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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딨지?

우리는 어딨지?

[ 양장 ] 푸른사상 청소년시집-0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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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2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134*214*11mm
ISBN13 9791130816838
ISBN10 1130816834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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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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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2

너희들 모두 대학 갈 수 있어
이 악물고 공부하면 돼
‘대학 가서 미팅할래, 공장 가서 미싱할래?’

하면 안 되는 일이 없어
게으르고 꿈이 없는 놈들이 다 가난뱅이로 사는 거야
올 1년만 고생해
죽기 살기로 하면 원하는 대학에 다 갈 수 있어
‘10분 더 공부하면 마누라도 바뀐다’
알았어?

그런데 이상하다
왜 나에게는 죽으면 모두 천국 갈 수 있다는 말처럼 들리지?

공장에 가서 미싱공이 돼도 좋고
마누라가 안 바뀌어도 좋으니
제발 내 식대로 살게 내버려두면 안 되나?


꼰대

수행 평가 시간에 3분 말하기가 있었어
도경이는 편 가르는 언어를 버리자고 말했어

꼰대라는 말이 흐르는 물을 막는다고
세대와 세대 사이 장벽을 쌓는다고

자기만이 옳다고 주장하거나
묻지도 않는 걸 자꾸 가르치거나
남이 틀린 건 반드시 지적하거나

꼰대의 민낯도 있지만
그렇다고 꼰대로 매도하여 돌아서면 안 된다고
오래된 것은 무조건 틀렸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도경이는 말했지
흐르는 물은 흘러야 한다고
그래야 대지가 숨을 쉬고
먼 곳에서 흘러온 저녁의 랩소디도 들을 수 있다고


왕따 만세

나는 왕따야

점심도 혼자 먹고
매점도 혼자 가
너희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늘 다른 데를 바라보는 괴물이야

너희는 나를 외계인 취급하지
선생님도 나를 문제아 취급하지
사회성도 부족하고
교우 관계도 원만하지 못한
요주의 인물로 바라보지

나는 왕따야
하지만 외롭지 않아
두렵지도 않아
매일 혼자 집에 가도
혼자가 아니야

이어폰 귀에 꽂고
너희와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어
이곳에 없는 생각들이 나와 함께 걸어가고 있어

그런데 알고 있니?
사실은 너희가 왕따라는 걸
미안해
내가 너희를 왕따로 만들어서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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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지 마! 넌 옳고 자유로워.”
따듯한 선생님의 애정 어린 응원

홍일표의 청소년 시를 읽자면 통쾌하다. 후련하다. 속 시원하다. 그리고 때론 민낯의 너와 나를 다 보여 줘서 불편하다. 아프다. 시인은 마치 아이들 마음속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다. 다 읽고 나니 꼰대 같은, 아니 꼰대인 선생으로, 어른으로 부끄럽다. 미안하다. 학생도 선생도 자신을 정면으로 직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만 이 시를 읽기 바란다. 홍일표의 시집 『우리는 어딨지?』를 나를, 우리를 찾아가는 작은 나침반으로 비유하고 싶다. 청소년의 현실과 정체성의 변화 그리고 청소년의 눈높이를 가늠하지 못하는 작금의 시와는 다른 지점에 홍일표의 청소년 시가 있다.
- 복효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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