 없는 한국의 현대사이다. 그의 아버지는 북녘 땅에서 초등학교 훈도(교사)로 재임하던 중 무남독녀 어머니를 만난다. 외할머니는 북에 외할아버지를 홀로 두고 남녘 땅 경상도 성주골로 시집가는 외동딸 신행길을 따라왔다가 남북으로 갈라진 삼팔선 때문에 영영 생이별을 하고 만다. 오척단신 그의 ‘외할머니’는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낳은 일곱 형제를 보살펴주었음은 물론 경상남도 남해 먼 섬에서 ‘섬마을선생’을 하는 외손자 김태수 시인 부부를 지켜주고 두 명의 꽃손자까지 업고 길러주셨다. 한반도의 분단 70년 역사 속에서 ‘한 많은 여자의 일생’을 보내신 분이다. 그 세월 어찌 잊으리요! 꽃상여를 타고서나 청천강 강변마을을 찾아가서 저승의 문 앞에서 기다리고 계실 외할아버지를 만나셨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역사는 묘향산에서 발원하여 서해로 흐르는 청천강 강물처럼 깊고도 쓰라리다! 바로 여기에서 김태수 시인의 소박하고 단순한, (위대한 시인들이라면 생이지지(生而知之)한 마음으로 간직하려는) 가슴 저리는, 저 원시의 낭림산맥처럼 맥박을 치게 하는 ‘통일시’의 수작들이 태어난다. 남녘 땅과 북녘 땅을 넘나드는 민족 사랑과 국토 사랑은 그의 고향의 촉촉한 흙살처럼 부드럽고 향기로운 서정을 간직케 하고 나아가 잠재울 수 없는 고운 이야기들, 서사정신을 구축하여 이번 시집 속에서 역력하게 빛을 내뿜는다.
- 김준태 (시인, 전 조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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