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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났더니 2

자고 일어났더니 2

가연 장르소설집-15이동
서경 | 가연 | 2020년 07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6.7 리뷰 3건 | 판매지수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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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84g | 148*210*18mm
ISBN13 9788968970702
ISBN10 89689707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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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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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깬 진주는 눈을 비볐다. 온몸이 어디에 맞은 것처럼 아팠다. 그녀는 얇은 이불로 제 몸을 칭칭 감았다. 오슬오슬 몸이 떨릴 정도로 추웠다. 금방이라도 토할 것처럼 속이 울렁거려 그녀는 머리를 부여잡고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여기가 어디야? 눈에 뵈는 게 있어야지.

집인가? 그녀는 떠오르지 않는 기억을 잡아보려 인상을 썼지만 떠오르는 건 유인호 자식밖에 없었다.
“우웩-!”
어제 먹은 게 올라올 거 같아 그녀는 손바닥으로 입을 부여잡았다.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주변이 흐리멍덩하게 보여 분간이 되지 않았다.
“여기, 안경.”
“……어. 고마워. 우욱.”
진주는 안경을 받아 들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욕실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뛰었다. 변기를 부여잡고 있길 한참. 속이 좀 시원해졌다 싶었을 때 그녀는 욕실 안에서 거울을 봤다.
“으아악!”

눈은 부어 있고, 머리카락은 귀신처럼 산발이었다. 더 문제는 그녀의 턱선과 목에 자리한 자국이었다. 그녀는 슬며시 그 와중에도 악착같이 챙겨온 이불을 활짝 열어 거울 속 제 몸을 봤다. 그녀는 악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입을 벌렸다. 목에서 가슴, 그 아래까지 누군가의 흔적이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 그 누군가가 어떤 인간일지 모른다는 게 함정이었다.
“아악-!”

진짜, 홍진주. 너 맛탱이가 갔구나. 아무리 유인호 때문에 열받았어도 이건 아니잖아! 그녀는 손바닥으로 머리를 짚으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때, 익숙한 욕실 구조가 머릿속에 인식되었다.
여긴…… 김재훈 집인데. 하연과 태주, 우리 팀이 만나면 여기서 곧잘 술을 마셨다. 욕실도 자주 사용하고. 여기서 자주 때 빼고 광을 냈는데…… 왜 내가? 아무리 더듬어 봐도 어제 술을 마실 때 김재훈은 없었다. 유치원 다니는 어린이부터 손녀 손자들을 돌보는 어르신들까지. 김재훈을 모르면 간첩이란 소리가 있을 정도로 그는 유명한 배우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섹시한 배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위 안에 들었다고 했고, 대륙의 남자라 그를 위해 전용기까지 중국에서 보낸다고 했었다. 걸어 다니는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 남자가 바로 제 14년 지기 친구였다.

그런데…… 왜, 내가 이런 모습으로 친구 집에? 왜? 그녀는 벌컥 욕실 문을 열고 나갔다. 안경을 끼고 본 실내는 김재훈의 집이 맞았다. 대궐처럼 넓은 김재훈의 집! 그녀는 눈을 휙휙 돌리다가 침대에서 시트로 하반신을 가리고 있는 김재훈과 눈이 딱 마주쳤다.
“김, 김, 김재훈…… 우리 설마…… 그럴 리가.”
상반신 근육을 눈으로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그녀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아니, 해가 서쪽에서 뜨지 않고서야. 눈에 흙이 들어가지 않고서야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유인호를 잃은 것보다 친구 김재훈을 잃은 게 더 클 정도로 제게 소중한 녀석인데…….
“진주야.”
“어.”
“잘 잤어?”

진주는 울상을 지으며 이건 꿈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네가 감히 누굴 덮쳐! 줘도 먹지 말아야지! 김재훈이 다 벗고 있어도 눈을 돌렸어야지! 미쳤어, 미쳤어! 모른 척해야지. 어쩌면 서로의 몸에 손과 입술만 댔을지도 몰라. 아직 다리 사이까지 공유하지 않았을 거야. 아니야, 아닐 거야.
“그, 그럼. 어제 일이 기억도 안 나…… 잠깐 스톱. 일어나지 마.”

그녀는 몸을 일으키려는 그를 막았다. 스르르 이불이 흘러내려 그의 배꼽 아래가 언뜻 보였다. 탄탄한 가슴 근육과 초콜릿 복근은 그가 벗었다 하면 시청률을 고공 행진하게 하였고, 다음 날 기사와 포털 사이트에 ‘김재훈 복근’, ‘김재훈 몸매’ 등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앞다투게 했다. 그렇지만 직접 보는 건…… 너무 야했다.
---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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