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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혼자지만, 혼밥이 좋아

난 혼자지만, 혼밥이 좋아

시보 시인선-0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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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152g | 128*205*8mm
ISBN13 9791190310017
ISBN10 119031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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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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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은 여전히 붉은 겨울일 테지요 삼월의 철길 위에 서서 가만가만 떨구는 나는 백일홍이 됩니다 나무전신주를 타고 당신의 소프라노가 출렁입니다 파 음계에 가깝고 시 음계와는 머언 먼, 이국의 땅 땅고와 신극이 갑판에서 나지막하게 미끄러집니다 새벽바다의 미열이 당신 귀에 닿을 때마다 늙은 플라타너스, 바람에 나부낍니다

당신은 살기 위해 노래를 부른다 하였소 당신은 죽기 위해 노래를 부른다 하였소 당신은 슬프지 않기 위해 흰수염고래의 노래를 듣는다 하였지요 비가 오는 가옥에 앉아 점점 백일홍을 닮아가는 당신의 오후를 기억해내고 있소 처음 마조하였던 어느 항구의 물결을 기억하는 중이오 푸르지도 뜨겁지도 않던 돌길을 돌아 나오며 대숲을 지나는 바람에게 당신의 안부를 물어보는 중이오 이미 오래 전에 흩어진, 당신의 이름은 무엇이오

수평선에 뜬 긴 별빛은 누구의 이름이오 갑판에 부서지는 저 햇살은 또한 누구의 죽음이오 급사가 달려와 주섬주섬 당신의 자리를 단정히 매만질 때 당신의 이름은 어디로 흘러가는 중이었나요 검은 정장과 흰수염을 한 늙은 고래는 지금, 어느 항구에 정박 중인가요 낡고 닳은 신여성의 옷깃만 깃발처럼 펄럭이오, 오늘밤 내내

뜻 모를 해변가
뜻 모를 플라타너스에

나와 당신의 이름을 깊이 새겨주오
--- 「흰수염고래의 찬가」 중에서

핏물처럼, 낙하하는
신음을 본다

(당신은 그것을 노을이라 했고, 절정이라고도 했다)

쓸 수 없는 것들과 이미 쓴 것들과 써질 입술이 포개어져 침대를 뒹굴었다

이 새벽에도 지지 않는
당신의 분홍 입술은

자작나무를 닮았다,

베어 물면, 물컹, 터지는
붉은 신음, 그 어디에도 없을

하얀 무덤 하얀 무덤

긴 통로를 지나,
웜홀과 두 개의 무덤은
행성 K098로 이어지는, 또 다른 流星

무너지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은,

당신의 갈비뼈는, 밤새
지문에도 닿지 않던 붉은 사막을 추억한다.

가르강튀아를 겨우 빠져나와, 제 홀로
별이 된, 나와 당신의

그, 붉은 가계도
--- 「붉은 날의 가계도」 중에서

당신의 방에선 늘 화약 냄새가 나곤 했다 202호 강의실에서 맡았던 화약 냄새가 지난가을 동인동 시영아파트 古木에서 맡았던 냄새와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한철 내내 수액 봉지를 달고 있던 당신의 냄새와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한 세기를 누군가의 뿌리로 살다가 어느 계절에 이르러 꽃, 또는 벼락 맞은 나무로 살다가 모월 모처에서 이름 하나 남기지 않고 쓸려 가던 당신을

흰 눈길에 검은 발자국을 그리며 당신의 어깨보다도 더 높이 쌓인 고독史를 리어카에 실어가던 당신을,

태초에 뼈도 없이 태어나 푸른 수맥으로만 살을 입혀 안으로 안으로 다져져 오히려 더 말랑말랑한 당신을,

엷은 잎맥을 타고 미처 당신을 짚어볼 겨를도 없이 (새벽은 밀물처럼 밀려오는 것이다) 바람이 되고만, 당신을

고목의 씨앗이 곧 발아될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있다
--- 「어떤 이름은 너무 아프다」 중에서

몰려 있는 것들은 죄다 구름이다

눈부신 것들은 뼈마디도 죄다 환하겠다
--- 「그해, 봄」 중에서

당신이 아침부터 와서는 소리 없이 갔다

첫, 눈
--- 「그해, 겨울」 중에서

또 겨울이 왔다 하얀 방에는 여전히 어둠이 안개처럼 스며 있다 주름진 손금에도 그 흔한 거미나 개미가 보이지 않는 흰 방이다 나는 흰 방 한가운데에 누워 너를 읽는다 아주 오래 전에 다녀갔던,

그리고 말없이 자박자박 써내려 갔던,

스무 날의 청춘일기가 떠올랐다 그 골목에는 지금의 나도 없고 지금의 너도 없다 봄이면 찾아오는 홍매화의 꽃봉오리와 참꽃의 수줍은 얼굴 뿐이다 골목은 내게는 너무 큰 산이고 골짜기이다 그곳은 마을사람들의 이름을 데려간 낯선 고향이기도 하다 한 계절 내내 그 이름들이 모두 참꽃으로 피어난 듯하다 깍지를 끼며 머리베개 했을 청년과 창문 옆에 누렇게 바랜 아비의 사진 한 장과 죽은 누이가 그토록 사랑했던 봄의 한 묶음이 꽃다발처럼 낡아가고 있다 저녁 강물처럼 듬성듬성 달빛을 받아내는 우물가에서 펑펑 울던 내 누이도 지금은 별이 되었겠지, 생각하며

너를 읽는다 1936년 어느 계절에서 건너와 2037년 어느 길로 달아나는, 이름을

하염없이, 돌아본다
--- 「그리하여 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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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자신의 살갗에 박힌 당신들의 흔적을 놓지 못한다. 가슴 한편에 그들을 새긴다. 당신들을 지우려고 애쓰지만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당신은 흩어지지 않는다. 한 계절이 흐르고 흘러도 당신은 여전히 내 곁에서 살아 숨 쉰다. 시간이 지나간다고 해서 아픔과 상처가 잊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조각은 죽을 때까지 우리들의 발목을 세게 움켜잡는다. 이 시집은 악력(握力)에 대한 변주곡이다.”
- 문종필 (문학평론가)
“우리는 어디서 흘러온 이름일까. 사람이 사라지면 그 이름은 어디로 가는가. 그가 사라진 곳에, ‘참꽃’ ‘긴 별빛’ ‘우주’로 나타나는 새 이름을 이토록 선명하게 알아볼 수 있을까. 깜빡깜빡 나타나 받아쓸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명찰’, ‘배꼽’에서 배꼽으로 이어지는 무거운 명사, 무서운 ‘가계’, 유전되는 이름, 이름의 무덤들. 그러므로 시집을 다 읽고 나면 제목은 수정된다. ‘어떤 이름’만 아픈 게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이름이 아프다.”
- 손미 (시인)
“눈을 떠보면 어느새 묘한 지점에 와 있었다. 정훈교의 시를 읽는다는 건, 물결을 따라 나도 모르게 어디론가 흘러가는 일과 흡사하다. 넓게 퍼져있는 슬픔, 숨쉬 듯 내뱉는 독백, 태생적으로 몸에 장착된 듯한 외로움, 유리 조각 같은 삶의 액면들. 이런 것들이 아주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의 서정에 올라타 그만의 물결을 따라 흘러가는 일은 따뜻하고 충만하다. 정훈교의 서정은 끝없는 물결이다. 읽는 내내 그를 따라 떠내려갔다.”
- 허연 (시인)
“현란한 이미지, 근원을 알 수없는 짙은 페이소스(pathos), 참신한 언어구사와 세계에 대한 세심한 반응, 새로움 등 매우 좋은 시집이었다. 이 시집의 탁월한 성취는 그간 정훈교 시인이 시와 삶에 대해 심도 깊게 고민하고 모색하고 사색한 것의 결과물인 것 같다.”
- 김용락 ((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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