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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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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원고

: 논픽션 대가 존 맥피, 글쓰기의 과정에 대하여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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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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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06월 04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72.73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5.4만자, 약 4.7만 단어, A4 약 97쪽?
ISBN13 9788967357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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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맥피의 글은 우울하지도 으스스하지도 슬프지도 패배주의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생명으로 가득 차 있다. 그에게 배움이란 세계가 사라져버리기 전에 그것을 사랑하고 음미하는 방식이다. 존 맥피의 장대한 우주론에서는 지구상의 모든 사실이―그 모든 지역, 생물, 시대가―서로 맞닿아 있다. 그것의 없음과 있음이. 물고기, 트럭, 원자, 곰, 위스키, 풀, 암석, 라크로스, 선사시대의 기묘한 석화, 손주들, 그리고 판게아가.
---「존 맥피의 정신」중에서

[뉴요커]에서 16년간 내 편집자였던 로버트 빙엄은 아주 선명한, 말할 것도 없이 빼어난 콧수염을 자랑했다. 초기에 쓴 어떤 글에서 나는 누군가를 묘사하며 그가 ‘진실한sincere’ 콧수염을 가졌다고 쓴 적이 있다. 과연 내 바람대로, 이 표현은 빙엄이 원고를 들고 자기 사무실에서 나와 복도를 걸어서 내 사무실까지 행차하게 만들었다. 진실한 콧수염이라, 미스터 맥피, 진실한 콧수염? 이게 무슨 뜻이죠? 그럼 내가 진실되지 못한 콧수염도 있다는 암시라도 주고 있었던 건가요? 나는 이보다 더 명확한 표현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콧수염은 성공적으로 지면에 안착했고 이로써 나는 [뉴요커]의 논픽션 콧수염 전문가로 자리 잡은 듯한 기분이었다.

이후로 ‘허튼수작이 먹히지 않는 콧수염’을 가진 사람, ‘자이로스코프 콧수염’을 가진 오대호의 선장, ‘산림조사관의 정직한 콧수염’을 가진 북부의 산사람 등이 출현했다. 메인주의 한 가정의학과 의사는 ‘진통 효과가 있는 콧수염’을, 또 다른 의사는 ‘환자를 진정시키는 콧수염’을, 또 다른 의사는 ‘입꼬리 너머로 반듯이 펼쳐져 있으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 어떤 예후도 암시하지 않는, 의학적으로 생긴’ 콧수염을 가지고 있었다. 글쓰기도 최소한 100만 년에 한 번은 재미있어야 하는 법이다.
---「참조 틀」중에서

모든 오류는 영원하다. 세라가 저널리즘 스쿨의 학생들에게 말한 대로, 일단 지면에 실린 오류는 “도서관에서 계속 살아가며 정성스레 목록화되고, 꼼꼼하게 색인화되고 (…) 실리콘칩으로 변환되어 대대로 연구자들을 현혹할 것이다. 이 모든 연구자가 최초의 오류에 의지하여 새로운 오류를 거듭거듭 생산함으로써 오류의 기하급수적 폭발이 빚어질 것이다”. 팩트체커는 이 건널목의 초입에 칼을 빼 들고 서 있다.
---「체크포인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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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글 쓰는 사람에게 가장 외롭고 무력한 장소는 ‘빈 문서’ 앞일 것이다. 그럴 때 난 글쓰기 책을 뒤적인다. 비법이 있어서가 아니라 비법이 소용없음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다. 원래 글이란 거친 초고를 고치고 고치며 나아지는 것이지 단번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면, 꾀부리던 마음을 다잡고 첫 문장을 쓰게 된다. 연륜 있는 논픽션 작가가 쓴 책의 제목이 『네 번째 원고』인 이유다. 이 책은 “없는 걸 지어내는 게 아니라 가진 걸 최대한 활용”하는 창의적 논픽션의 꼼꼼한 안내서다. 어떻게 모으고 무엇을 버리고 어디서 끝낼까? 초고의 불행에 주저앉지 않고 ‘네 번째 원고’를 고집스럽게 써내며, 우리는 작가가 되고 마침내 이야기의 핵에 가닿는다.
- 은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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