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오래된 불씨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3,000
판매가
11,7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270g | 125*188*18mm
ISBN13 9791197022258
ISBN10 119702225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몸을 살살 흔들며 열아홉 순정을 노래하는 너실 댁은 영락없는 열아홉 살 처녀 복자다. 객석에서 복자를 바라보는 사람들 또한 자기의 열아홉 살을 떠올리며 입을 모은다. 너실 댁의 변신은 사그라져가는 그들의 열정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지핀다. 찔레꽃과 낭랑 십팔 세에 이어 홍콩 아가씨로 넘어가는 색소폰과 밴드들도 정말 오랜만에 신바람이 났다.
--- p.37

휴대폰을 내려놓았을 때 내 등에서도 찬바람이 슬슬 일어나기 시작했다. 전기장판 스위치를 한껏 높인 뒤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웠다. 몸을 구부려 양 무릎을 감싸 안아도 지독한 추위는 계속되었다. 나는 벌레처럼 꿈틀거리다가 조금씩 저항을 멈추었다. 그리고 이 순간 죽음이라는 불청객이 들이닥쳐도 순순히 항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가뭇없는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 p.70

숙제를 하다가, 아니면 텔레비전을 보다가 잠들었을까? 나를 가슴에 안아 침대로 옮겨갈 때 맡았던 아버지의 냄새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술과 담배와 땀이 어울려 만들어 내던 아버지 냄새, 내 얼굴에 비벼대던 콧등과 수염의 감촉, 잠결에 들었던 두 사람의 말소리, 웃음소리.
--- p.95

돌아보면 10년 전만 해도 만덕동은 사람들로 넘쳐나던 동네였다. 개발에 들어간 만덕 5지구는 주택이 1,500세대가 훨씬 넘었고 세 들어 사는 사람들도 많아서 버스 정류소마다 출퇴근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골목에는 노인과 아이들이 넘쳐났고 싸우거나 노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었다.
--- p.118

인간이라는 특별한 종이 나타난 것은 한참 뒤였다. 그들은 다른 동물들과 많이 달랐다. 언어를 사용했으며 그 언어로 아름다운 소리를 낼 줄 알았다. 무엇보다 도구를 다루었고 여러 모양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들이 언제부터 변질되기 시작했을까? 인간의 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부터였을까? 밤이 대낮처럼 밝아지기 시작한 그때부터였을까? 돈이라는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였을까? 온갖 썩지 않는 물건들을 만들어 낼 때부터였을까? 높은 건물들을 올리던 때부터였을까? 땅의 숨통을 막고 자동차라는 쇠붙이로 그 위를 달리기 시작하던 때부터였을까?
--- p.131

우리 집에도 죽음의 그림자가 비껴가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나는 졸지에 애비 없는 자식이 되어 버렸다. 어머니는 시내에 사는 외삼촌의 도움을 받아 충무동 시장통에 국밥집을 차렸다. 다행히 장사가 잘되어서 먹고사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중학교 삼학년이던 겨울에 한방에서 잠을 자던 가족들이 모두 연탄가스를 마시는 일이 있었고 그때 일석 형이 깨어나지 못했다. 내가 죽었다면 어머니의 한숨이 그만큼 길지 않았을 것 같았다. 나는 한동안 죄인 아닌 죄인이 되었다. 그날 밤 연탄을 갈아 넣은 사람이 바로 나였으니까.
--- p.145

여동생이 생각났다. 파출부 일을 하고 있다는 금숙이를 얼싸안고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울고 싶었다. 난간에 몸을 기대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수자 누나 눈매를 닮은 고운 초승달은 보이지 않았다.
--- p.165

들어오는 문은 있으나 나가는 문이 없는 무문관 수행은 고독과 질병과 번뇌 외에도 현실적인 마장들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삼성 스님은 계룡산 대자암에서 무문관에 들어갔다가 일 년 만에 체중이 삼십 킬로그램 이상 빠진 채 가부좌 자세로 열반했다. 당시 스님을 수발했던 시자는 스님이 삼매경 상태로 해탈했을 거라 믿었는데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보며 가슴이 미어졌다고 전했다. 수행자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무의 경지 너머에 있는 허공의 관문을 깨어있는 의식 상태로 통과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한 사람이 그렇게 무아를 이루는 것을 자비 혹은 사랑 자체가 되는 일로 여기며 세상을 정화시키는 근원이라고 믿는다.
--- p.187

월남 참전용사 모임에 나간 것은 시골로 온 뒤부터였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려 해도 지옥과 다름없던 전쟁터가 꿈으로 연결되는 바람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베트남은 강대국과 싸워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나라였다. 민간인들이 무기를 들고 스스로 베트콩이 되니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그는 미국이 전쟁에서 패한 이유는 베트남 국민들의 반발심이 가세했기 때문이라는 말을 인정하기로 했다.
--- p.217

배밭은 며칠 사이에 전쟁터처럼 폐허가 되고 말았다. 어지럽게 드러누운 배나무들이 여기저기 시신처럼 엉켜 있었다. 며칠 뒤 가지에 달렸던 꽃봉오리가 하나둘 피기 시작했다. 봄날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무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 p.22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고금란의 『오래된 불씨』는 삶의 물리적 윤리적 문제에 대해 진솔하고 강력한 성찰을 드러낸다. 작가가 주목하는 노년의 남녀 인물은 시간의 무자비한 힘을 자신의 운명으로 수락하지만 동시에 성장기의 빛나는 열망이나 젊은 시절의 열정을 새롭게 환기함으로써 잔인한 세월에 저항한다. 다른 한편, 노년의 인물들에게 일상을 견디고 살아내는 일은 여전히 버거운 과제로 육박한다. 그래서 ‘집’으로 압축된 일상성의 회복은 하찮은 것이 아니라 적소(適所)의 구축에 필적한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뿐만 아니라, 작중 인물들은 타인의 고통을 인지하고 슬픔을 공유하며 서로를 위로한다. 마음을 공유함으로써 개개인의 내면뿐 아니라 사회적 삶도 변화될 수 있다는 암시, 이를 고금란 소설 특유의 성찰의 윤리라 할 만하다. 고금란의 소설이 독자에게 삶에 관한 사유와 이해를 이어가도록 영감을 불어넣는다면, 이런 윤리에 힘입은 바 크다.
- 황국명 (문학평론가, 인제대학교 교수)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1,7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