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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 스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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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 스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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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9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268g | 105*170*30mm
ISBN13 9791186561140
ISBN10 118656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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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아사오 하루밍
1966년 미에(三重) 현 출생.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에세이스트. 저서로 『3시의 나』 『나는 고양이 스토커』 『돌아온 고양이 스토커』 『하루밍의 독서클럽』 『고양이자리 여자의 생활과 의견』이 있다. 『나는 고양이 스토커』는 2009년에 영화로 만들어져서 오랜 기간 사랑받았다.

역자 : 이수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하고 유학을 준비하던 중 일본어에 매력을 느끼고 번역 공부를 시작했다. 졸업 후 일본 비즈니스 전문학교 일본문화학과와 일본 외국어 전문학교 일한 통역번역 과정을 수료했다. 뉴질랜드에서 현지인들에게 일본어와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옮긴 책으로는 『3시의 나』 『어젯밤 카레, 내일의 빵』 『쓰가루 백년 식당』 『무지개 곶의 찻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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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기분이 좋아지는 장소를 잘 안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고양이가 있다고 생각하면 기온이 2~3도쯤 상승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험악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울타리 샛길이었는데, 지금은 따뜻한 카펫이 기다랗게 깔려 있는 길로 보인다. 손바닥을 대보니 온기는 없고 그저 차가운 땅일 뿐이지만.
---「고급 주택가에서 밥을 기다리는 아이를 급습!」중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주위에 퍼뜨리는 은혜는 실로 크다. 아기 고양이에겐 젖을 주고, 털 속의 벼룩에겐 먹을 것(피)과 거처(피부)를 제공하고, 인간의 마음을 위로하고, 카메라맨에게 일거리를 주고, 소설가에게 영감을 주고, 발정기의 수컷이라면 울음소리로 동네 성교육을 책임지고, 팜므파탈을 꿈꾸는 여자에게 롤모델이 되어주고, 대변으로 땅에 영양분을 제공하고, 호흡으로 배출되는 수분은 상승기류를 타고 구름까지 올라가 비가 되어 내려오니 덕분에 여름이 시원해진다. 그렇다, 분명, 그러하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샐러리맨도 무서워하는 다부진 어미 고양이」중에서

고양이는 자기가 세계를 지배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대단한 생물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고양이를 기르다니, 당치도 않은 말이다! 고양이는 인간을 위해 길러지는 척하고 있을 뿐이다. 세상의 지배자인 고양이도 때로는 고양이끼리만 모여 휴식을 취할 시간이 필요하다. 쉬면서 고양이 제왕학에 대해 토론도 하고……. 그러니 사람들 눈에 띄고 싶지 않은 것이다.
---「서민 마을 묘지에서 고양이 G7을 목격」중에서

이렇게 우리가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시나몬은 내내 배를 내밀고 상 위에 드러누워 있었다. 자는 척하면서 귀여운 귀를 이쪽으로 쫑긋 세우고 한마디도 놓치지 않는다. 왠지 우리를 뒤에서 조종하는 것 같다. 고양이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기만 해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마법의 생물이었다.
고양이에게 매료된 인간은 고양이 울음소리나 몸짓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일희일비한다. “야옹” 하고 한 번 울기만 해도, 밖에 나가고 싶어? 목말라? 하면서 필요한 것을 미리 앞서서 충족해주고, 고양이와 마음이 통했다며 만족스러워 한다. 말이 아닌 다른 수단을 통해 받아들인 의미는 마음의 어느 부위에 새겨지는 걸까? 그걸 알아야겠기에 나는 오늘도 고양이를 가만히 바라본다.
---「뇌 과학자가 기르는 마법의 고양이」중에서

고양이는 따뜻하지만 무겁다. 바다도 아니고 산도 아닌 인간의 무릎에 자기 몸을 완전히 맡기다니, 고양이란 존재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 혹시 어딘가에 숨어 사람을 평가하고 있는 건 아닐까? 착해 보이는 사람한테만 다가가고, 위험한 파동이 느껴지는 사람은 피하고? 내 무릎에 올라와주다니 나는 뭐 황홀하긴 하지만……. 그러는 동안 ‘고양이 몰래 행동을 관찰한다’는 스토커 본래의 목적을 까맣게 잊고 말았다.
---「절 고양이의 연속적인 도발에 당황」중에서

여태껏 이런 길은 걸어본 적이 없다. 아저씨는 햇볕이 잘 드는 곳, 돌계단 위, 숨기 편한 장소 등, 고양이가 좋아할 만한 공간이라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아무리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다. 고양이를 철저히 아는 사람의 걸음걸이라고 할까? 나도 이 경로는 역에서 집까지 가는 지름길이기에 잘 알지만, 그냥 지나갈 뿐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길에 들어서면 늘 보던 마을도 미지의 마을이 된다. 고양이를 찾아 걷다가 ‘오늘은 평소의 배 이상 걸었네’ ‘꽤 멀리까지 온 것 같은데?’라고 어쩐지 불안한 마음이 들어 큰길로 나가보면 익숙한 교차로일 때가 많다. 그럴 땐 이미 알고 있는 곳인데도 고양이가 굉장히 먼 곳으로 안내해준 듯한 기분이 든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얼마나 좁은 범위 안에 있었던가? 고양이가 나의 딱딱하게 굳은 감각을 부드럽게 펴준 것이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당연하면서도 잊기 쉬운 진실을 고양이가 깨닫게 해주었다. 고양이 덕분에 내 마음가짐이 확실히 변했다.
---「수수께끼의 고양이 신사와 렛츠 스토킹」중에서

토실토실 살찐 고양이가 편안히 엎드려 자는 모습을 보면 나는 무척 안심이 된다. 여기서 ‘안심’이란 내가 이 게으른 고양이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입장에서 느끼는 안심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고양이에게 지켜지고 있다는 안도감, 그 푸짐한 고양이 배의 탐스럽고 부드러운 털 속에 들어가 잠을 자고 피를 빨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벼룩이 된 나를 상상하면서 느끼는 안도감이다.
---「나는 벼룩이 되고 싶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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