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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향기로워도

꽃은 향기로워도

: ‘김만리’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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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368g | 140*210*20mm
ISBN13 9791196238742
ISBN10 11962387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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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담(武勇談) 같은 무용담(舞踊談)]

저자의 외할아버지는 피리의 명인, 큰이모 김록주는 정노식의 「조선창극사」에 언급된 명인 중의 명인, 어머니 김홍주 역시 가무악에 능통했다. 불세출의 명인가문이 아닌가. 2011년 한국공연 추진을 부탁하셨다. 그러나 김만리 선생이 이끄는 극단은 중증장애인 극단이었다. 도저히 자신이 없어 단호히 손을 저었는데, 선생의 힘없는 손이 담쟁이 넝쿨처럼 나를 꽉 부여잡았다. 결국 걸려들었는데 ‘도대체 왜 엮였을까’ 해묵은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이 책을 펴니 의문이 풀려갔다. 미동조차 버거운 몸으로 통과해 온 시간의 기록이다.

극단의 창단 선언문과 첫 공연작품 「꽃은 향기로워도」의 철학과 도발이 어우러진 시놉시스는 이 책의 백미이다. 레오타드를 입은 순도 높은 영혼의 몸짓을 인화한 문장, 지금껏 이처럼 혁명적 무용담(舞踊談)은 없었다. 힘없는 손으로 한 글자씩 새기며 손발 없이 싸워온 유래 없는 무용담(武勇談)을 완성한 것이다. 2011년, 김만리 선생이 타고 온 것은 휠체어가 아니라 탱크였다. 내 앞에 진주하여 투항을 권고했는데 겁 없이 손사래를 쳤던 것이다. 책을 읽고 또다시 털끝하나 빠져나가지 못할 치밀한 언어의 그물에 걸려들었다. ‘김만리’라는 삶을 점지 받아 청개구리처럼 살아 주셔서 고맙고 또 고맙다.
-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전통예술 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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