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러면 다음과 같이 법인을 만들어 보자. 당신이 형과 함께 1억 원씩 투자해서 사업 밑천을 마련하여 목 좋은 곳에 점포를 임대하고, 닭 튀기는 기계를 구입한 뒤, 닭, 맥주, 소스, 식용유 등 원료의 공급업체를 확보한 다음 2명을 채용해서 0000년 1월 1일부터 맛나치킨㈜을 시작했다. … 사업을 하려면 밑천이 있어야 한다. 맛나치킨㈜의 사업 밑천은 자신이 낸 1억에다 형의 1억을 더해 2억이다. 이 돈을 자본금이라 한다. 반면에 사업이 잘되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빌린 돈 1억도 사업 밑천으로 볼 수 있지만 자신의 돈이 아니다. 이렇게 빌려서 사업에 활용하는 돈은 부채라고 한다.
여기서 형과 내가 투입한 돈과 은행이 투입한 돈은 같은 돈이나 성격은 다르다. 형과 내가 돈을 투입한 자본금은 맛나치킨㈜이란 회사의 소유 권한 50%씩 나눠 갖는 것을 의미하는 돈이다. 이 돈에 대해서는 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 반면, 은행이 투입한 돈에 대해서는 맛나치킨㈜이 돈을 벌든 말든 그 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이때 형과 나는 ‘주주’라 하고, 은행은 ‘채권자’라 한다. 주주(株主)는 회사(株)의 주(主)인이라는 의미고 형과 나는 맛나치킨㈜의 50%씩 주인이 된다. 반면 은행은 1억이나 투입했지만 회사 주인은 아니고 채권자라 한다. 채권자(債權者)는 돈을 꿔 주고 그 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반면, 맛나치킨㈜은 그 은행의 돈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債務者)가 된다.
맛나치킨㈜은 ‘법인명’이 되고, 채용한 2명은 근로자, 직원 등의 명칭이 있지만 상법상으로는 ‘종업원’이라 한다. 그러면 나는 맛나치킨㈜의 사장일까, 대표이사일까? 법인은 법으로 만든 사람이므로 반드시 그 법인을 대표하는 생물적인 사람이 법원에 등록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법인의 ‘대표이사’가 된다.
--- p.13-14
맛나치킨㈜이 10명 규모의 조직이라면 10명이 함께 만들고 홍보하고 배달한다고 생각하면 우왕좌왕하게 될 것이 뻔하다. 여러분이 맛나치킨㈜ 사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3명쯤에게는 닭을 튀기는 일만 맡기고, 2명에게는 매장 손님 관리, 2명은 배달, 2명은 영업을 위해 바깥에 전단지를 부착하고 주문을 받으러 다니게 하고, 자신은 수납을 담당하면서 직원 채용과 급여 그리고 구매 업무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는 생산팀, 영업팀, 유통팀, 관리팀 등을 염두에 두고 일을 나눈 것이다. 이렇게 일의 기능에 따라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을 기능식 조직이라 한다.
이렇게 기능별로 나누어 조직을 운영하는 가운데 사업 내용도 복잡해지고 인원도 더 많아졌다고 생각해 보자. 가령 맛나치킨㈜에서 치킨 요리뿐 아니라 오리 요리와 꿩 요리도 취급하게 되고, 이제 서울 지역에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 각지로 공급하게 되어 회사 인원이 500명 규모로 증가하였다고 가정해서 기능식 조직을 그려 보자. 조직은 부 조직으로 나뉘고 그 아래 팀 조직이 생겼다. 팀 조직에서 제품(닭, 오리, 꿩)과 지역(서울, 지방)을 적당하게 나눠 업무를 분담케 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조직을 운영했을 때 어떤 장단점을 있을까?
--- p.92-93
전략이라는 말이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개인의 삶을 비롯하여 우리들이 소속한 사회로부터 끊임없이 전략적인 행동을 요구받는다. 우리들의 시간과 자원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축구 게임의 예를 들어 보자. 축구 게임에서 보면 실력으로 봐서는 턱도 없는 팀이 의외의 승리를 얻는 경우를 보면서 감독의 전략이 좋았다는 평을 한다. 상대하는 팀마다 모두 같은 전략과 전술로는 이길 수 없다. 또, 어떤 경우는 더 중요한 게임을 위해 잘하는 선수를 쉬게 할 수도 있다. 이런 것이 전략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무한하다면 모든 분야에 상대보다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여 경영하면 되겠지만 그런 회사는 없다. 그리고 자원만 많다고 해서 시장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경영전략은 수준에 따라 기업전략, 사업전략, 기능전략 세 가지 차원의 전략으로 나눌 수 있다. 기업 차원의 경영전략이 좁은 의미의 경영전략이다. 맛나치킨㈜ 기업 차원에서 어떤 사업에 진출하고 어떤 시장을 공략할지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기업전략이다. 다음에 말하는 사업전략과 기능전략은 넓은 의미의 경영전략에 포함된다. 맛나치킨㈜ 사업부 차원에서 그 사업부가 취급하는 제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세우는 전략이고, 기능전략은 생산·마케팅·유통 등 각 기능별로 세우는 전략이다.
--- p.163-164
적어도 이제부터는 실생활에 마주하는 경영학 용어들은 생소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는 제법 아는 척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서서히 경영 관련 뉴스들이 내 손안에 잡힌다는 느낌이 올 것이라 믿는다. 게다가 이제 경영학 각론에 해당하는 각종 이론서에 손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여러분들이 직장에서 전문적 경영 지식이 필요한 특정 부서, 예를 들어 회계부서나 브랜드 관리부서와 같은 곳에서 근무할 것이 아니라면 조직 생활을 하는 데는 전혀 문제없을 뿐 아니라 제법 경영학 이론 체계를 갖춘 사람으로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드린다. 독자분의 경영학 입문을 축하드리며…
--- p.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