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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연대와 비평의 몫

슬픔의 연대와 비평의 몫

[ 양장 ] 푸른사상 평론선-3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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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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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758g | 160*230*28mm
ISBN13 9791130816876
ISBN10 1130816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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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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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배의 침몰을 목격하던 아침, 원고 마감 날짜를 세며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수학여행 가던 아이들을 포함하여 304명이 돌아올 수 없는 깊은 바다에 가라앉았다. 믿기지 않았다. 누구나 그러했을 것이다. 그래도 일상은 멈추지 않았고 내가 고작 한 일은 리본을 다는 일. 눈시울이 종종 뜨거웠지만 마감을 앞두고 꾸역꾸역 원고를 썼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으로 그러나 꼭 해야 할 말이 있는 사람처럼 무언가 쓰고 싶었지만 어떻게 써도 충분하지 않을 것을 알았다. 나의 슬픔이 아니라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증언하는 자의 절박함, 그 알 수 없는 깊이를 생각하며 등단한 첫해를 보냈다. 그러니까 나는, 세월호의 침몰을 목격하며 글을 써야 했던 평론가이다. 글을 쓰는 한 내가 누구인지 기억하고 싶다.(중략)

수많은 얼굴을 마주치며 살고 있듯이 수많은 시들을 만난다. 감동적인 시도 있고 어려운 시도 있고 시시한 시도 있다. 일순간 나를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는 시도 있다. 훌륭한 비평가는 어느 것이 더 훌륭한 미학적 성과물인가, 누가 위대한 예술가인가를 판정할 것이다. 하지만 나에겐 시를 쓰는 행위가 더 중요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훌륭한 평론가를 꿈꾸기보다는 행위로서의 시가 삶을 어떻게 전환시켜 나가는지 응시하는 글을 쓰려고 한다.

지난 6년간 쓴 글들을 모아놓고 보니 문장 사이사이로 거친 마음의 결이 보인다. 성글거나 뒤틀린 무늬도 있고 모호한 무늬도 있다. 단단한 문장 속에 감추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나 보다. 쉽게 탄로 나는 마음들을 어쩌나 싶다. 마음의 결을 가지런히 추스를 줄 아는 미래의 문장을 상상할 뿐이다.
--- 「책머리에」 중에서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슬픔의 문학적 형상은 변화하고 있다. 사회적 변화와 함께 도래한 해체적이고 혼종적인 포스트모던 미학의 범람 이후, 우리는 문화적 규범 체계 전반의 균열을 경험했고 그에 따라 감정에 관한 사회적 규범과 문학적 형상도 변화되었으리란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 시를 중심으로 본다면 슬픔의 형질 변화는 좀 더 구체적인 사건들을 계기로 가속화되었다. 규범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던 슬픔의 문학적 재현은 우리 사회에 트라우마로 남은 일련의 참사들을 겪으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용산 참사나 세월호 침몰이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서 시인들은 슬픔을 개인의 운명이나 심리 차원에서 벗어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로, 그리고 나아가 윤리적인 문제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물론 우리 문학사에는 사회적 비극에 대한 슬픔을 노래한 경우가 없지 않지만 지난 시기의 문학이 참여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저항과 분노를 드러내며 사회·정치적 의제를 제기하고자 했다면 근래의 사건에서 보여준 작가들의 태도는 그것과 달랐다. 그들은 의제를 만들기보다 각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광장에 모였고,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찾아다니고 또 기록했다. 작가들은 지금까지도 사고의 현장을 기억의 장소로, 트라우마를 윤리의 명령으로 복원해가는 중이다. ‘세월호’가 문학장에 일으킨 슬픔이라는 동력은 의제나 조건의 일치라는 제약 없이 연대할 수 있는 공동체를 탄생시켰다.
--- p.93

문예지 혁신이라는 화두는 문예지 운영의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게 하는 계기였다. 1인 출판의 등장, 독립 문예지 출간, 온라인 매체의 활성화, 기존 문예지들의 대대적인 재편 등이 모색의 결과들이다. 아울러 문예지 운영의 변화가 초래한 등단과 청탁의 개방성은 앞으로 문예지와 문학장의 질적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변화라고 본다. 문단에 진입하는 제도로 간주된 등단과 등단을 기준으로 하는 청탁은 문예지 진입을 위한 한 쌍의 기준이기 때문에 하나가 약화되면 다른 하나도 자연스럽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비등단 작가들의 문단 진입 현상이나 특별히 등단 제도를 갖추지 않은 장르문학 작가들이 독자적인 커뮤니티를 통해 작품을 발표하는 현상을 보면 더 이상 등단이 유일한 작가 등용문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등단이라는 제도가 문예지 진입의 결정적 조건이 아니라면 청탁 역시 좀 더 개방적인 다른 방식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등단과 청탁이 개방성을 지니게 되면 등단을 관문으로 삼아온 문단이라는 관념도 필연적으로 느슨해질 테고, 이 같은 상황은 문단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재탐색으로 이어지리라 전망해 본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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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의 비평은 언어의 임계를 탐구한다. 시가 삶을 향하여 온몸을 날릴 때, 삶에 조금 못 미치는 곳에서 그 온몸이 부서질 때, 부서져서 ‘明滅’할 때, 비평은 그 ‘깜박이는 자리’를 관측한다. 어떻게 그렇게 미약한 순간에 시선을 줄 수 있는지 경이롭다. 그 불가능성으로서의 깜박임만이 ‘실재’에 닿을 수 있는 유일한 문이리라. 인간의 언어로는 가닿을 수 없는 곳, ‘말을 잃은 자리’로서의 세월호 앞에서, 다가가면 조금 물러서는 저 닿을 수 없는 ‘사건’을 향하여, 그럼에도 쓸 수밖에 없는 시,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시의 존재 방식을 묻는 그녀의 언어는 묵직한 울림이 있다. ‘치안’을 말하는 국가를 향해, 그녀는 ‘사건’의 그 순간 마땅히 국가가 보유했어야 할 그 ‘정의’는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그녀의 비평은 바로 ‘연대’를 말해야 할 지점에 그 결정적인 단어를 배치한다. 그러나 그 단어는 문학사의 과거에서 상속한 것이라기보다 그 역사의 외측에서 떠돌던 것을 포획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연대가 그저 아름다운 헛소리에 지나지 않으리라고 냉소적인 사람들이 말할 때, 그녀는 타인에게 ‘나’를 열어주는 사랑을 말한다. 그녀는 한사코 ‘불가능한 곳’을 찾아가고, ‘비가시적인 것’을 응시한다. 비평의 몫을 다하면서 위기의 문학을 인양하려 한다.
- 장이지 (시인)
모든 텍스트는 문학이다. 이것은 시나 소설, 비평 따위를 끌어안은 어떤 장르로서의 ‘문학’을 말하는 문장이 아니다. 어떤 구절이나 단어라도, 어떤 하나의 음절이라도 그것을 읽는 사람에 따라 서로 같을 수 없는 의미가 부여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저 문장의 방점을 ‘문학’이 아니라 ‘텍스트’에 찍고 싶다. 텍스트를 들여다볼 때 자신에게 부여되는 의미를 또 다른 텍스트로 생산하고 전달하는 것이 비평이라면, 거기서 더 나아가 같을 수 없는 삶의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서로 다른 색깔의 동공으로 ‘텍스트를 체험한 텍스트’, 다름을 인지하고 인식하고 인정하면서 ‘문학을 겪은 문학’을 나는 비평이라는 말에 가두고 싶지 않다. 장은영은 그 방향으로 서 있는 사람이다. 그의 텍스트는 다름을 인정한 후의 공동체가 대화하는 다방향적 소통에 가깝다. 이것은 정합의 세계가 아닌 가능성의 세계다. 가능성으로서의 텍스트, 내러티브로서의 비평, 연대로서의 대화. 그러므로 이 책의 주인은 개인이 아닌 우리다. 이 책의 저자는 한 사람의 평론가가 아닌 이 책을 읽는 당신이어야 한다.
- 임경섭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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