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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반지

흙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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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152*224*30mm
ISBN13 9791161151007
ISBN10 11611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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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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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뒤에 끼워둔 팸플릿을 꺼내 그림 제목을 읽어본다. 내가 이 그림을 산 것은 내가 해보지 못한 것, 앞으로도 하지 않을 이것 ‘악쓰는 여자’ 때문이 아니었을까? 할머니가 뛰어와 내려오라고 했어도 두 팔을 벌리고 우물 위로 뻗은 나뭇가지 위를 걸어갔어야 한다고 가끔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내려왔다. 할 수 있어도 할 수 없었다. 소리를 지를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았을 뿐이다. 소리를 질러야만 악쓰는 게 아니다.
--- 「악쓰는 여자」 중에서

애초에 동백은 하얀색과 붉은색을 다 가지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오래 꽃을 피우다 보니 잠재된 것 중 하나가 느지막이 드러난 것 같다. 동백이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을 지금 내보인 것이라면 나도 언젠가는 내가 인식하지 못한 것을 표출하지 않을까? 붉은 동백나무에 핀 하얀 꽃에는 붉은 티가 하나도 없었다. 꽃잎은 눈이 부시도록 하얗고 모양도 완벽했다.

수일 내에 꽃은 질 것이다. 내년에도 흰 꽃이 필지 그건 알 수 없다. 나중에 전정할 때 이 가지를 자르지 않도록 끈을 묶어주었다. 내 안에 무엇이 더 있는지 모르지만 백색 꽃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이기를 바란다. 하얀 것에 대한 기대감에 옆에 있는 진짜 흰 동백을 잊었다. 그래도 꽃은 피고, 또 피었다. 그런데 저 나무에서 붉은 꽃이 나올까?
--- 「꼭 나와야 해」 중에서

[작가 박상률의 작품해설] 이신애 수필가의 글은 대체로 현미경적 관찰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그가 즐겨 그리는 호랑이 그림에서 연유하는지도 모른다. 그의 호랑이 그림에는 털 오라기가 하나하나 심듯이 그려져 있다. 그러하기에 호랑이가 마치 곁에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그의 이런 그리기 버릇이 글을 쓰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가령 이런 묘사. 마치 그림을 보듯 세밀하여 눈앞에 정경이 그려진다.

조그만 계집애는 삐걱거리는 계단을 내려와 일층의 작고 긴 마루를 지나 구석에 있는 캄캄한 변소에 가고 있었다. 맨발로 촛불 하나 들고 추위에 떨면서 지나가는 차의 불빛이 벽에 그로테스크한 그림자를 만들 때마다 야차를 본 것처럼 두려워했다. 아버지는 ‘스레빠(슬리퍼)’를 끌고 다니는 소리를 아주 싫어하셔서 낮에도 어두운 좁고 긴 마루를 맨발로 찰딱거리며 다니곤 했는데 일층 복도는 언제나 서늘하며 눅눅하기까지 했다. 시골에서 이사와 번잡한 한길에 위치한 이 집에 살게 된 후로 저녁마다 ‘명륜동 OO번지…’ 하면서 집주소를 외워야 했다. 일층에 아무도 살지 않아서 괴괴하기는 했지만 낮에 은행나무가 아름다운 학교 근처로 놀러 나가면 진한 남색 상의를 입은 청년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들은 구정물과 쓰레기가 넘쳐흐르는 시멘트 다리를 ‘미라보 다리’라고 불렀다. 낭만이라고는 메기 콧구멍만큼도 없던 시절이라 동네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요강이나 개숫물을 그곳에 버려서 회색의 물이끼가 기다란 헝겊처럼 늘어져 있는 곳인데 말이다.
--- 「학림 다방」 중에서

(…) 이신애의 글쓰기에서 아름다운 것이라 할 수 있는 추억뿐만이 아니라 또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박물지적인 호기심의 표출이다. 이신애 수필은 정보가 가득하다. 꽃이든 여행지든 이신애의 눈길이 가 닿으면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세밀하게 관찰을 한다. 그 과정에서 관련 정보가 최대한 동원된다. 자칫하면 정보의 나열이 되기 쉽다. 그런데 작가는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되지 않게 기억을 소환하여 같이 곁들여 내놓는다. (…) 어머니와 반지에 대한 기억이 반지 자체에 대한 정보로 이어진다. 서양에서 왜 반지를 끼기 시작했는지에서부터 결혼반지의 유래 등 반지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그런 다음 옛날 우리나라 반지의 의미까지 천착한다. (…) 이신애 글 가운데 특히 ‘꽃’에 관한 지식은 가장 압권이다.

상사화와 꽃무릇은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한다는 점은 같지만 엄연히 다른 꽃이다. 모두 수선화과에 속하고 독이 있으며 상사화는 이른 봄에 잎이 겹쳐서 올라온 후 완전히 시들어서 땅 위에 아무것도 없을 때 젓가락같이 줄기가 삐죽 올라와 꽃이 피지만, 꽃무릇은 잎이 겨울에도 파랗게 월동을 하고 이듬해 늦여름에 꽃 피는 것이 다르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통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종류를 통틀어 상사화라고 한다. 선연한 붉은색에 넋을 잃은 나는 겨우 입을 열어, “이게…엄마가 말한 무릇이구나!”라고 궁색하게 중얼거렸다.
--- 「꽃무릇 누비기」 중에서

상사화와 꽃무릇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가 이렇게 꽃에 관한 세세한 지식을 챙겨 글을 쓸 수 있는 요인은 어쩌면 그가 화가인 것과 관련이 깊을 것이다. 그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어떤 대상이든 허투루 대하지 않는다. (…)

여러 예술 장르의 예술가 가운데 특히 화가들이 글을 즐겨 썼다. 대표적인 글쟁이 화가는 근원 김용준이다. 그는 1948년에 『근원수필』이라는 수필집도 냈다. 몇십 년이 흘렀지만 그의 수필은 지금 읽어도 그다지 낡은 티가 나지 않는다. 그의 문장은 예스럽고 향토색이 짙기도 하지만 당대의 지적 분위기가 잘 들어있다. 그 당시의 현대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전통적인 것에 대한 통찰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해박한 문사철(文史哲) 지식과 교양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그릇은 수필이었던 듯.

이신애 수필에서 근원의 수필이 떠오른 경우가 많다. 김용준은 동양화가이고 이신애는 서양화가이지만 화가의 시선은 근본적으로 같다. 두 사람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건성으로 보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본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닮았다.

김용준의 대표 수필집인 『근원수필』의 수필제목을 얼핏 일별해보면 ‘매화/게/구와꽃/두꺼비 연적을 산 이야기/머리/8년 된 조끼/안경/동해로 가던 날/노시산방기/골동설’ 등이 눈에 띄는데 분위기는 물론 세세한 묘사 등이 이신애의 글과 비견할 만하다. 이신애의 글에 많이 나오는 인문학적 지식은 김용준의 문사철에 비견할 만하고!

이신애의 수필은 전체가 부분을 합한 것보다 더 크다. 한 편 한 편 따로 읽을 때보다는 전체를 아울러 한꺼번에 읽을 때 일맥상통하는 게 더 잘 잡히기 때문이다.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는 글쓰기라고나 할까….
--- 「박물지적 호기심이 가득한 글쓰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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