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회복적 생활교육은 회복적 정의의 방향성 위에 올려 진 생활교육의 형태이다. 정의와 평화의 이야기가 생활의 줄기와 교육의 지평위에서 만나 삶에 대한 온전함을 이야기한다. 그곳에서 한 사람의 존엄과 가치를 발견하고 가장 기본적인 삶에 대한 욕구와 필요를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연결하고 조율하는 방식을 배운다. 공동체의 연합이 가지는 지혜가 마을과 학교의 성장이 되고 평화로운 관계망으로 확장된다.

ㆍ회복적 생활교육의 지경(地境)은 우리 사회의 평화적 하부구조를 세우는 동기가 된다. 교실에서 한 아이를 대하는 방식은 세상을 바꾸는 '평화구축'(peacebuilding)의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사는 ‘평화세움’의 현장에 서 있는 사람들이며, 교실은 우리 사회에서 공동체의 모형을 배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ㆍ《회복적 생활교육 학급운영 가이드북》은 회복적 생활교육을 토대로 학급운영을 시도하는 교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 생활교육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학급운영은 특성상 생활교육의 연속적인 흐름을 지닌다. 몇 해에 걸쳐 진행된 교사 연구모임과 학급운영 코칭 프로그램은 그 연속적인 회복적 생활교육의 흐름을 잡아가는 기회였다. 회복의 여정을 함께 한 선생님들은 좌충우돌하며 혼선을 겪기도 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본질을 놓치기도 했다. 여전히 응보적인 학교 현장에서 의구심을 갖는 동료교사들의 따가운 시선을 토로하는 일도 많았다. 회복적 생활교육을 실천하는 현장은 그렇게 만만찮은 어려움을 동반하고 있었다. 그러나 ‘크리킨디 이야기’가 일러주듯 작은 물방울은 아이의 마음의 샘이 되었고, 눈에 보이는 변화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 책은 바로 함께 한 교사들이 머금고 온 작은 물방울들의 결합체인 셈이다.

ㆍ《회복적 생활교육 학급운영 가이드북》이 매뉴얼 북으로서의 기능을 넘어서서 교실 현장에서 회복적 정의의 패러다임을 적용해 나가고자 하는 선생님들의 ‘안전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 몇 가지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으로 회복적 생활교육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속적인 과정으로서 교사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가 필요하고, 학생들과의 만남에서 회복적 방향을 탐색하는 여정이 절대적이다. 그 길에서 만나는 ‘동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감사하겠다.

ㆍ 가이드북을 활용하기 전에 기억해야 할 부분이 있다.

1. 프로그램을 펼치기 전에 앞 챕터의 회복적 생활교육에 관한 내용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학급운영 코칭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 하는 것들 중에 하나는 ‘아이들을 프로그램으로 대상화 하지 말라’는 말이었다. 회복적 생활교육은 회복적 정의의 패러다임 위에 서 있는 흐름임을 기억해야 한다.

2. 이 책에서 말하는 프로그램은 회복적 생활교육을 실천하는 데에 유용하게 사용되었던 ‘도구와 장치들’이다. 다양한 놀이와 연극적 기법, 액션 메소드에 관한 내용을 개인적으로 조금 더 연구한다면 교실과 연결할 수 있는 요소가 더 풍성해 질 것이다.

3. 회복적 생활교육은 즉각적인 통제를 위한 수단이나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 지속적 과정이며 공동체가 세워지는 ‘보이지 않는 커리큘럼’이다. 몇 가지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열매를 보려 하지 말고 방향을 가지고 지속해 나가야 한다.

4. 혼자 실천하는 것보다는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서로에게 지지와 격려가 일어나고 배움이 있는 연구모임에 참여하거나, 몇 분의 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진행해 나갈 수 있다면 생활교육의 흐름을 지속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회복적 생활교육은 ‘회복적 정의’ 패러다임 위에 세워진 생활교육 방식이다. ‘존중과 책임’, ‘관계’라는 핵심 가치 위에 생활교육의 교육적 기초를 놓고 정의의 줄기로 성장하여 공동체의 열매를 맺는다. 그래서 회복적 생활교육의 가치로 교육한다고 했을 때는 ‘회복적 정의’의 과정이 열매 맺는 삶의 온전함에 교육적 목표와 근거를 두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온전함을 이루는 길은 존중과 책임과 관계의 요소가 공동체와 융합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교육적 가치로 생성될 때에 가능하다.” <br/><br/>■ 책 소개 <br/><br/>회복적 학급 운영에 관한 현장 보고서 <br/>평화로운 학급 공동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br/><br/>한국평화교육훈련원(KOPI)에서 2년 간 실천한 교사 연구모임과 학급운영 담임코칭 프로그램을 한 권의 ‘플래너’로 담았다. 새 학기부터 진행할 회복적 생활교육 활동 프로그램과 핵심 가치들, 교실의 평화적 하부구조 만들기, 다양한 평화감수성 훈련, 갈등과 문제해결 프로세스 등으로 구성되었다. [회복적 생활교육 학급운영 가이드북]은 회복적 학급 운영에 관한 맞춤형 길잡이가 될 것이다. <br/><br/>-닫는 글에서- <br/><br/>회복적 생활교육은 새로운 공동체의 모형을 배우는 한 사람의 성장 과정과도 같다. 개인의 욕구와 필요에 의한 삶에서 시작하여 타인과 관계를 맺고 연결된다는 것의 의미를 알아가는 온전함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관계망 속에서 공동체를 탐색하고 참 자아를 발견하는 작업이 회복적 생활교육에서 이루어진다. <br/><br/>온전함을 추구하는 관계 안에서 공동체는 타인을 공감하고 포용하는 것으로서 안전한 공간이 되고 치유와 회복의 시선들이 삶의 줄기를 이룬다. 회복적 생활교육이 단선적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것은 그 줄기와 목표를 평화로운 공동체와 개인의 발견, 연결, 온전함에 두고 통전적인 흐름을 살아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는 수많은 구조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공동체의 모형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거나 회복적 줄기로 평화의 여정을 탐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부여한다. 회복적 생활교육은 학교 공간을 새로운 교육의 지표로 안내하고 평화적인 만남으로 채우는 창의적인 학습과정이다. ‘힘’의 흐름이 권력이 되는 공간에서 평화로운 관계가 새로운 ‘문화’와 ‘압력’이 되어가는 여정은 교사와 학생들 모두에게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창조적 교육행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