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이란 공공장소를 개들에게 개방하는 것으로 프로젝트는 시작한다. 사실 이러한 개방과 환대가 이 프로젝트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미술관은 언제나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이 되기를 희망하지만, 과연 ‘모두’는 누구이고, ‘열린’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 이러한 경계짓기, 규정하기는 경계 밖의 존재들인 ‘타자’에 대한 질문과 ‘우리’와 사회에 관한 성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타자(개)는 우리와 사회를 바꾸고 우리에게 성찰할 기회를 제공하는 소중한 존재이다. 우리는 인간이 개를 변화시킨다고 믿고 있지만, 해러웨이(Donna Haraway) 등 여러 분야의 학자들 그리고 개와 함께 지내면서 개를 탐구하는 시민(과)학자들은 인간과 개의 관계는 결코 일방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성용희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소중한 타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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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Anthropocene, 人類世)라는 용어가 이제는 대중적으로도 흔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질학적 용어로 인간 종의 행성적 영향력을 표명하기 위해 고안된 이 개념이 대중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무엇을 의미할까? 또 인류세 논의가 불러온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을까? 이 글에서는 인류세 논의가 불러온 다양한 존재론적 전환의 과정과 인간 너머의 세계에 대한 호명이 불러오고 있는 다양한 이론적, 실천적 전환의 과정들을 설명하고자 한다.
김준수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연구원), 「인간 너머의 세계-인류세의 도래와 전황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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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종 선언(Companion Species Manifesto)』3은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의 두 번째 선언이다. 이 선언에서 해러웨이가 포착하는 형상은 보통의 개다. 그가 사이보그에서 보통의 개로 넘어간 것은, 개가 자연과 문화의 이분법적인 경계를 의문시하는 사유에 근본적인 통찰을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상 개는, 인간에 의해 자연으로부터 끌려 나온 종신형의 죄수이거나 아버지(주인)의 명령에 복종하는 오이디푸스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전자는 구원이 필요한 불쌍한 자이고, 후자는 경멸당해 마땅한 구제불능의 비굴한 자이다. 해러웨이는 이를 인간이 자신의 관념을 개에게 투사한 것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최유미 (수유너머104), 「개와 인간, 그 기묘한 친척, 도나 해러웨이 『반려종 선언』-자연문화(nature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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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법은 모든 척추동물을 다루고 있지만, 동물의 쓰임에 따라 법률에 의해 그 보호의 범위가 축소될 수 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방사란, 자연란 등 계란 등급제도 축산법령이 적용된 것이다. 반려견에게 목줄을 하고, 배변봉투를 지참해야 할 의무, 공공장소의 출입제한유무에 대해서도 법률에 규정이 되어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데 이바지하는 것처럼 동물과 관련한 많은 법령이 우리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있음을 새삼 깨달을 수 있다.
김수진 (인천대학교 법학부 교수), 「우리나라와 외국의 동물관련법제에서 바라본 인간과 동물의 관계-동물의 쓰임에 따라 적용되는 동물관련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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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이 주로 사진 찍던 중림동, 도화동, 행촌동 등 달동네의 골목길들은 다 사라지고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완전히 다른 도시구조를 갖추게 됐다. 골목길은 한국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피난민들이 산비탈에 무허가로 집을 지으며 달동네를 이루게 됐고, 나중에는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거대자본에 의해 식민지화되어 파괴되는 고통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들이다. 개들의 귀여운 모습은 그런 역사적 프레임 속에 들어 있다.
이영준 (기계비평가), 「귀여운 개들의 역사-골목길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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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 주변에는 항상 개들이 존재했다. 입양 이전 나의 기억에 남은 주변의 개들은 대부분 가축의 방식으로 키워졌다. 늘 두꺼운 쇠사슬에 묶인 채 집을 지키는, 철저히 방범의 역할에 충실한 존재였다. 적어도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나는 주변에서 애완견조차 볼 기회가 적었다. 졸업 후 어머니가 족보가 있는 재주 많은 푸들 한 마리를 입양하면서 난생 처음으로 애완견과 동거를 하게 되었다.
정현 (미술비평, 인하대학교 교수), 「여름은 날씨-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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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초 반려동물 업계에 놀라운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이름도 생소한 스타트업 웨그(Wag)에 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사람들은 웨그가 펫스마트(Pet Smart)나 츄이(chewy)처럼 반려동물 사료나 용품을 판매하는 커머스(commerce) 업체일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 달리, 웨그는 반려견 산책을 대행해주는 서비스였다.
조광민 (수의사), 「언어 상대성 관점에서 대한민국 반려견의 산책량 증진을 위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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