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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니 트윌과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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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니 트윌과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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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442g | 128*188*25mm
ISBN13 9791188053872
ISBN10 1188053876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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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주머니에 손을 넣어 성냥갑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다시 종이와 결합해야 했다. 시어니가 에머리를 대신해 할로웨이 씨 댁의 파티 준비를 해주고 왔으니, 식사 중에 쪽지 시험을 보자고 하지는 않겠지.
시어니는 포크로 키드니 파이 한 조각을 쿡 찍었다. 종이와 결합을 해제하고 다른 재료와 결합하면 마치 다른 이와 바람을 피우는 기분이었다.
마법 재료와 결합을 깨는 방법을 알려준 자가 살아 있다면, 시어니가 느끼는 이 기분에 십분 공감할 것이다.
--- pp.30-31

“자네가 그 방법을 안 쓸 거라고 생각한 내가 문제야. 불 마법이라…….”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목소리가 높아진 그는 이마를 손으로 문질렀다. “유리 마법도 가능했지. 다음번엔 플라스틱 마법사가 되어 있는 자네를 보겠군.”
시어니는 입술을 깨물었다.
에머리가 허리를 펴며 물었다.
“플라스틱 마법도 가능하지? 고무 마법도? 금속 마법도?”
시어니는 목덜미를 문지르며 대답했다.
“전부 가능해요.”
--- pp.316-317

전보 종이를 쥔 손가락에 감각이 사라졌다. 종이가 손에 닿아 있는데 찌릿한 느낌조차 없었다. 종이는 생기 없이 무겁게 축 늘어졌다.
알프레드. 시어니는 그래스와의 싸움 이후로 알프레드 휴즈 마법사를 본 적이 없었다. 그래스 문제 때문에 시어니는 휴즈가 소속된 형사과와 함께 일을 진행했고 그 인연은 계속 이어졌다. 적어도 시어니는 그렇다고 믿었다.
시어니는 전보에 찍힌 첫 번째 단어인 ‘프렌디’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사라즈 프렌디. 그래스의 개. 순전히 편의를 위해 시어니를 두 번이나 죽이려고 한 신체 마법사. 시어니의 가족들과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의 목숨을 위협하던 자.
그가 탈출했다.
--- p.65

남자가 앞으로 다가오자 제일 가까이에 있는 램프가 그를 초록색과 보라색 빛으로 물들였다. 그 빛은 그의 귀에 박힌 단추형 금장식에 반사됐다. 앙상해 보일 만큼 마른 몸, 삼각형에 가까운 머리 양쪽의 헝클어진 곱슬머리, 세탁이 필요해 보이는 남루한 옷. 도망자 신세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는 외국인 특유의 억양으로 되풀이해 말했다.
“새끼 고양이 같다고. 어슬렁거리다가 누가 우유라도 주면 그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꼴이. 하지만 난 우유가 없는데 어쩌냐, 새끼 고양이야.”
시어니의 등을 타고 얼음처럼 차가운 소름이 끼쳤다.
사라즈는 한 걸음 더 다가왔다.
“말해봐, 시어니 마야 트윌……. 밤이 늦었는데 이 도시에는 무슨 볼일이지?”
--- pp.232-233

그의 등이 책장에 닿았다. 시어니는 에머리의 머리카락을 새끼손가락으로 감아쥐고 그를 더욱 강하게 유혹했다. 잠시 효과가 있기는 했지만 키스의 속도는 점차 느려졌고 에머리는 언제나처럼 스스로에게 고삐를 당겼다. 종이 개 말고는 방해할 리가 없는 집에서, 이런 식으로 키스를 하다 보면 그다음 단계로 넘어갈 법도 한데, 고결한 에머리는 아직 결혼한 사이도 아닌 시어니와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 하지 않았다. 시어니가 ‘견습생’ 신분인 한 그는 그녀와 결혼할 수도 없었다. 에머리가 두 번이나 직접 한 말이었다.
그러니 시어니는 되도록 빨리 마법사 자격시험을 치르려는 것이다. 그들은 입술을 뗐지만, 바짝 가까이 선 채 여전히 숨결을 주고받았다. 시어니가 눈을 뜨며 속삭였다.
“소설 속 한 장면 같아요.”
에머리는 웃으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자네는…… 책 취향이 참 독특해, 트윌 양.”
시어니는 고동색 외투의 옷깃을 바로 했다.
“전 읽고 싶은 걸 읽을 뿐이에요, 세인 씨.”
--- pp.40-41

마지막 항목을 읽었을 때 제일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었다. 처음엔 그 아이디어를 옆으로 밀쳐놓고 좀 더 멋지고 인상적인 방법을 생각해내려 애썼다. 하지만 제일 먼저 떠올린 단순한 마법 장치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필요하다면 온갖 미사여구로 그 장치를 설명하고 감동적인 분위기를 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판정단 중에 에이비오스키 마법사가 있으니 굳이 말을 보탤 필요가 없을 듯했다.
시어니는 트위드백 한쪽 구석에 넣어두었던 종이 심장을 손가락으로 감싸 꺼냈다. 허리를 펴고 일어서서 두 손으로 받쳐 든 종이 심장을 향해 조용히 주문을 외웠다.
“숨 쉬어라.”
심장이 부드럽게 뛰기 시작했다. 쿠-쿵 쿠-쿵 뛰는 심장의 진동이 피부에 가만히 와 닿았다.
이것이야말로 삶의 수단이며, 시어니가 만든 가장 위대한 마법 장치였다.
시어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에이비오스키 마법사도 이 상황을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에머리가 죽음 직전까지 갔었다는 얘기가 어디까지 퍼졌는지 충분히 짐작되는 상황이었다.
--- pp.393-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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