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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집이 있다

돌아갈 집이 있다

: 집은 돌아갈 곳이고 가족이고 그리움이다

리뷰 총점9.7 리뷰 41건 | 판매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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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에세이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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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490g | 153*202*20mm
ISBN13 9791160022926
ISBN10 116002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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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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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 들른 일식집, 큰삼촌네 집 냄새가 났다. 어린 시절 삼촌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른 시멘트 냄새, 마루 미닫이문을 열면 오래된 나무 냄새, 그리고 비릿한 생선 냄새가 따라왔다. 안방에 들어가 앉으면 마지막으로 기름 냄새가 방바닥으로부터 고소하게 퍼졌다. 그 시절 TV 사극 드라마에서는 장희빈의 앙칼진 모습만큼 궁궐의 진수성찬이 많이 비치곤 했는데, 외숙모 음식은 그때 본 궁중 상차림보다 빛깔이 곱고 정갈했다. 삼촌네 집 냄새. 지금 생각해보니 매번 제사나 명절 때마다 가니 전이며, 생선구이, 생선찜 등 집안 가득 명절 음식 냄새가 퍼져나던 게다. 고모 집에서 나던 만화가게 냄새, 할머니네 집에서 나던 번데기 냄새, 이모네 집에서 나던 초콜릿 냄새, 화실에서 나던 테라핀 냄새, 대학생 친척 언니방에서 나던 샴푸 냄새, 코끝으로 들어온 냄새는 기억 속 그 시절의 한 장면을 불러온다. 오늘 식당의 냄새가 어린 시절 삼촌네 집과 어릴 때는 자주 모였던 친척들의 모습을 불러왔다.
--- p.35-36

답답하면 자주 가던 산중턱 배추밭 들녘, 강아지풀이 무성하다. 집에 꽂아둘 생각으로 열심히 꺾고 있었다. “아가씨! 그거 꺾으면 서리야! 서리!” 지나던 어르신이 호통을 치신다. “강아지풀도 꺾으면 안 되나요?” 들에 핀 풀에도 주인이 있나 싶어 되물었다. “허허, 그거 수수야, 수수!!” 수수와 강아지풀도 구분 못했던 시절이었다. 벌써 십수 년 전 이야기다. 어김없이 가을이다. 강아지풀이 보인다. 이제 강아지풀과 수수는 명확히 구분한다. 아직도 가을의 선선함과 시림은 구분이 안 간다. 그때처럼 누군가 호통쳐주면 좋겠다. “허허, 그냥 가을이야 가을! 쓸쓸한 거 아냐!!”
--- p.44

언제가 당신이 내게 올 때 햇살이 가장 예쁘게 드는 창가에 자리를 내어줄 거야. 나는 밖에서 당신을 보면서 웃을 거야. 당신은 그 자리에서 나를 보며 웃어주세요. 해가 져도 문을 닫지 않을 거야. 달빛도 수줍게 인사할 테니 바람이 불면 살짝 흔들려도 좋아. 스르르 잠이 들어도 좋아. 그리움이 연둣빛으로 피어난 나의 집, 당신의 자리.
--- p.55

집 그림을 그리다 보면 처음4 B연필을 잡았던 나의 초등학교 시절과 그 동네가 떠오른다. 고소한 소보루빵 굽는 냄새로 늘 군침 돌게 하던 제과점. 빨간 돼지 저금통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문방구. 외식 때 자주 가던 도라무통 깡통이 식탁이던 갈비 집. ‘일 원이요, 이 원이요, 천구백팔십삼 원이요’ . 또랑또랑 숫자 읊던 소리와 상관없이 주판알만 튕겼던 주산학원. 친구와 함께 젓가락 행진곡을 치며 놀던 피아노학원. 방학 때면 들렀던 외가집 근처 시골 장터, 국밥집. 얼음집, 한복집, 쌀집, 연탄집, 기름집. 나랑 싸웠던 유리 집 아들 녀석 진규는 잘 살고 있을까? 지금은 사라진 추억의 집들…. 아련히 떠오르는 행복했던 시절, 그 집을 나무에 그려본다.
--- p.58-59

프랑스(1337)와 영국(1696)에서는 창문세가 있었다. 프랑스는 창문 폭의 수치로, 영국은 창문의 개수로 세금을 부과했다. 서민들은 세금 낼 돈이 없어 창을 좁게 내거나 나무나 벽돌로 창문을 막아버렸다고 한다. 내게 창문세를 내라 하면 내 창은 꽃으로 막아야지. 내 집은 꽃으로 피어나겠다.
--- p.64

옛날 옛적에 석양을 사랑한 나무와 별을 낚는 어부가 살았다. 유난히 큰 석양이 지던 어느 날 둘은 마주쳤다. 어부는 나무를 보자 사랑에 빠졌고 나무는 어부의 사랑에 뿌리를 내렸다. 둘의 사랑은 집 그림으로 피어나고, 나무 조각으로 다듬어지고, 사랑 빛을 담은 양모로 아름답게 펼쳐졌다. 그렇게 그들의 철원이 아름다워졌다. 담백하고 아름다운 그들의 사랑이 따뜻하다.
--- p.76

어린 시절 자주 갔던 친구네 동네. 하늘 아래 첫 번째였던 친구네 집은 아파트로 변해버리고, 골목시장이라 불리던 작은 시장은 현대시장이라는 명찰을 달고 깍쟁이처럼 깔끔하게 변해 있다. 그나마 친구와 자주 갔던 만둣집은 그대로다. 1인분 만두를 주문하고 몇 알을 채 먹지 못했다. 긴 세월 변함없는 만둣집 포장마차. 긴 세월 변해버린 얄미운 내 입맛.
--- p.80

대구가 고향인 아는 동생은 막창집을 한다. 그 동생의 아는 선배는 치킨집을 한다. 그 선배의 아는 친구는 중국집을 한다. 이들은 요즘 턱없이 오르는 임대료 때문에 고민이다. 막창을 좋아하는 창식이가 하는 막창식이네. 정씨가 만든 닭튀김 집 정닭. 음악을 좋아해서 플로리다 중국집. 그들은 모두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는 것 같다. “잘하는 일을 하고 사느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느냐?” “돈 버는 일을 해야 하느냐?” 물을 때가 있다. 나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산다. 지금은 좋아하는 일만 하고 싶다. 언젠가 돈 버는 일을 하고 싶을 땐 그때 바꾸지 뭐
--- p.96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마을을 걷는다. 올망졸망 소박한 집들이 말을 건넨다. “찬찬히 가소.” 다시 또 이곳을 찾았을 때 이 집들이 있기를 바란다. (목포 보리마당) p--- p.102-103

공교롭게도 목포로 그림 그리려 내려간 날 영화 [1987]이 개봉했다. 영화에 나온 연희네 슈퍼가 목포에 있다. 연희네 슈퍼를 그렸다. 슈퍼는 문을 닫았지만 그 시절의 상상으로 그때 상품들을 진열하며 연희네 슈퍼를 그렸다. 신문에 연희 슈퍼가 재오픈을 한다는 기사가 실렸다. 봄이 되면 연희네 슈퍼에 들러 풍선껌이랑 쫀드기랑 아폴로를 사 먹어야지. 그 시절 코찔찔이가 되어서….
--- p.110

목포 바닷가에는 그물이 치렁치렁, 부표가 주렁주렁 걸린 선구점이 많다. 목포의 아낙들은 찬거리가 없을 때면 소쿠리를 들고 나가 바닷물에 휘저어 건져 올린 물고기로 저녁 찬을 쉽게 해결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정말 이곳은 물고기가 많은 곳인가 보다. 여느 어촌에서도 보지 못한 선구점이 즐비하다. 서울서는 보지 못한 그물 집들의 새로움과 골목 가득 그물 집이 즐비하게 많음에 만선한 선장처럼 기쁘다.
--- p.124

“나는 꽃이 참 조아, 이삐자나”. 지리산 둘레길 트레킹을 갔다. 지리산 입구 김미우 할머니네 집에서 민박을 했다. 할머니 집 마당에는 상추나 깻잎이 아닌 여러 꽃들이 식물원처럼 잘 정돈된 채 반짝반짝 빛났다. 꽃이 좋아 손수 심으셨다고 한다. 별꽃처럼 작은 할머니는 꽃밭을 보며 꽃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설명해주셨다. 할머니는 끼니마다 온갖 나물에 조기를 구워 맛깔난 집밥을 차려주셨다. 아들이 사다준 우족으로 우린 곰탕도 내주셨다. 떠나는 날은 가면서 먹으라고 부침개를 여러 장 부쳐주고, 맛있게 먹던 고추장도 싸주며 눈물을 글썽이셨다. 진짜 우리 할머니 같았다. 그후 몇 차례 안부전화를 했다. 목포 어느 골목길 집에 꽃무늬 커튼이 쳐졌다. 꽃이 좋다던 할머니가 생각나 꽃신과 꽃조끼를 담벼락에 그려본다.
--- p.146

어디 가셨을까? 집 문은 다 열어두고. 슬쩍 들여다보니 반질반질 윤나는 주홍색 전기밥솥이 떡하니 집을 지키고 있다. 얼추 내 나이쯤 되었을 법한 전기밥솥이다. 그 수많은 세월을 반질반질 끄떡없다. 이 집의 주인도 지난한 세월 모진 풍파에 눈 하나 깜짝 않고 묘지 위에 집을 짓고 비석을 주춧돌 삼아 잘 살아왔을 것 같다. 그 삶에 답하며 수선화 핀 화분 하나 슬쩍 그려넣는다.
--- p.160

붉은 지붕 아래 하얀 창문, 그 안에 새 하얀 커튼, 그 양 옆으로 이제 막 하늘을 본 여린 봄 화분. 창문을 활짝 열어 봄바람에 하얀 커튼이 하늘거리면 까무륵 잠이 들고 싶은 이태리 어느 작은 마을의 집.
--- p.173

제주도에서 처음 본 백년초. 녹색 선인장 위 분홍빛 열매가 방울방울 붙어 있는 게 예뻐서 살짝 만졌는데 가시가 박혔다. 너무 작은 가시라 빼기도 어렵다. 곧 붉게 부풀어 오르더니 은근한 통증이 계속 신경 쓰였다. 선인장에는 큰 가시가 있지만 분홍 열매의 그것은 솜털만 같아서 무시했는데 그 솜털 가시가 고스란히 박힌 것이다. 이것 역시 선인장이었다. 작업실에 둔 새끼손가락만 한 선인장이 제법 컸다. 분갈이를 하다가 그때 기억에 장갑을 꼈다. 작은 것도 역시 선인장이다. 온순하고 편해 보인다고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 선인장도, 사람도 마찬가지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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