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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반성을 촉구한다 2

작가에게 반성을 촉구한다 2

유안나 | 동아 | 2020년 07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29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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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544g | 147*210*20mm
ISBN13 9791163023746
ISBN10 116302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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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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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유리 옐레체니카는 아주 개새끼였다. 물론 유리 옐레체니카를 그런 개새끼로 설정한 건 나다.
둘째, 그뿐만 아니라 유리 옐레체니카는 인간이 아니었다. 이 점이 몹시 수상쩍은데, 당연히 이 설정도 내가 했을 것이다. 관련하여 꿈도 희망도 없는 전개가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 된다.
셋째, 레일리 크라하는 나로 인해 인생이 아주 망하는 놈이었다.
넷째, 나로 인해 인생이 아주 망할 빌런 예정자 김레일리 크라하는 나랑 지낸 지 1년쯤 된 시기부터 왜인지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다섯째, 그런데 그는 나를 유리 옐레체니카와 명백히 구분 지어서 보고 있고.
여섯째, 내가 유리 옐레체니카와는 다르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는 식의 발언까지……. 아니, 아니, 빌어먹을.
“역시 미친, 너 나 좋아하잖아?”
“뭔 소리를 하시나 했습니다만, 제 주인의 자의식과 자존감이 너무 낮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해 마음이 놓이는군요.”
그가 싸늘하게 빈정거리더니, 즉시 나를 벽 쪽으로 밀어붙였다.
“시간도 남는데, 개의치 마시고 직접 명명하신 ‘엔조이’나 하시지요.”
그리고 레일리는 내 말을 더 기다리지 않은 채 몰아붙이듯이 다시 키스했다. 나는 빠르게 눈꺼풀을 깜박깜박 흔들다가 입을 떡 벌리며 기함했다. 다른 이유는 없고, 아무튼 혼란스러웠다.
레일리 크라하가 나를 어? 으, 속으로 추측하는 거라지만 이마저도 말도 잇기 싫군. 레일리 크라하가 나를 좋, 으.
으!
지금 이거 실화냐!
“기, 기, 기, 기다려, 미친놈아. 나한테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줘라!”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 그러니까, 어?”
“연애 감정은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결국 내 발버둥을 이기지 못하고 나를 놓아준 레일리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내 머리칼을 습관적으로 정리해 목뒤로 가지런히 모아 주며, 그가 특유의 시건방진 낯짝으로 못마땅히 시선을 깔았다.
“그깟 감정이 없어도 마스터는 어차피 제 것이 아닙니까?”
“그건 또 뭔 인성을 드러내는 워딩이냐? 현실적으로 네가 내 거면 몰라도, 내가 왜 네 거야? 어째 우리 집사 자식이 지금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 귀가 잘못됐냐.”
“재잘재잘 시끄러우니 입이나 벌리십시오. 귀여워해 드리겠습니다.”
“숨 쉬듯이 야설 남주 같은 발언 하지 마라.”
“단지 거슬립니다.”
코앞까지 고개를 기울인 레일리가 맥락 없이 말했다.
“신경이 쓰이는군요.”
나는 눈을 두어 번 끔벅거리다가 입을 떡 벌린 채 그를 멍청히 바라보았다.
“‘거슬려’?”
처음엔 눈에 거슬리고 신경이 쓰일 뿐이었다니, 게다가 ‘내 것’이라니? 나는 그만 기겁하고 말았다.
너무나 놀랍게도, 지금 이 자식은 평소 내 캐릭터들의 인격 상태와는 퍽 다른 의미에서 인성이 박살 난 로맨스 남자 주인공 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 캐릭터 주제에, 레일리 크라하 주제에 말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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