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반지
십자가가 새겨진 / 낡디 낡은 반지
엄마는 당신의 종교처럼 / 그 반지를 30년을 넘게 끼셨다.
엄마의 손을 잡고 있을 때면 / 엄마의 체온과 함께 / 그 반지의 촉감이 느껴진곤 했다.
---「프롤로그」중에서

사랑하는 엄마에게
엄마~ 엄마 불러본 지, 얼굴 못 본 지 4년이나 지났어. 아직도 딸들이 친정엄마 부를 때면 길 가다 그 자리에서 펑펑 운다.
엄마 막내딸로 45년 살면서 너무나 큰사랑 받고 그 내리사랑으로 엄마 손주들 잘 키워냈어~ 다음 생이 있다면 내 사랑하는 딸로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어. 받은 사랑 엄마한테 두 배로 보답할게요. 사랑해 엄마!
엄마 막내딸 정애 올림.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중에서

엄마의 손가락을 3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지켜온 그 반지는 그날 이후로 내 손가락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내가 지구별 소풍을 마치는 날에 내 아이의 손가락을 지켜줄 것이다.

반지의 초상은 우리에게 하나쯤 갖고 있을 반지들을 촬영한 사진들이 모여있습니다. 그 반지들은 어찌보면 평범하며 보잘 것 없기도 하지만 한 개인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과 사연을 품고 있습니다.<br/><br/>금쪽같은 큰아들을 먼저 보내고 그 아들이 준 반지를 평생 가슴으로 품고 지내던 엄마의 이야기.<br/>자식들이 꾸준히 준 용돈으로 오히려 자식들을 위해 반지를 만들어 주신 부모의 이야기.<br/>할머니의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100년이 넘은 반지 이야기.<br/>만지기만 해도, 생각만 해도 의지가 되고 힘이 나는 엄마가 느껴지는 반지 이야기.<br/>...<br/>...<br/><br/>반지의 초상에는 많은 반지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작가는 반지가 품고 있을 시간과 사연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불꺼진 암실에서 작은 불빛만을 이용해 촬영하는 기법인 라이트 페인팅을 이용해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또한 이야기가 품고 있는 감성을 살리고자 한지의 부드러운 질감을 살려 사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