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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이 닮았다

발가락이 닮았다

: 김동인 단편선

[ 양장 ] 대한민국 스토리 DNA-25이동
김동인 | 새움 | 2020년 05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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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468g | 129*187*25mm
ISBN13 9791190473194
ISBN10 1190473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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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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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계를 보았다. 아직 다섯 시 십삼 분이다.
‘울 시간이 넉넉하지.’
이 생각을 할 때에 그는 참지 못하고 꼬꾸라져서 흘쿡 느끼기 시작하였다.
--- pp.22-23

“서울은 참 나쁜 뎁디다그려…….”
엘리자베스는 울기 시작하였다.
“자, 왜?”
“하?아!”
엘리자베스는 울음이 섞인 한숨을 쉬었다.
“아, 왜 그래?”
“아? 어찌할까요.”
“무엇을 어찌해. 자, 왜 그러느냐?”
“난 죽고 싶어요.”
--- p.59

그다음에 보인 것은 천장 서까래 틈에 친 거미줄들이다. 엘리자베스는 그 가운데 하나를 자세히 보았다. 그가 보고 있는 동안에 욍 하니 날아오던 파리가 한 마리 그 줄에 걸렸다. 거미줄은 잠깐 흔들리다가 멎고 어디 있댔는지 보이지 않던 거미가 한 마리 빨리 나와서 파리를 발로 움킨다. 파리는 깃을 벌리고 도망하려 애를 쓰기 시작하였다. 거미줄은 대단히 떨렸다. 그렇지만 조금 뒤에 파리는 죽었는지 거미줄의 흔들림은 멎고 거미 혼자서 발발 파리를 두고 돌아다닌다. 엘리자베스는 바르륵 떨면서 머리를 돌이켰다.
‘저 파리의 경우와…… 내 경우가, 어디가 다를까? 어디가……?’
--- pp.70-71

“이년! 사나이에게 그따윗 말버릇 어디서 배완!”
“에미네 때리는 건 어디서 배왔노! 못난둥이.”
--- p.104

선생님은 이제 제가 쓰는 일을 이해하여 주실는지요. 그것은 너무도 기괴한 일이라 저로서도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 송장을 타고 앉았습니다. 그리고 그 송장의 옷을 모두 찢어서 사면으로 내어던진 뒤에, 그 벌거벗은 송장을, (제 힘이라 생각되지 않는) 무서운 힘으로써 높이 쳐들어서, 저편으로 내어던졌습니다. 그런 뒤에는, 마치 고양이가 알을 가지고 놀듯, 다시 뛰어가서 그 송장을 들어서, 도로 이편으로 던졌습니다. 이렇게 몇 번을 하여 머리가 깨지고, 배가 터지고? 그 송장은 보기에도 참혹스러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송장을 다시 만질 곳이 없이 된 뒤에, 저는 그만 곤하여 그 자리에 앉아서 쉬려다가 갑자기 마음이 긴장되고 흥분되어서,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그날 밤에 된 것이 [피의 선율]이었습니다.
--- p.210

이리하여 저는 마침내 사람을 죽인다 하는 경우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죽을 때마다 한 개의 음악이 생겨났습니다. 그 뒤부터 제가 지은 그 모든 것은 모두 다 한 사람씩의 생명을 대표하는 것이었습니다.
--- p.212

세상은 자기에게 아내를 주지 않는다. 보면 한 마리의 곤충 한 마리의 날짐승도 각기 짝을 찾아 즐기고 짝을 찾아 좋아하거늘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짝 없이 오십 년을 보냈다 하는 데 대한 분만이 일어났다.
--- p.255

즉 연애는 문학이요 문학은 연애요. 그것은 다시 말하자면 인생 전체였다.
‘인생의 연애는 예술이요, 남녀 간의 예술은 연애니라.’
스스로 창작한 이 금언을 수신책 첫 페이지에 조선글로 커다랗게 써두었다. --- p.311

“난 귀선해서도 시집은 안 가겠수. 사내라는 건 도대체 한 달만 가까이 지내면 벌써 부려 먹으려 덤벼드는 걸 시집까지 가주면 영 종 노릇하게.”
--- p.339

운명의 힘은 막을 수 없다.
--- 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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