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

푸른사상 시선-124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12
정가
9,000
판매가
8,550 (5%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62쪽 | 240g | 128*205*10mm
ISBN13 9791130816722
ISBN10 113081672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가지 않으면 길이 생기지 않는다.
5월 14일, 16명이 먼 곳에서 전남대까지 왔는데,
장학사와 교장과 교감이 정문 봉쇄로 길을 막았다.
나는 기어이 광주·전남 지역 노조 발기인 대회장으로 갔다.

5월 28일, 아침 7시경 대절 버스가 목포에서 떠났다.
오후 1시에 전교조 결성대회가 개최될 한양대를 향해서.
결성대회를 원천 봉쇄할 거라는 뉴스를 들었기에,
더욱 한양대로 가야 한다는 심정이 절실해서.
일로에서 전경이 10시를 넘길 때까지 길을 막아
광주 진입로에서도 길을 막아 12시를 훨씬 넘겨버렸다.
전남대 중앙도서관 앞 잔디밭에서 결성대회를 가졌다.
가야 하는데, “만세! 결성됐어!” 소리가 났다.
돌아가는 길에서 나는 뇌리에 ‘속보’라는 말을 새겨냈다.

6월 9일 김성진 등 전날 식당에 모였던 선생들은 모두
8시가 아직 안 된 이른 시각에 현관 앞에 도착했다.
결의를 굳히기 위해서,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
곧 윤보현 선생이 교장실로 들어갔다.
교직원노조 먼 곳 분회를 결성한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
점심시간이 되자 한 사람씩 조용히 4층 강당으로 갔다.
1시 20분경, 4층에서 교원노조가가 흘러나가기 시작했다.
흐르는 전주에 감흥이 일어나 나는 자리에서 빠져나갔다.
왼쪽으로 가, 팔을 흔들며 솟구치는 희열에 젖어
“살아 숨 쉬는 교육 교육민주화 위해 가자, …….”
대중에게 처음으로 노래를 선동하며 목소리를 쏟아냈다.
“교장으로서가 아닌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교직원노조
먼 곳 분회가 발전되기 바라는 바입니다만…….”이라고
아리송한 발언으로 우리들의 일에 끼어들어 왔는데……,
하루 뒤인 6월 10일에 전교조 전남지부가 결성되었다.

6월 17일 토요일, 학교 앞 삼거리에서 나왔을 때에,
1시 20분경에, 건너편 인도에 모여드는 선생들을,
그 20미터쯤 아래 전문대 쪽엔 차도의 전경을 보았다.
전문대가 목포지회 결성대회장인데.
밀고 밀리고, 어느 결엔지 내가 제1열에 서 있었다.
막기만 하던 전경이 교사들의 턱밑에 방패를 들이대고
뒤에서는 공권력을 무너뜨리려고 밀어붙이고,
견디다 못한 1열의 4인 스크럼이 풀어졌는데,
나는 방패에 오른쪽 손등을 찍혀버렸다.
피가 나고 등 뒤가 허전한데, 돌연 전경들이 내려갔다.
집회 예정 시간인 2시를 20분이나 지났는데.
교사들이 삼삼오오 흩어져서 집회장으로 가고 있었다.
전문대 정문 앞에서 ‘더불어’와 ‘자고협’ 소속
낯익은 학생들의 “전교조 사수!” 하는 외침이 흘렀다.

6월 19일 월요일 오전 휴게실에 있는 나에게
“지회 결성 상황으로 미루어보니까 단위 학교에도 탄압이
올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면 좋겠는가”
하고 가야 할 길을 김성진 선생이 물었다.
“일단 미술실로 거점을 잡읍시다.”
왜 그러느냐고 묻는 김 선생에게 설명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1층 교장실 다음다음 교실에서
일이 진행된다고 선생들이 쉽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 「속보, 나의 길 ― 존재함을 위하여」 중에서

요즘 나는 그저 아무렇게나 내버려지고 싶었을까
나에겐 해야 할 말과, 삶의 흔적이 많아져만 간다고
나를 말하고 싶은 마음이 자주 있었건만.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
문득 어느 날에 시간은 내게 이런 사연을 새겨
나를 청춘이 발하는 것으로 가 있게 했었는데.

그리하여 21세기에도 살아갈
빨간 장미를 품은 집시
나를 ‘삶’이라는 굴레로 스쳐갔었는데

요즘 나는 남아버린 창백한 얼굴
갈라진 나뭇가지 같은 다리를
내 삶의 흔적처럼 끄집어간다
---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그 얼굴 아래 한 거리에서, 빛을 그리워하는 마흔두 살,」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바뀐 세상과 바뀔 세상을 내다보며 앞서 걸어가야 한다고 재촉하는 욕망들 속에서 우리들의 이성과 감정도 무뎌져 그 시간을 잊은 지 오래다. 우리들의 뜨거웠던 가슴과 열정은 식었고, 민청학련, 남민전, 전교조도 이미 과거의 사건 속으로 희미한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시인에게는 폭압의 역사가 민낯으로 살아서, 시간과 공간과 사람들의 숨소리 하나까지도 버릴 수 없는 지금으로 있다. 온몸으로 새겨온 발걸음, 숨죽여 안으로 삭이고 녹여낸 그날들이 시 속에서 살아나고 있다.
박석준 시인이 이제야 우리들의 심장을 강렬하게 무겁고 아프게, 그러나 담담하게 우리들을 그 시간 안으로 데려가는 것은 시간의 체로 걸러내 언어로 빚을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 시인이 체화한 건조한 언어들과 담담한 어조의 사이를 지나다 보면 그 건조한 언어와 담담한 어조는 가슴을 찌르고 감정을 뒤흔드는 통증이 된다. 시인이 세세하게 그려놓은 사람과 사람들, 장면과 장면들은 몸이 기억하고 있는 역사, 절망과 분노를 견디며 삭이며 속으로 속으로만 울었을 통곡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인은 아프게 살아온 생의 처절한 고투를 감정의 폭로 없이 다만 켜켜이 쌓인 시간의 주름들과 함께 견고한 자세로 서 있을 뿐, 안으로 차올랐을 슬픔과 분노와 설움과 울음을 결코 꺼내놓지 않는다. 그것은 시인이 지켜온 정신의 엄숙함이며 숭고함이자 끝까지 지키고자 했을 순수다. 그 순수한 생의 정원 앞에 무슨 말을 덧붙인다는 것은, 그러므로 불경스러운 일이다.
- 이동순 (문학평론가·조선대 교수)

회원리뷰 (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8,55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