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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봄 5년 후

그 봄 5년 후

안승빈 | 청어 | 2020년 07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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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88g | 128*188*12mm
ISBN13 9791158608699
ISBN10 1158608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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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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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만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두 달 전이었다. 장마가 막 시작된 어느 날, 학부 시절에는 친한 편이었으나 졸업 후에는 다른 사람을 통해서 서로의 안부 정도나 알고 지내던 기태형이 뜬금없이 전화를 걸어왔다. 형도 참 별나게 경기 남부 어딘가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면서 축산업자로 산다는 정도를 알고 있었기에 농장은 잘 되는지 묻고 안부를 전했다.

“이야! 소가 한 마리에 얼마야? 형이 또 이렇게 부자가 될 줄은 몰랐네.”

“부자 같은 소리 하지 마라. 맨날 소똥이나 치우는 고충을 니들이 알기나 하겠니?”

“난 그래도 부러운 걸. 내가 비록 이러고 살고 있지만 꿈이 정신없이 몸 쓰는 직업 갖는 거잖아. 나중에 나 좀 일이나 시켜 줘요. 그나저나 어쩐 일로 전화를 다 주셨을까요?”

학부 졸업 후 제법 알려진 다국적 기업에 취업해 무난히 지내던 나는 어느 날 뜬금없이 대기업의 부속품 생활을 접고, 대학원에 입학했다. 의미 있는 삶을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실천에 옮기려는 나의 도전이 가족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는 젊은 시절의 치기 정도로 비쳤는지 다들 혀를 찼다. 나 역시도 말은 그럴듯했지만 사실 그다지 굳은 의지도 없었고 확실한 목표도 없었다. 차마 말은 못 했지만, 그저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는 것이 더 적절한 이유였다. 상담심리를 전공하고 대학원을 졸업한 후, 현재는 시간제로 청소년 개인 심리상담과 때때로 강의를 하면서 소위 프리랜서 상담자로 지내고 있었다. 짧지만 결혼생활도 했었다. 별로 왕래는 없었지만, 워낙 학부 전공과는 동떨어진 일을 하다 보니 동문 사이에선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입소문이 빠른 편이었다.

대충 안부 인사가 끝나자 이윽고 형이 어렵사리 이제 중학교 2학년인 아들 상만이의 이야기를 꺼냈다. 내 또래들이 대부분 자식 문제로 고민하는 나이인지라 요즘 뜬금없는 지인들의 전화는 대부분 내가 청소년 상담사라는 말을 오랜만에 전해 듣고 가볍게 시작하는 자식들에 대한 하소연이 태반이다. 게다가 그 서슬 퍼런 중2병이라니. 늘 사례로 만나게 되는 내담자들에 비하면 그들의 걱정은 정말 배부른 고민이랄 수밖에 없는 것들이기에, 대개 ‘아무 걱정할 것이 없다’라는 그들 입장에서는 영양가 없는 위로를 하게 된다. 아마도 내 지인들에게 난 별 볼 일 없는 상담자로 소문이 났을 것이다. 막상 심각하니 병원이나 전문적인 상담자를 찾아가서 상담 받아보라고 하면 애를 보지도 않고 섣불리 그런 소리 한다고 성부터 내는 사람들이 말이다.

형이 전하는 상만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집에서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아 도대체 속을 알 수가 없고, 제 방에서 휴대전화 게임에 빠져 산다는 것이 요지였는데, 사업상 들어온 주문을 확인하느라 집에서도 휴대전화를 놓지 못하는 아빠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 아들의 상태는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위로랍시고 ‘형, 밝은 낮에 얼굴 볼 수 있는 애들이면 걱정할 거 없어요.’라고 상담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리를 설파했으나 그게 부모에게 먹힐 리는 만무했다. 내 변변치 않은 조언에도 불구하고 형은 중요한 부탁을 했다.

이번 여름 방학에 상만이 휴대전화 중독을 끝장내려고 하는 데 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형의 계획은 간단했다. 휴대전화가 안 터지는 곳-이를테면 몽골의 초원-으로 상만이를 보내버리는 것이었다. 억지로라도 휴대전화 금단증상을 이겨내야만 하는 혹독한 환경으로 보내 금단증상을 극복하고 돌아오면 모든 것이 정상이 될 것이라는 ‘하면 된다’식 행동주의자들의 절대 진리. 형은 늘 그러했다. 학부 시절 나에게는 눈곱만큼도 찾기 힘든 그런 형의 막가파식 보스 기질과 추진력을 선망해서 따랐지만, 막상 끝까지 따라가기엔 너무 힘에 부치는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거리가 생겼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행동 치료적 관점에서 볼 때 형의 상만이 개조 계획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럴 리 없겠지만 상만이가 계획대로 따라준다면 말이다.

“애가 가고 싶어 한다고요?”

“아니 뭐, 여러 가지로 꾸며대긴 했지.”

단언컨대 진정 휴대전화 중독일 경우 부모의 이 같은 제안에 자발적으로 동의할 아이는 없다. 형의 주장에 따르면 상만이가 동의했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그 아이는 휴대전화 중독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했다. 상만이가 동물을 좋아하는데 몽골에 가면 말을 실컷 탈 수 있다는 사실에 어렵게 동의했다고 한다. 아버지인 자신은 여름 농번기라 같이 갈 수가 없으니 내가 보호자로 함께하길 부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빠는 소와 매일 그렇게 씨름하면서도, 자녀는 학업을 위해 시내 아파트에서 지내는 바람에 동물을 사랑한다는 아이가 그토록 소원하는 반려견 한 마리도 못 키운다고 하니 이런 아이러니가 없었다.

“그런데 왜 나예요?”

“너 상담한다는 얘기 들었어. 오히려 부모보다 네가 같이 가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너 프리랜서잖아. 솔직히 갑자기 그렇게 시간 낼 사람이 많지 않잖니?”

‘팩폭이군.’

직설적이기는 여전해서 지나치게 솔직해서 기분이 좀 상했다. 그렇담 한번 튕겨줘야 했다.

“방학 때는 상담 스케줄이 늘어나서 곤란하긴 한데…”

“그래? 상담 받는 애들이 많은가 보구나. 그렇게 이상한 애들이 많니?”

배웠단 사람들도 상담에 대해 무지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상한 어른’을 교육하기에는 적합지 않은 상황이라 대꾸하지 않았다.

“어쨌든 가기로 했으니 된 거 아니냐. 너 자존심 상할까 봐 그렇긴 한데 여행 기간 동안 상담한다 치고 일당 지급할게.”

한번 튕기길 잘했다. 뭘 그런 괜한 걱정을 하고 그러실까? 자존심 같은 것은 프리랜서 시작하면서 스트레스 없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위해 되도록 덮어두고 살고 있었다. 그나저나 부모는 참 단순하다. 자녀가 자기 뜻에 따라준다고 하면 그 동기는 전혀 궁금하지 않은가 보다. 상식적으로도 그 나이 또래의 청소년이 이름 모를 벌레로 가득한 척박한 환경에 낯선 보호자를 선뜻 따라나선다는 것은 어느 모로 봐도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님에도 부모의 뜻을 따라주겠다는 자녀의 결정에 앞뒤 가리지 않고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한다.
--- 「그 봄 5년 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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