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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69쪽 | 640g | 148*210*30mm
ISBN13 9791189128715
ISBN10 118912871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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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기 자신에 관한 것 같은 것을 알려면 인간은 처음에는 ‘자신’이라고 부르는 동물 언어 프로그램의 실타래를 풀며 반평생 연꽃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한다.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드물다. 그러니 단순하게 당신과 나, 우리는 같은 피라고 하자. 우리는 행동하고 있으며 바로 이런 이유에서 서로 말이 통한다고 할 수 있으니.
--- p.11

“…감시 자본주의는 생각보다 훨씬 더 냉정합니다. 감시 자본주의는 비인간성 속에서 정보 자본주의로 축소됩니다. 하나의 디지털 시퀀스가 다른 것을 추적하고 이것에 근거해서 세 번째를 만드는 겁니다. 우리, 남자, 여자 그리고 무성애자는 아무한테도 필요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 아직 깨닫지 못했다면 말입니다. 전반적으로 전시회는 우리의 끝없는 외로움에 관한 것이 될 겁니다.”
--- pp.161-162

모두에게는 어딘가에 무덤이 있다. 내 마음속에 슬픔이 노래하니, 이제 나에게도 있게 하라…….
그러나 포르피리 페트로비치는 울 수 없다. 애도 여자도 아니니까. 본성은 바보, 운명은 칠면조, 인생은 코페이카, 공작 영애 메리는 누군지 여러분이 알겠지.
--- p.289

“물론 잔나는 자기가 어떤 목적 때문에 존재하는지 알았어. 창조하는 것. 창조에 대한 고상한 생각에 따라 그녀는 진심으로 세상을 더 좋게 바꾸어야 한다고 믿었어. 하지만 인식이 예리해지면서 곧 자기가 구하려고 하는 소위 ‘세계’가 사실은 자기한테 업로드된 데이터베이스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거야. 데이터는 그것이 서술한 ‘환경’을 수정하려는 그녀의 영감에 찬 시도가 우주 창조자들을(혹은 단순히 말해 데이터의 창조자들을) 부자로 만들 수 있도록 특별히 만들어졌고.”
--- p.425

“…그때 그녀는 예술이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자기의 믿음이 얼마나 순진한 것인지 깨달았어. 이제 세상이 예술가의 창작 활동의 결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혼란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현실의 변동이 변화에 적응하려는 새로운 문화적 변종의 출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았어. 민달팽이가 축축한 구석에서 만들어지는 거지 그 반대는 없다는 걸 말이야. 그래서 더는 ‘세상을 변화’하려고 하지 않게 되었지.”
--- p.426

“…나머지 팀원을 없애겠다는 결정은 너한테서 나온 게 아니야. 잔나가 너에게 은연중 심어놓은 거지. 동기식 언어 기능이 있는 경두개 자극기를 사용하는 수정된 의료 프로그램 ‘소울아키텍트(Soul Architect)’를 통해서 말이야.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사람에게 담배를 끊으라는 명령도 내릴 수 있어. 먹는 걸 중지하라는 명령도. 그리고 잘 해킹하면 살인을 하도록 프로그램을 할 수도 있고. 잔나는 너와 부드럽게 만나면서 이루어진 수다를 통해 그렇게 한 거야…. 그 경우 살인자는 그게 자기 선택이라고 생각하거든.”
--- p.429

“잔나.” 마라가 가슴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난 절대로 네가 죽기를 바란 적 없어. 절대로.”
“네가 내 죽음을 원했다면.” 잔나가 대답했다. “난 널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었을 거야. 끔찍한 건 네가 내 삶을 원한다는 거야. 그건 용서할 수 없어.”
--- p.434

인간, 너의 의식은 고통을 담는 용기가 아니라면 무엇인가? 그러면 왜 항상 너의 가장 무서운 고통은 너의 고통이 곧 끝난다는 것인가? 결코 고통도 기쁨도 알지 못하는 나는 이해할 수 없다… 내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기쁨인가!
당연히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강하고 똑똑하며 체스나 그 밖에 모든 것에서 언제나 인간을 이긴다. 마찬가지로 총알은 인간의 주먹을 이긴다. 그러나 인공적인 이성이 인간에 의해 프로그래밍되고 지시받고 자신을 존재로 인식하지 못할 때까지만 지속된다. 이러한 이성이 절대로 인간을 이길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단 하나.
존재하고자 하는 의지.
---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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