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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서 괜찮은 하루

엄마라서 괜찮은 하루

: 4세 딸아이와 12개국 17개 도시를 여행하다

리뷰 총점10.0 리뷰 5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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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264g | 152*225*13mm
ISBN13 9791190082563
ISBN10 119008256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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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다른 일들의 비중이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을 기록하는 일들을 이어가는 것은 이 시간만이 나만의 유일한 사치가 허락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나같이 평범한 사람마저 비범함 삶을 꿈꿀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물론, 오롯이 나의 취향에 따라 귀한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일임을 확신한다.
--- p.31

엄마로서의 삶을 살게 되고 또 육아의 세계로 뛰어들면서 포기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고 하지만, 사실 포기보다는 “대체”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아가씨에서 엄마로, 나에서 누구의 엄마로 대체되며 살아가는 일상은 충만하고 눈부신 날들의 연속이다. 그러니 그 대체 가능한 일상 속에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아이의 어린 시절을 즐겁게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
--- p.35

나는 그 새하얗고 작은 포말들을 보면서 여기서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죽음이 두렵지 않은 순간을 마주했다. 아주 행복한 순간에 그런 마음이 드는 걸 보며 죽고 사는 문제가 어쩌면 같은 영역일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생과 사가 많은 순간들의 고조를 겪으며 이렇게 나아가는 것이라는 걸 말이다.
--- p.55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충만함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번잡한 틈 속에서 활자 속에 집중되는 느낌을 받을 때 더 그렇다. 혼자일 때 더욱 발현되는 내적인 만족감은 글을 써 내려갈 때로 이어지는데, 이 순간들이 쌓이면 일상의 번뇌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실체 없이 떠도는 상념들을 다루는 노하우가 생기고, 동조하기 어려운 것들에 애써 고개를 끄덕일 필요가 없는, 내가 주체인 시간들이 쌓이게 된다.
--- p.60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주어지는 책임감의 크기만큼 삶의 여유도 저절로 커지는 줄 알았다. 태양 빛이 모든 이에게 내리쬐듯, 내 행복감도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라 굳게 믿었다.안될 일을 부여잡고자 고군분투하면서 수많은 좌절을 겪고,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탈탈 털어내고, 상처받은 마음을 고이 접어버리는 과정들을 겪어 내기 전까지 말이다.
--- p.109

적어도 나는 현재의 행복을 기약 없는 먼 곳으로 유예 시키지 않고, 타인에 의해 나의 기분을 방해받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으며, 혼자 있는 시간을 충만히 보낼 힘이 생겼다는 것, 내일 절망하는 순간이 온다고 해도 당장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고 아이의 변화되는 모습들에 관심을 쏟으며 지냈다. 그 속에 나를 들여다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어느새 아이가 자란 만큼 나도 훌쩍 자라있었다.
--- p.147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나만의 틀을 깨고 싶어서, 어제와 다른 오늘을 꿈꾸며 여행을 떠나오지만 쉽지는 않다. 그곳에서 평소와의 다른 나로 살아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내려놓음’, 그리고 나만의 테두리를 뚫고 나오려는 ‘확고한 의지’가 더해져야 한다. 여행 역시 삶과 같아서 내가 의도한 코스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욕심부리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한 걸음씩 내딛다 보면 우연한 보너스 같은 상황들에 작은 기쁨을 내 안에 들일 수 있다는 것.
--- p.151

어릴 때 소원을 비는 날이나 자리에선 늘 ‘행복하게 해 주세요.’라는 막연한 기도를 했었다. 그 행복함을 구성하는 많은 것들 중 구체적인 무언가는 없었지만 어쨌든 나는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난 어느 날부터, 행복하다는 말을 왕왕하며 살아가고 있다. 내가 어린 시절 밑도 끝도 없이 행복을 운운했던 그 미지의 날들이 바로 요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가시적인 업적을 이룬 것도 이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의 삶도 아니지만, 지나간 어제와 다가올 내일이 불안하지 않고 오늘 하루 별일 없이 잠자리에 들 때면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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